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신드롬’… 남성뷰티산업 ‘뜬다’

‘아름답게 가꿔 드립니다.’ 요즘 어디에 가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문구다. 특히 최근 들어 남성들을 대상으로 외모를 꾸며주는 곳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추세다. 남성들에게 아름다움을 권하는 시대인 셈이다.따지고 보면 남성 관련 뷰티산업이 하나의 독립된 분야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70년대부터 남성 관련 화장품이 등장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그다지 두드러져 보이지 않았다. 남자용 화장품이라고 해봐야 스킨로션 정도에 지나지 않았고, 다른 뷰티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들도 극히 일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하지만 90년대 후반 이후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남성용 화장품의 경우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성이 추가 되었고, 피부마사지숍을 이용하는 남성들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최근 들어서는 피부관리전문숍 등을 중심으로 남성 전용 마사지룸을 따로 만들어 손님을 맞이할 정도다.남성 뷰티산업의 대표주자 격인 남성용 화장품시장은 이미 그 규모가 올해 기준으로 2,6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10% 가량 성장한 것으로 앞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남성용 화장품은 종류도 아주 다양하다. 여성들이 쓰는 웬만한 것은 이제 남성용으로도 출시될 정도다. 스킨로션은 기본이고 요즘에는 보습성분 및 모공보호용 에센스 외에 주름을 완화시켜주는 크림까지 등장했다. 여기에다 외국계 업체들을 중심으로 향수나 보디제품들도 대거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국내 최대 화장품업체인 태평양은 남성용 화장품이 무려 14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는 영양유액인 에멀션과 피지 콘트롤 에센스, 모공청정효과가 뛰어난 폼클렌징 등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LG생활건강과 코리아나, 한국화장품 등 다른 대형 업체들도 기능성을 가미한 제품들을 대거 선보이고 있고, 후발업체들도 이제는 남성용을 빼놓을 수 없는 상품으로 여기고 있다. 이 가운데 LG생활건강의 ‘위브’는 주름개선 효과로 20여 개국에 이미 특허출원을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뷰티 가전제품도 선보여전자업계에서는 요즘 ‘뷰티 가전’이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 여성과 남성을 가리지 않고 관련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아예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구분한다. 대표적인 것들이 피부관리에서 머리염색까지 가정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제품들이다. 필립스의 경우 이와 관련, 최근 염색기계인 컬러 프리사이즈(color precise)와 클렌징 브러시인 비자퓨어(visapure), 그리고 스팀마사지기인 비자사우나(visasauna) 등 세 종류를 내놓았다. 회사측은 “미용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남녀를 가리지 않고 쓸 수 있는 까닭에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며 “의외로 남성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피부관리숍의 성장세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미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상당수 업체들이 문을 열었고, 거의 예외 없이 남성전용룸을 마련해 놓고 있다. 최근에는 그 수를 추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생겼다. 캘리포니아뷰티라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피부와 몸매관리를 하는 전문숍이 폭발적으로 생겨났다”며 “문을 연 업체만도 전국적으로 1만여 개에 이를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헤어숍 가운데에도 남성들을 집중 공략하는 곳이 적지 않다. 신세대들을 중심으로 이제는 남성들도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다 염색이나 퍼머 등 새로운 유행을 좇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블루클럽 등 일부 프랜차이즈식 헤어숍은 아예 남성전용으로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헤어숍 ‘리얀’의 한 관계자는 “헤어숍에서 성을 구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전체 고객의 20% 정도는 남성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보톡스주사의 열풍은 또 다른 흥밋거리다. 주름살을 펴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이후 월 평균 1만여 명이 이 주사를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 들어 일부 유명인들이 이 주사를 맞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용자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오동재 성형외과 전문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톡스주사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이용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상당히 대중화된 측면이 있다”며 “남성들의 관심도 늘어 이제는 전체 이용자의 4분의 1은 남성들”이라고 말했다.보톡스주사의 경우 일각에서는 한 번 맞는데 약 15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이용자가 많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용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는데다 효과를 보려면 정기적으로 맞아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