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대선후보 경제리더십

1위 정몽준·2위 이회창·3위 노무현· 4위 박근혜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이번 조사결과 대선후보별 경제 리더십에 대한 종합점수에 있어서는 정몽준 의원이 69.3점, 이회창 후보가 64.9점,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가 각각 59.9점과 50.8점으로 나타났다.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현재 제1당인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보다 종합평가에서 5점 정도 앞서고 있는 것이다. ‘2002한·일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라는 요소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겠지만 경제 현업에 종사하는 임원들은 정몽준 의원이 경제현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지난 6월30일 막을 내린 월드컵을 통해 우리 국민은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축구를 1년 6개월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세계 4강에 올려놓으면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정몽준 의원브라질 축구대표선수 호나우두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면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우리에게도 저런 스트라이커가 있었다면…’이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여러 사람의 노력을 가볍게 볼 수 없지만 마지막 결정적 순간에는 결국 ‘한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대한민국이 현재 도약과 몰락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지적한다. IMF 위기에서 일단 탈출은 했으나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차기 대통령은 지난 5년간의 경제적 공과를 이어나가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또한 각 경제주체들의 다양한 욕구를 융합해 한국이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바꿔야 하는 책무도 안고 있다. 이번 월드컵 기간에 붉은 악마의 응원에서 나타난 국가적 에너지를 잘 승화시켜야 한다는 책임 또한 무겁다. ‘배고픈 문제’가 사라진 시기일수록 대통령의 경제 리더십과 경제철학이 중요하다는 결론이 가능하다.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차기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경제적 덕목으로 우리가 처한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또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할 줄 아는 인사정책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경제정책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가는 추진력도 중요한 요건으로 지적했다. 경제정책에 일관성을 유지해 달라는 주문이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이 뭔지 정확하게 알고, 그에 관한 공감대를 유지하는 것은 나라를 이끌고 갈 지도자에게 꼭 필요한 요건이다. 차기 대통령은 이런 점에서 볼 때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히딩크는 지난해 취임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들은 월드컵을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기회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한국선수들은 국가대표로 뛰는 것만으로도 긍지를 느끼는 순수함이 있다”고 진단했다. 차기 대통령도 한국의 현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따른 전략을 세운 뒤 밀고 나가는 강한 추진력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이번에 실시한 경제 리더십 평가는 다섯 가지 요소들로 구성돼 있다. 즉 △경제적 상황인식 및 비전 제시 능력 △전문성 및 경제정책 수립 능력 △경제정책 추진력 △인재발굴 및 조정 능력 △국민, 기업, 외국에 대한 경제정책 홍보 능력 등이다.이 다섯 가지 구성요소를 각각 세 가지 변수로 세분화해 응답자에게 배포했다. 경제적 상황 인식 및 비전 제시 능력 구성요소는 ▲경제비전 제시 능력과 ▲경제 당면과제 파악 능력 ▲경제철학 및 경제관을 묻는 세부질문으로 쪼개졌다. 그다음 전문성 및 경제정책 수립 능력 요소는 ▲전문적 식견 ▲경제외교 능력 ▲경제정책 제시 능력 등으로 이뤄졌고, 경제정책 추진력 요소는 ▲경제정책 일관성 ▲경제개혁 의지 ▲위기상황 극복 능력 등으로 나눴다. 