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미·여성미 갖춘 ‘으뜸가는 산수’

글·사진 / 유연태 여행작가 kotour21@hanmail.net이중환이 에서 “금강산 남쪽에서는 으뜸가는 산수”라고 칭찬을 했던 곳이 충북 괴산의 화양동계곡이고 선유동계곡이다. 괴산에는 이곳말고도 쌍곡계곡, 갈론구곡, 조령산자연휴양림 등도 있어 여름철 피서대상지로 삼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먼저 가볼 곳은 선유동계곡. 이 계곡은 괴산군 청천면 송면초등학교에서 청소년수련마을 보람원 조금 못 미친 지점까지 2km 구간에 걸친 계곡이다. 다소 짧은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피서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비단 9가지 절경뿐만 아니라 계곡을 흐르는 물,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 암벽에 걸친 노송과 뭉게구름 등등이 하늘과 땅을 가득 메워 신선의 세계에 들어간 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9가지 절경에는 저마다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도 있어 이웃한 화양동계곡과 형, 동생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 화양동이 남성적인 미를 자랑한다면 선유동은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한 계곡이라 하겠다.1곡은 선유동문, 2곡은 경천벽, 3곡은 학소암, 4곡은 연단로라고 한다. 이 가운데 물놀이를 즐기기에 적당한 곳은 경천벽 아래. 제법 모래사장도 있어 텐트를 치기에 좋고, 계류는 수심도 얕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어서 상류방면으로 조금 가면 제5곡인 와룡폭이다.험준한 절벽 사이에 계곡이 이뤄져 있고 작은 폭포들이 연달아 내려오는가 하면 커다란 소 주변은 휴식공간이다. 소나무 그늘은 햇볕을 막아주고 폭포소리는 땀방울을 식혀준다. 물은 바닥이 훤히 보이고 송사리 떼가 보일 정도로 투명하다. 6곡은 난가대, 7곡은 기국암, 8곡은 거북바위, 9곡은 은선암.계곡 중간에는 두 개의 휴게소가 있어 식사를 준비해야 할 걱정을 덜어준다. 각 비경들의 이름에 담긴 사연들을 듣고 직접 계류에 몸을 담가보면 왜 신선들이 이곳에 와서 유유자적하게 지상세계를 탐승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선유동계곡 서쪽에는 화양동계곡이 있다. 청천면 소재지인 청천리에서 화양구곡 입구까지는 약 9km 거리. 화양동계곡에서도 특히 경치가 빼어난 아홉 군데를 일컬어 화양구곡이라고 한다. 3km에 걸쳐 화양천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좌우로 선경지대가 펼쳐진다.1곡은 경천벽, 2곡은 운영담, 3곡은 읍궁암, 4곡은 금사담, 5곡은 첨성대, 6곡은 능운대, 7곡은 와룡암, 8곡은 학소대, 9곡은 파천이다. 이 같은 이름을 지은 사람은 우암 송시열의 제자인 권상하라는 인물이다. 화양구곡은 조선중기 때 좌의정을 지낸 대학자 우암 송시열이 은거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인연으로 이곳에는 경천벽의 ‘화양동문’ 등 우암의 글씨가 여기저기에 남아 있다.화양구곡 중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곳을 추천하라면 물속에 금빛모래가 깔려 있다는 금사담. 물가에 우뚝 솟은 바위 위에는 우암 선생이 책을 읽었다는 암서재가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또한 파천은 계곡 전체에 편편하게 펼쳐져 있는 흰 바위 위를 흐르는 계곡물의 포말이 가슴 속 더위까지 씻어준다.맑은 물, 희고 너른 반석, 드문드문 나타나는 모래밭, 노송이 어우러진 기암절벽, 울울창창한 숲…. 눈에 보이는 곳마다 절승이니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붐비고 가을철이면 단풍 감상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화양구곡은 예부터 이름난 곳이라 해마다 피서철이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학소대에서 도명산 등산에 나서기도 한다. 장군바위와 마애불을 지나 해발 632m의 정상까지 올랐다가 능운대 입구로 내려오기까지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문화유적을 답사하고 싶다면 장연면 태성리의 각연사를 방문해 본다. 괴산읍과 연풍면을 잇는 34번 국도상의 태성리에서 산속으로 4km 정도를 들어가면 각연사에 닿는다. 보개산, 칠보산, 덕가산 등에 둘러싸여 있고 답사객들의 발길이 뜸해 호젓하게 산사를 답사할 수 있다. 이 절은 신라 법흥왕 2년(515)에 유일화상이라는 분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비로전의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은 보물 제433호로 지정돼 있다.연풍면 수옥리, 조령 제3관문 입구에는 조령산자연휴양림(043-833-7994)이 있다. 난방과 취사가 가능한 숲 속의 집이 10동, 난방만 되는 숲 속의 집이 8동 있으며 그밖에 야영장, 오토캠핑장, 물놀이장, 정자, 평상, 삼림욕장, 어린이 놀이터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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