“라이선스로 게임산업 이끌 겁니다”

김병기지오인터랙티브 대표이사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게임쇼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EA(Electronic Arts)사의 해리포터 게임이었다. 그러나 이 게임의 인기는 그다지 놀라울 것이 없었다.이미 폭발적인 인기를 끈 소설 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게임내용보다 어떤 회사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느냐가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EA는 이 소설의 독점개발판매권 계약을 원저자와 체결, 연 130억달러 매출을 올리는 세계 최대 게임소프트웨어 업체로 도약했다.이같은 라이선스사업(독점개발판매)이 우리나라 게임산업 발전의 발판이 된다고 주장하는 CEO가 있다. 김병기 지오인터랙티브 대표(39)는 이런 라이선스사업으로 지난 5월 말 열린 E3에서 300만달러 규모의 유통계약을 성사시켰다.김대표가 이끄는 지오는 지난 3월에 EA의 PC게임 ‘피파2002’를 PDA용으로 개발해 판매할 수 있는 독점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바로 이 게임을 들고 간 E3현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은 데 그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이번 E3 현장에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플루언트(Fluent)사와 계약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상대쪽에서 10만 카피까지 유통이 가능하다고 제의했으니 300만달러 이상의 수확을 거둔 셈이죠.”아직까지도 그날의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그는 피파2002의 라이선스가 갖는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의 축구열기가 미국보다 뜨거워 유럽 국가들의 관심도 컸다고 한다.“저희 제품이 판매유통망에 있어서 미국에 비해 유럽쪽은 많이 약했거든요. 플루언트와 유통계약 합의를 본 것만으로도 유럽진출의 발판이 마련된 데다 유럽 국가들의 큰 관심도 성과였죠.”그는 게임 ‘컴배트 크라임 유닛’(Combat Crime Unit)도 자체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토종 게임도 함께 취급하는 그가 굳이 라이선스사업을 강조하는 이유는 어떤 다른 요소보다 콘텐츠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한국영화가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미국 블록버스터 영화와 비교해 보면 아직은 투자규모가 작아서인지 미흡한 점이 있더군요. 영화든 게임이든 콘텐츠를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 라이선스로 대작을 가져올 수만 있다면 성공하는 조건을 갖추게 되는 거죠.”그는 올해 목표를 유통망 확대로 꼽았다.“모든 모바일 사용자에게 우리 게임을 적어도 1개씩은 즐길 수 있게 할 겁니다. 라이선스로 승부를 낸 만큼 일단 미국시장을 개척한 뒤 유럽에서도 사용자를 계속 늘려갈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체도 세계 1위 한 번 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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