인재 발굴 및 조정 능력 요소는 다시 ▲경제 스태프의 적재적소 배치 능력 ▲다양하고 폭넓은 인맥 ▲조정 능력 등으로 세분됐고, 마지막 경제정책 홍보능력 요소는 ▲국민 여론 수렴 능력 ▲경제주체 설득 능력 ▲대내, 대외 홍보 능력 등으로 세분됐다.이런 식으로 대선(예상)후보들의 경제 리더십은 모두 15개 질문을 통해 어피니언 리더들의 의견을 종합해 분석했다.노무현 미주당 대통령후보대분류된 다섯 가지 구성요소 중 정몽준 의원은 경제정책 추진력 부문에서만 이회창 후보에 0.4점 뒤졌을 뿐 나머지 네 개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후보로 평가됐다. 정의원은 특히 전문성 및 경제정책 수립능력 부문에서 72.8점을 기록, 경제계 인사들의 높은 신뢰도를 반영했다. 이 부문에서 이회창 후보는 61.8점, 노무현 후보는 53.0점, 박근혜 의원은 46.9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정책 추진력 부문에서는 이회창, 정몽준, 노무현 세 후보가 모두 60점대의 비슷한 수준의 점수를 받았고, 박근혜 의원은 52.6점으로 평가됐다.IMF 이후 경제가 글로벌화하면서 중요성이 고조되고 있는 대내외 경제정책 홍보 능력(5번 요소)에 대한 평가에서 응답자들은 정몽준 의원에게 69.0점이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나머지 세 후보를 살펴보면 이회창 후보가 61.3점, 노무현 후보가 59.1점, 박근혜 의원이 53.1점을 받았다. 특히 세부 사항을 들여다보면 정의원은 국민여론을 잘 수렴하고(65.9점), 경제주체들에 대한 설득 능력이 뛰어나며(66.7점), 대내외 홍보 능력이 우수할 것(74.5점)으로 인정받았다. 이는 2002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한편 이번 설문에 응답한 1,000대 기업의 임원 100명은 차기 대통령의 역할 중 경제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정도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차기 대통령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경제과제로 응답자의 64%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라고 답해 분배문제보다는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데 차기 대통령이 주력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밖에 소득재분배(9%), 노사관계 안정(7%), 수출신장(7%), 물가안정(6%) 등을 꼽았다.이번 설문에 응한 임원들은 국내 경기가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대통령의 경제문제 해결에는 더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현시점에서 대통령이 겪고 있는 경제분야의 역할수행 어려움을 100으로 잡았을 때 차기 대통령의 역할수행 어려움을 몇 점으로 보느냐”라는 질문에 평균 106.3점의 응답을 했다.돋보기 경제 리더십 조사 이렇게 했다대선후보의 경제 리더십을 측정하기 위해 관련 문헌에 대한 연구와 그동안 축적해 온 경험을 토대로 대선후보의 경제 리더십을 이렇게 ‘조작적으로 정의’했다.경제상황 인식 및 비전제시 능력, 전문성 및 경제정책 수립 능력, 경제정책 추진력, 인재발굴 및 조정 능력, 국민·기업·외국에 대한 경제정책 홍보 능력 등 5개 요소로 조작적 정의를 내렸다. 이를 풀어 경제 리더십을 구성하는 15개의 요소를 뽑아낸 뒤 응답자들로 하여금 우선 이들 요소에 대해 중요도를 평가하도록 하고 요소별로 대선후보 4인에 대한 적합도를 측정했다. 응답내용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5점 척도 대신 7점 척도를 썼다.이를 위해 리더십 점수와 고객 만족도 측정에 많이 쓰이는 피시바인 모델을 썼다. 이 모델은 다속성 태도이론에서 나온 것으로 어떤 제품(이번 조사에서는 리더십)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속성들에 대해 고객마다 나름대로 중요하게 여기는 정도가 다르고 이들 속성별로 만족도(적합도)가 다르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사에서는 이런 피시바인 모델을 적용해 각 조사항목별로 조사응답자가 평가한 점수를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조사응답자가 응답한 조사항목별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반영해 100점을 만점으로 한 적합도지수를 산정했다. 따라서 50점을 중간 정도의 적합도로 볼 수 있다.또한 각 후보에 대한 차원별 영향력을 산출해 어떤 항목이 각 대선후보의 경제 리더십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평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고자 했으며, 향후 차기 대통령이 처하게 될 국내 경제상황에 대한 전망 및 대통령의 경제분야 역할 수행에 대한 국내 기업인들의 인식 등을 함께 살펴보고자 했다.이번 조사는 6월4일부터 20일까지 1대1 면접 및 팩스로 실시됐으며, 매출액 기준 국내 1,000대 기업 최고경영자 등 대상 기업의 임원이 답하도록 했다. 표본수는 총 100개였고 구체적인 분석작업은 중앙리서치가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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