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정확히 포착… 신중ㆍ배짱 ‘무기’

이승우 씨드50 사장(45)은 부동산업계에서 ‘신중하면서도 배짱 두둑한 디벨로퍼’로 통한다. 개발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할 때는 더없이 신중하게, 성공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는 누구보다 배짱 있게 밀어붙이기 때문이다.지난해 8월 분당신도시 수내동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보보스쉐르빌’은 이사장의 이런 면모를 잘 보여준 프로젝트였다. 사업지는 모 건설사가 토공으로부터 매입했다가 적당한 용도를 찾지 못해 거액의 위약금을 내고 반납했던 땅. 재매각도 순조롭지 않아 두 번이나 유찰된 그 땅을 이사장은 시세보다 훨씬 싼값에 사들였다. 그리고 소액 임대사업자를 위한 소형 오피스텔로 만들어 주변 시세보다 10% 낮은 가격에 분양했다.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분양 5일 만에 620실을 한 채도 남김없이 팔아치웠다. 우려의 눈길을 보내던 주위에서는 “활황일 때도 초기 100% 분양은 드문 일”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땅에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나무와 숲’모두 고려한 개발사업 지향“가장 큰 성공비결은 부동산 경기 흐름을 잘 읽었다는 겁니다. 저금리 여파로 전세시장이 월세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이용했지요. 시장을 제대로 보고 앞으로 올 흐름에 확신만 있다면 골칫덩이 땅도 금싸라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부동산 경기가 나락으로 떨어지던 지난 98년에도 이사장은 1,132실 규모의 매머드급 오피스텔 ‘트리폴리스’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맡아 청약 첫날 절반 가까이 분양하는 기록을 세웠다. 어떤 부동산 상품도 맥을 못추던 당시로서는 ‘기적’에 가까운 결과였다.최근에는 대덕 테크노밸리의 아파트 부지를 매입, 지방으로 눈길을 돌렸다. 부동산 경기 사이클의 특성상 서울 수도권의 영향이 6개월 후 지방으로 옮겨간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전까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던 테크노밸리의 아파트 부지는 이사장이 손을 댄 후 모두 팔려나갔다. 뒤늦게 사업성을 눈치 챈 개발사업자들이 속속 합류했기 때문이다.이사장은 씨드50이 코오롱그룹 계열사로 출발한 90년부터 부동산 개발사업에 몸담기 시작, 그룹에서 분사한 99년부터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10여명의 인력들 역시 이사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내로라하는 디벨로퍼들. 특히 주거, 업무, 상업, 관광, 유통시설 등 부동산 전반에 걸쳐 개발경험이 풍부한 것이 강점이다.이사장의 지론은 ‘나무와 숲을 모두 고려한 개발사업’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의 연속성과 개발사업의 고위험을 감안, 눈앞의 이익만 좇지 않겠다는 의지다. 뒷거래나 잡음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개인 소유 토지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그는 최근의 부동산 개발 열기에 대해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없고, 경솔한 경우가 많다”며 우려를 표했다.“최고의 장타력을 가진 야구선수가 좋은 공을 골라 쳐도 때로 외야수 코앞으로 떨어집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디벨로퍼도 몇 번이나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 건너는데 하물며 경험이 적은 사업자들은 몇 배의 신중을 기해야지요.”이사장은 아마추어 사업자들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개발사업 전 과정을 대행하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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