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사진보다 화질 휠씬 뛰어나...올 예상 출하량 2,000만~2,300만대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는 놀랍게도 전자계산기 제조업체인 카시오에 의해 생산됐다. QV-10으로 알려진 이 카메라는 25만 화소 제품으로 반명함판 크기의 액정(LCD)파인더와 180도 회전이 가능한 편리한 렌즈를 갖추고 세상의 시선을 끌었다.특히 반도체 메모리칩을 도입해 필름을 밀어냈다는 사실이 사용자를 놀라게 했다. 95년 90만원대라는 가격적인 장벽과 종전 아날로그카메라의 아성에 밀려 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카메라시장의 혁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정확하게 7년이 지난 올해 카메라시장의 대세는 디지털로 이동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업계는 올해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디지털카메라의 예상 출하량은 2,000만~2,300만대 수준. 이미 판매금액 측면에서 아날로그카메라시장을 넘어섰으며 내년이면 금액과 수량 면에서도 일반 필름카메라를 압도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디지털카메라의 이 같은 급성장의 배경에는 물론 디지털카메라의 꾸준한 가정용 컴퓨터(PC), 인터넷 확산, 컬러프린터를 포함한 매체 및 인쇄기술의 발전이 한몫 했다.300만 화소 대중화95년에 출시된 디지털카메라는 25만 화소급의 인쇄출력으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디지털카메라는 7년 동안 화질의 장벽을 극복했다. 지금은 95년의 10배가 넘는 육박하는 300만 화소대의 제품을 대중화하고 널리 보급하는 데 성공했다.200만 화소대 디지털카메라는 이미 저렴한 보급형으로 자리잡을 정도. 200만 화소만 돼도 사진현상소에서 일반적으로 출력하는 3×5사이즈의 종이사진과 화질 측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250만, 300만대로 화소가 올라갈수록 사진을 크게 출력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디지털카메라시대에는 사진을 종이로 출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졸업식을 맞은 자녀들에게 두꺼운 앨범을 주는 세대들에게는 이해가 쉽지 않겠지만 사진은 사진이다. 디지털카메라 액정화면에 나타난 영상은 도킹 스테이션 또는 컴퓨터에 전송된다. 반도체 메모리에 저장된 영상은 현상과 인화작업을 아예 없애 버렸다. 영상 그 자체로서 즐긴다.종이 위에 영상이 아닌 모니터 화면 위의 디지털 영상을 즐기는 네티즌과 디지털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컴퓨터에 저장된 영상은 각사가 제공하는 영상편집 소프트웨어 또는 페인트샵프로, 포토샵 등을 활용하면 약간의 손질과 특수효과도 가능하다. 원하는 대로 영상을 변조할 수 있다. 이것은 인터넷 온라인 현상소에 전송하면 그 다음 작업은 기다리면 된다.일반 사진과 마찬가지로 종이인쇄는 물론 CD제작도 가능하다. 사진에 출연한 가족, 친지, 동료, 친구들에게는 인터넷으로 전송하면 된다. 일반 필름카메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가능하다.입맛대로 영상 선택 전송일반 아날로그카메라는 24장 또는 36장의 필름을 현상소에 보내야 했다. 특히 잘못 나온 사진, 원하지 않는 사진이라도 인화를 해야 하는 불편이 따랐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액정화면 기술로 즉석에서 사진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촬영자의 불안을 말끔히 해소한 것. 원하지 않는 사진은 ‘딜리트’(삭제) 키보드로 단숨에 삭제가 가능하다.디지털카메라는 아날로그카메라 못지않은 탄탄한 화질과 이용의 편리함으로 단기간에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이에 따라 시장성을 인식한 가전·전자기기메이커들도 시장에 속속 참여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필름카메라업체들도 시장의 대세에 맞춰 디지털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국내 기업으로는 광학기업으로 출발한 삼성테크윈과 메모리업체인 삼성전자의 카메라사업부가 통합, 삼성케녹스로 거듭나면서 디지털카메라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가전 컴퓨터기업으로는 일본 소니와 카시오가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기반으로 중저가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의 HP가 카메라와 프린터를 판매하고 있다.필름기업도 참여한다. 코닥과 후지가 대표적인 기업. 독일의 아그파도 빠질 수 없다.다음으로 정통적인 카메라기업의 변신. 올림푸스, 캐논, 니콘 등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 기업은 정통 카메라 산업의 갈고닦은 수많은 특허(기술력)와 유통망, 브랜드파워를 무기로 세계 80억달러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