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반 토털 IT솔루션업체로 변신중

직원대상 문화체험프로그램 운영,개척정신 고취...100여국에 500여 자회사 거느려

지난 74년 ‘파콤코리아’라는 이름으로 국내 진출한 한국후지쯔에는 현재 57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이들은 기존의 하드웨어업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터넷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정보기술(IT) 솔루션 제공업체로 탈바꿈하고 있다.그동안 슈퍼컴퓨터 노트북PC에 이르기까지 국내 IT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지난 96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고, 올해 역시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기세다.앞으로 경영의 초점을 인터넷에 기반한 제품과 서비스에 맞출 계획이다. e비즈니스를 위한 기반 플랫폼 등과 XML, EJB 등에 기반을 둔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설립 당시 컴퓨터 이용기술과 베이직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비롯해 오퍼레이팅 소프트웨어, 한국어 정보처리시스템, 한일·일한 기계 번역시스템 등을 개발해냈다. 이후 첨단 정보처리기술들도 국내에 소개했다.지난 98년 후지쓰 본사가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반도체와 전자부품만 4,000억원이 넘는다. 99년에는 CD롬과 통신기기를 포함해 5,000억원, 2000년에는 6,500억원 규모의 제품을 일본으로 보냈다.지난 99년에는 일본 마쿠하리에 지점을 설립했고, 이를 기반으로 단순 OS개발에서 벗어나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으로 일본 후지쓰의 SI프로젝트 수주를 추진 중이다. 또한 일본 현지의 패키지 개발에서 통신, 유통, 자동차업계의 SI개발까지 참여하고 있다.기술력은 있으나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중소기업의 부품을 후지쓰에 수출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IPO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171억원 매출에 이어 올해는 3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신세대 사원도 경영 참여한국후지쯔는 사내 운영에서 독특한 점이 많다. 대표적인것이 신세대 경영회의. 3년차 이내의 신세대 사원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임원회의는 물론 광고회의 등 주요 의사결정회의에 참석해 자신들의 의견을 제안하는 클럽인 셈이다.경영에 참여할 기회를 신세대 사원들에게 주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적극 유도한다는 취지다. 지난 97년부터 시작된 이 모임은 경영참여뿐만 아니라 사외 봉사활동에도 적극 가담한다.사원만족 프로그램인 이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실시해 전 사원의 개척정신을 키우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다 신입사원 해외연수 등도 사내에 자리잡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 밖에 주5일 근무제를 비롯, 자유 출퇴근제를 실시하는가 하면 자녀의 컴퓨터 교육까지 지원한다.후지쓰는 전세계 100여 개국에 500여 개 자회사와 18만명의 인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1935년 불과 700여 명의 인력으로 통신기 제조해 판매 하는 작은 회사였다. 창립 이래 꾸준히 성장한 것은 트렌드를 읽는 경영전략의 덕이 컸다.전화기기 회사에서 출발, 메인 프레임 시대를 주도하다 이제 인터넷을 사업영역의 핵심으로 삼고 사업방향을 전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99년부터 ‘인터넷상의 모든 것’(Everything On The Internet)이라는 비즈니스전략을 세웠다. 인터넷 기반 사업분야에 자원을 집중 투입하겠다는 것. 이런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그룹의 사업구조도 바꿨다.전통 사업분야는 정리하고 새로운 사업전략을 짰다. 인터넷에 기반한 서비스, 플랫폼, 테크놀로지의 세 가지 핵심사업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특히 플랫폼사업에서 IMT2000, 광 네트워크(SONET/WDM), 서버/클라이언트, 유닉스 서버, 네트워크 미들웨어 인프라 구축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시스템 LSI(SOC), 플래시 메모리, 복합 반도체 등의 고부가가치 최첨단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런 탈바꿈에는 아키쿠사 나오유키 후지쓰 사장의 선견지명이 있었다. 93년 약 27%였던 소프트웨어 부문의 매출을 98년에는 약 39%까지 끌어올린 것도 그였다.후지쓰는 2001년 3,000억엔의 비용을 들여 1만6,400여 명을 감원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쳐 고정비를 2000억엔 가까이 줄였다. 일본이 극심한 불황에 빠졌던 지난해에도 400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경제전문지 의 ‘글로벌500’에서 88위를 기록했다.‘공존공영’ 앞세운 글로벌 정책후지쓰의 글로벌 정책은 한 마디로 각 나라의 문화를 고려한 ‘공존공영’(Cross Culture)이다. 해외법인의 경우 현지 사정에 밝은 그 지역 출신자가 경영권과 결정권을 갖는다.지역사회에 이윤을 일부 환원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도 토착화 전략의 일환이다. 후지쓰 아시아 장학생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인에서 매년 장학생을 선발, 하와이의 일.미경영과학연구소(JAIMS), 하와이대학 등에서 국제경영학 등의 MBA 학위를 수여하는 프로그램이다.이런 공존공영 글로벌 정책은 제품개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 성과물 중의 하나가 ‘팀 포스’(POS)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일본, 미국, 영국의 3국이 동시에 참여해 개발됐다. 현재 이 제품은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됐다. 한국에서도 유통업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한다.전세계에 걸쳐 ‘글로벌 솔루션 링크’라는 지식경영시스템도 구축했다. 98년 전세계 360여 개의 웹사이트를 하나의 인트라넷으로 묶어 현업에서 습득한 노하우와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글로벌 브랜딩 전략도 돋보인다. ‘후지쓰’(FUJITSU)라는 브랜드를 구심점으로 잡았다. 그룹내의 50여 개사가 각각의 상표를 버리고 통일된 기업로고를 사용하게 했다.특히 포스트PC 제품군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초경량 노트북 ‘라이프북 P-2040’이 미국 월간지 가 수여하는 ‘2002월드클래스어워드’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다.이 제품은 지난해 가을 미국 컴덱스에서도 ‘베스트 노트북’과 ‘베스트 오프 컴덱스쇼’ 상을 휩쓸며 주목받았다. 15인치 대화면 모바일 펜티엄4-M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도 출시했다.태블릿 PC 신제품까지 선보이며 올 하반기에 전세계에 공급키로 했다. 제품무게가 3파운드에 불과하고 두께가 1인치밖에 안된다. 키보드가 없이 직접 글을 쓸 수도 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