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약자 탕내 움직임 가족에 전달 ‘인기’

위기대처능력이 약해져 있는 고령자들에게 순식간에 사고의 위험이 덮쳐 올 수 있는 장소 중 하나가 목욕탕이다.목욕물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푸는 것을 즐기는 고령자들이 적잖지만 목욕은 급작스러운 온도변화를 동반해 혈압, 맥박 등 신체기능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오래된 일이긴 하지만 일본 국민생활센터는 지난 98년 11월부터 99년 3월까지의 동절기에 목욕을 하다 변을 당하는 고령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피로회복의 즐거움을 주는 곳이 목욕탕이지만 고령자일수록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일본의 가전·건강용품시장에는 고령자의 목욕 중 돌연사를 방지하기 위한 아이디어 제품이 잇달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산요전기가 ‘목욕주의’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7월 선보인 제품이다.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목욕 중인 사람의 움직임을 욕실 내에서 센서로 감지해 욕실 밖에 설치된 통보장치로 가족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센서에는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되는 40만화소의 전하집결소자(CCD)가 들어 있으며 욕실 천장에 설치된 센서의 CCD가 욕실 내의 밝기와 색의 변화 등으로 입욕자의 움직임을 감시한다.조명을 켜고 사람이 욕실에 들어가면 센서가 자동으로 작동하며 입욕자가 동작을 멈추면 1분 후 “괜찮습니까”라는 음성메시지가 흘러나오고 그대로 정지상태가 계속되면 15초 후 다시 안부를 확인하는 음성메시지가 나온다.그래도 움직임이 없으면 15초 후 통보장치가 욕실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상을 알려 준다. 입욕자가 의식을 잃는다 하더라도 버튼 등 작동장치의 조작 없이 욕실 밖으로 사고소식을 신속하게 전달한다. 가격은 센서와 통보장치를 실내 배선으로 연결하는 타입이 공사비를 포함, 12만9,800엔이다.이상감지 되면 원격조정기 통해 메시지 보내목욕설비 전문 메이커 노리츠가 지난해 9월 발매한 ‘아이서포터센서’도 눈길을 끄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사람의 동작을 밝기의 차이로 감지해내는 장치와 열을 감지하는 적외선센서가 동시에 작동하도록 돼 있다.이상을 감지하면 목욕탕 밖에 설치된 원격조종기를 통해 “목욕탕 안을 살펴봐 주세요”라는 음성메시지를 띄운다. 통보까지 걸리는 시간은 2분이고, 그후 30초 간격으로 10분간 같은 메시지를 반복한다.아이서포터센서는 본체 가격이 8만엔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일반 욕실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노리츠가 제작해 보급한 자체 모델의 목욕탕 설비에만 부착할 수 있다.일반 욕실에도 간단히 붙이고 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의 대표주자는 니혼신호의 ‘감시만능’이다. 이 제품은 원래 사이타마현 일대에서만 판매했으나 인기가 높아지면서 2002년 봄부터 영업범위를 도쿄와 오사카까지 넓혔다.센서부와 거울부로 나뉘어 있으며 적외선으로 입욕자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2분간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입욕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음성메시지를 내보내고, 정지상태가 계속되면 20초 후 무선으로 외부에 알려준다.이 제품은 센서가 어린이 손가락 굵기만한 건전지 6개로 움직이며 건전지 수명은 6개월 이상 유지된다. 양면테이프만 있으면 간단히 목욕탕에 부착할 수 있어 별도 공사가 필요 없는 것이 장점이다.가격은 욕실용과 화장실용을 한 세트로 묶은 것이 22만7,000엔, 욕실용만 있는 것은 14만8,000엔이다. 니혼신호는 혼자 살고 있는 고령자에게 친척이 전화했을 때 입욕 중이거나 외출 중인 사실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제품도 판매할 예정이다.65세 이상의 고령자 인구가 전체의 15%를 넘어선 일본은 노인들의 안전한 노후생활이 초미의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돌연사 방지 기구들이야말로 노인을 위한 아이디어 상품 개발경쟁이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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