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vs 나이키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스포츠용품 분야의 세계적인 라이벌이다. 전체적 외형은 나이키가 앞서지만 아디다스 역시 만만치 않다. 양대산맥을 구축하는 데 전혀 손색이 없다.특히 축구에서 아디다스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천하의 나이키도 월드컵만은 아직 점령하지 못하고 있다.아디다스는 그동안 ‘축구의 상징’으로 불릴 만큼 월드컵에서 절대 강자위치를 누려왔다. ‘월드컵의 역사는 아디다스와 함께했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54년 독일팀이 처음으로 아디다스 축구화를 착용하고 출전했고, 58년 스웨덴월드컵에는 참가국의 전체 출전선수가 아디다스 축구화를 신었다. 또 70년대와 80년대에도 출전선수의 70~80%는 아디다스를 착용했다.이어 94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파트너로 월드컵에 참여하며 명실상부한 최고의 축구브랜드로 명성을 떨쳤다. 98프랑스월드컵과 2002한·일월드컵에서도 아디다스는 공식 파트너의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오는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아디다스는 이미 FIFA와 손을 잡기로 결정된 상태다.아디다스는 축구계 최고의 브랜드 자리를 지키기 위해 월드컵 후원 외에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자주 연다. 전세계적으로 4대4 유소년축구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유럽 유수의 축구강습시스템인 코오버코칭클리닉을 주관하고, 최근에는 ‘골 프로젝트’(Goal Project)의 일환으로 저개발국에 10만개의 피버노바를 보내기로 결정했다.이에 비해 나이키는 축구와의 인연은 아디다스보다 늦었다. 그동안 올림픽에서는 절대 강자자리를 지켰지만 월드컵에서는 아디다스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나이키의 저력은 최근 들어 월드컵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2002월드컵을 포함해 각종 축구행사에 집중 투자하고, 유명스타들을 후원하면서 아디다스를 바짝 뒤쫓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각국 국가대표 유니폼 지원에서도 나이키는 8개국으로 10개국의 아디다스를 뒤쫓는 저력을 발휘했다.축구브랜드 ‘지존’자리 놓고 경쟁 치열나이키의 축구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2002월드컵에서 해외시장의 금맥을 찾겠다’는 각오로 축구마케팅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종 축구경기다.철조망이 둘러쳐진 9×24cm 크기의 운동장에서 3명씩 벌이는 ‘스콜피온 녹아웃’이 그것이다. 빠른 경기진행이 특징으로 월드컵 기간 중 전세계 40개 도시를 돌며 이 경기를 주최했다.이밖에 외국 축구클럽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 최고의 클럽으로 꼽히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13년간 운동용품 4억3,000만달러어치를 지원한다는 계약을 맺었다.한국국가대표팀에 대한 후원도 나이키로서는 심혈을 기울인다. 유니폼뿐만 아니라 축구화와 각종 장비 등 일체의 지원을 담당한다. 연간 수억원대의 비용이 들지만 홍보효과를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다.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4강에 진출하면서 얻은 이미지 효과는 수십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분석한다. 나이키의 백은경 월드컵홍보팀장은 “한국국가대표팀을 후원한다는 것은 기업으로서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며 “한국 내에서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사실 아디다스는 70년대의 독보적인 명성이 80년대 주춤한 적이 있다. 경쟁상대들이 대거 출현한데다 내부적으로도 조직에 거품이 많이 끼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경영인으로 유명했던 로버트 드뤼프스 사장을 전격 영입하면서 예전의 명성을 회복했다.이후 90년대 들어 대대적인 경영혁신을 단행하고, 월드컵의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특히 지난 97년 프랑스의 유명 스포츠브랜드인 살로몬(salomon)사를 전격적으로 인수하면서 다시 한 번 도약 기회를 잡았다. 살로몬사는 스키용품뿐만 아니라 세계 굴지의 골프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의 모회사이기도 하다.이에 비해 나이키는 순항을 해왔다. 특히 세계 스포츠용품시장에서 당당히 1위를 달리는 농구와 골프용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세계 최고의 종합스포츠브랜드 위치를 확고히 했다.지난해에는 외형 면에서도 전체매출액 90억달러(약 10조8,000억원)로 다른 브랜드들을 압도하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축구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치는 것도 다른 분야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이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앞으로 축구에서의 1위 자리를 놓고 두 회사는 전세계를 무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공식 파트너의 지위를 이용해 최고의 축구브랜드로 남으려는 아디다스와 축구에서도 대명사가 되겠다는 나이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이와 함께 각국 국가대표팀과 최고 스타를 잡기 위한 물밑작업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디다스는 그동안 유럽에서, 나이키는 남미와 아시아 등지에서 강세를 보였으나 앞으로는 이런 구분도 모호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나이키가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과 루이스 피구 선수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아디다스는 일본과 중국을 공식 지원했다.아디다스와 나이키가 축구에서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치는 것은 브랜드이미지 제고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를 잡지 못하고서는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경험적으로 축구만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스포츠 종목은 없다고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최근 축구마케팅을 대폭 강화한 나이키의 경우 시장규모에서는 농구가 축구를 압도하지만 마케팅 효과 면에서는 축구가 월등하게 높다고 보고 이 부문에 심혈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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