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전술.정신력 등 핵심역량 극대화 주력...기업인사 관리 '타산지석'
현대 인사관리의 화두는 ‘역량 중심의 인사시스템’(Competency-based HR System) 구축이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은 영업성과나 재무지표 등 눈에 보이는 요소를 중심으로 직원들을 평가, 관리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인사관리 방식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역량이란 한 마디로 성과를 창출해내기 위해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지식, 기술, 행동양식 등을 말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개개인의 역량(Competency) 계발이 구체적인 기업의 성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히딩크 감독의 ‘선수관리’는 그야말로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에게 제시한 핵심역량(Core Competency)은 체력, 전술, 정신력이었다. 대중적인 인기나 연공서열 등 경기 외적인 요소들은 철저히 배제됐다.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가 나올 수 있는 핵심역량으로 선수선발 기준을 세운 것이다. 이런 투명한 기준은 신인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노장선수들에게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게 했다.붙박이 주전공격수를 두지 않아 공격수들 간의 치열한 경쟁심을 유발한 점이나 김남일, 이을용 같은 무명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또 하나 눈여겨볼 만한 것은 용병술이다. 그는 기존의 명성이나 순간적인 결과가 결코 궁극적인 판단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1월 부임 이후부터 최근의 평가전에 이르기까지 대표선수 최종엔트리 확정을 유보해 왔다.그 과정에서 부동의 중앙수비수였던 홍명보 자리에 유상철과 송종국을 시험 기용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했다. 한편으로는 김태영과 최진철을 좌우풀백으로 조기 확정해 자신감을 심어줬다.이러한 히딩크 감독의 적당한 당근과 채찍으로 한국축구는 성장할 수 있었고, 최근의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기업에 있어서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승진이나 주요 보직배치, 인재의 선발에 있어 많은 기업들은 과거의 성과나 연공서열 중심으로 판단을 내렸다.하지만 히딩크 감독의 선수선발원칙같이 연공서열적 요소를 배제하고 역량이라는 확고한 기준을 통해 직원의 승진, 이동, 선발 등의 기준으로 활용한다면 인적자원 배치 및 활용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또한 이를 통해 직원들이 계발해야 할 부분을 명확히 할 수 있으며, 직원들 간의 ‘건전한 경쟁’을 제고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히딩크 감독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궁극적으로 요구되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도출에 주력했다. 이렇게 도출된 역량을 근거로 선수들을 선발, 배치했다. 명확한 판단근거를 바탕으로 한 건전한 경쟁관계를 조성함으로써 역량발휘에 대한 ‘보상과 처벌의 균형’(Balance of Rewards and Penalty)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다.흥미로운 점은 위에 나열한 히딩크 인사관리는 ‘역량중심의 인적자원관리모델’(Competency-based Human Capital Management Model)의 개념과 정확히 일치한다. 역량중심의 인사제도를 고려 중인 많은 기업들은 히딩크 감독을 통해 많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