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찾아온 할리우드의 전설

조지 루카스는 약속을 지켰다. 1977년 가 세상에 처음 선을 보인 후 통상 다섯 번째 스타워즈 시리즈에 속하는 를 드디어 발표한 것이다.는 80년대 이후 모든 SF영화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과 중세와 미래의 서사적 요소들이 결합된 독특한 이야기라는 영화적인 가치를 떠나서도 할리우드 영화 역사상 끊임없이 연구의 대상이 되는 ‘영화 이상의 영화’다. 는 상품으로서의 영화가 가지는 이윤의 회로를 완성한 최초의 블록버스터이며, 등장인물의 역사 하나하나까지 언쟁을 유발시키는 절대 포스 마니아들을 생산해낸 최고의 컬트영화다.하지만 일반 관객들에게 은 약간의 준비를 요구하는 영화다. 다른 시리즈 영화와는 달리 는 영화의 이런 전설적인 입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는 조지 루카스의 작가적 욕심(!)때문에 전편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 없이는 충분히 즐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전편들에 대한 복습이 필요한 것. 일단 기본적으로 알아둬야 할 점은 시리즈의 연대기적 배열. 지난 77년부터 83년까지 3년에 한 편씩 제작됐던 에피소드 4·5·6은 지난 99년 개봉한 과 보다 훨씬 후의 이야기다. 말하자면 제작기간과 반대로 에피소드 1·2는 과거 3부작의 전사인 셈.그 외에도 제다이니 포스니 하는 소위 ‘스타워즈 어휘집’을 숙지해야 할 필요도 있다. 이 정도의 복습을 마쳤다면 이제 를 감상할 준비가 된 셈이다. 의외로 는 이야기나 플롯은 상당히 단순하다. 우주공화국에 반발하는 우주의 세력들이 반란을 준비하고, 이를 막기 위해 제다이인 오비완(이완 맥그리거)이 소환된다. 그리고 테러의 목표가 된 아마딜라(내털리 포트먼)를 보호하기 위해 아나킨(헤이든 크리스텐센)이 그녀와 함께하면서 둘 사이에 로맨스가 시작된다는 것이 영화의 전체적인 줄기. 여기에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현란한 특수효과 화면들이 시종일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지러울 정도로 펼쳐지는 특유의 고공비행과 꿈에서나 보았음직한 우주인의 희한한 모습 등 는 그 볼거리만으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아쉽게도 이 볼거리들을 제외하고 나면 에서 건질 수 있는 건 그다지 많지 않은 듯싶다. 전작들, 그리고 2005년 개봉예정인 와의 관계를 지나치게 계산했는지, 아나킨과 아마딜라의 로맨스는 다소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지루하며 반란 세력과의 전투라는 플롯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이뿐만 아니라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특수효과 역시 마냥 보기 좋은 건 아니다. 가장 볼 만한 구경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의 테크놀로지는 SF 클래식인 3부작에 대해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관객들에게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도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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