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기 딱 좋아 “몸만 들어오세요”

설계부터 가구.가전제품 등 일괄 제공, 10평 안팎 주거시설 필수로 떠올라

언제부터인가 TV 트렌디 드라마 주인공들의 주거형태는 오피스텔이 아니면 원룸으로 통일됐다. 그것도 모델하우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모던한 가구와 반짝이는 주방시설로 채워진 공간들이다. 폼 나는 싱글족이 되기 위해선 오피스텔이나 고급 원룸에 살아야 한다는 일종의 ‘암시’다.TV를 벗어난 현실에서도 10평 안팎의 오피스텔·원룸들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특히 옷가방만 들고 입주하면 되는 빌트인(Built-in) 주거시설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과잉공급 영향으로 분양실적이 시원찮은 오피스텔 분양업계에서도 빌트인 스타일의 소형 오피스텔은 여전히 상종가를 치고 있다.빌트인이란 설계 때부터 붙박이 가구와 가전제품 등을 포함시켜 일괄 제공하는 주거시설을 말한다. 일일이 세간을 장만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공간효율성도 높여 대학생, 독신자, 신혼부부 등이 특히 선호한다. 최근 10평 안팎의 소형 주거시설에는 빌트인이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업계에서는 싱글족을 겨냥한 빌트인 주거시설이 서울 신촌, 신림동 등 대학가에서부터 태동됐다고 보고 있다. ‘하숙→자취→원룸’으로 대학가 주거시설이 변천함에 따라 경쟁력을 높이려는 임대사업자들이 침대, 책상, 옷장, 냉장고 등을 기본사양으로 제공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또 기존 원룸 수요자들이 고소득 싱글족으로 거듭나면서 오피스텔 수요층을 형성, 이들을 위한 시장이 만들어졌다는 분석이다.빌트인 주거공간의 주수요층으로 꼽히는 고소득 싱글족의 규모는 2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월 100만원 안팎의 월세를 낼 능력을 가진 20~30대 전문직 종사자들이라는 것이다.소형 빌트인 오피스텔을 공급하고 있는 코업레지던스의 이상엽 부장은 “서구적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고소득 싱글족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호텔 수준의 시설과 생활지원 서비스가 필수”라고 밝혔다.실제로 최근 공급되고 있는 오피스텔·원룸의 빌트인 사양은 날이 갈수록 고급화되고 있다. 오는 12월 입주예정인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의 코업레지던스 6.6평형의 경우 침대, 책상, 옷장, 신발장, 서랍장, 주방가구, 냉장고, 에어컨, TV·인터넷 겸용 15인치 LCD모니터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또 호텔식 프런트 데스크와 비즈니스센터, 회의나 파티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도 갖췄다.대표적인 빌트인 오피스텔로 꼽히는 대우디오빌의 경우엔 10~20평형 면적에 드럼세탁기, 가스쿡탑, 액자형 에어컨 등을 설치해 10여 개 사업지에서 분양성공을 거두었다.이 회사 이광석 부장은 “임대사업자나 자녀에게 독립공간을 마련해주려는 부모들이 주로 분양을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보안 및 방범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독신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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