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들이여, 경제학 틀 안에서 ‘놀아라’

● 폴 크루그먼 지음/김이수 옮김/부키/2002년/280쪽/9,800원

2096년이라고 가정해 보자.‘나’는 유명한 경제학자다. 지금 나는 지난 100년간의 경제변화가 얼마나 극적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가 꼭 이런 상상을 글로 옮겼다. 지난 96년 의 100주년 특집호를 위한 글이었다. 잡지사의 요청으로 2096년의 시점에서 돌아본 100년의 역사를 경제학자 입장에서 기록한 것이다.는 크루그먼 교수의 이러한 칼럼 28개를 묶은 책이다. 96년부터 98년까지 온라인 잡지 에 ‘우울한 과학’이라는 제목으로 매월 발표한 칼럼을 중심으로 , , 등의 잡지에 기고했던 저자의 독창적인 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다양한 매체에 실린, 각기 다른 시기에 기고한 글들의 모음이지만 이들을 꿰뚫는 공통의 축은 ‘현실적이고 쉬운 경제학’이다. 저자는 특히 다른 경제학자들의 연구와 저술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이론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론이라는 ‘가설’적인 상황에서 ‘놀아봐야만’(Play) 현실을 벗어나지 않는 분석과 예측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유명하다는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이름을 거론해가며 조목조목 오류를 짚어낸 이 칼럼들은 따라서 독특하다 못해 특이한 의견으로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세계화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것은 제3세계 사람들이라는 주장이 그렇다. 농사를 짓던 제3세계 사람들이 세계화의 영향으로 공업에 종사하기 시작하면서 인력의 효율적 활용과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이런 주장은 때로 반대론자들의 항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몇몇 의제들은 저자가 속한 미국사회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도 꽤 의미 있게 다가온다.다운사이징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고학력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 때문이지만 사실상 그들은 임금 수준이 다소 낮은 좀더 작은 회사로 옮겨갈 뿐이라고 주장한다. 저소득 계층이야말로 해고되면 갈 곳이 없는 ‘신경제’의 주요 희생자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정보기술에 대한 지적도 그렇다. 정보기술 발전의 척도가 얼마나 빨라지고 좋아졌는지가 아니라 아직까지 얼마나 깡통 수준에 머물러 있는가 하는 점이라는 의견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또 100년 후의 경제를 상상한 바로 그 칼럼에서 ‘명사 경제’(Celebrity Economy)의 도래를 예측한 것 역시 무척 흥미롭게 들린다.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서구, 그중에서도 미국 중심의 시각을 일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에세이 모음으로 구성된 것인 만큼 이전 글에 대한 주변의 혹평을 화두로 한 다음 에세이, 또 그다음 에세이도 실려 있다.따라서 아시아의 가치를 과소평가했다는 주변 평가에 대한 저자의 변명도 들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저자는 이러한 자신의 가치관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그의 말대로 이론에 입각한 것이 아닌 ‘놀아본’ 결과에 따르면 이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크루그먼 교수는 책의 서문에서 자신이 특정인을 들먹이며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결코 인신공격임이 아님을 강조했다. 다만 그들이 ‘놀아보지’ 못한 점을 아쉬워할 뿐이라고 덧붙였다.따라서 서구 중심의 시각이 담겨 있다는 이런 지적을 그가 이해해주길 기대한다. 이는 결코 그를 인신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님을!미국서평 / 6개월의 턴어라운드 경영‘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노하우 ‘풍성’● 게리 수톤 지음/존와일리&손스/2002년/291쪽/27.95달러발상의 전환, 획기적인 변화, 톡톡 튀는 창의성 등은 오늘날 경제상황에 숨 가쁘게 적응하고 있는 기업들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이다. 예를 들어 발상의 전환이 없는 기업은 경영, 상품기획에서 고객관계에 이르기까지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여 결국 괴멸할 것이고, 획기적인 변화가 없거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업은 새로운 것에 적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도태될 운명에 처할 것이다.전환, 변화, 창의성은 기존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을 생각하고, 기획하고, 추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은 특히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에 탈출구를 열 수 있는 열쇠, 즉 턴어라운드 경영의 열쇠가 된다.게리 수톤이 저술한 은 비즈니스와 경영에서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경영실무자들에게 전환, 변화, 창의성 등을 기반으로 한 극적인 턴어라운드 경영기법을 제시하고 있다. ‘턴어라운드’는 적자와 그에 따른 위기로 허덕이던 부실 기업이 조직의 개혁과 혁신을 통해 급격히 흑자로 돌아서는 것을 말하는 경제용어다.저자는 출판, 소프트웨어, 광고, 우주 항공, 위성 통신, 온라인 데이터 스토리지 등 8개의 각기 다른 산업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자신의 최고경영자(CEO) 경력과 그러한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경영지혜, 그리고 독특한 경영시각을 소개함으로써 6개월 안에 턴어라운드 경영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저자가 말하는 턴어라운드 경영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행동으로 옮기기에 두려운 것이지만 성공했을 경우 위기의 기업은 파멸을 피하고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조직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변화를 받아들이고, 현실적인 목표를 정한 후 추진하고, 필요할지도 모르는 위험은 언제든지 감수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또한 경영자가 기업이 추진해야 하는 올바른 방향에 집중하고 지출을 최대한 억제해 현금유동성을 안정권 안에 둬야 하는 것도 포함된다. 결국 이러한 뼈를 깎는 과정을 통해 조직은 수익성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경영 기법을 개발하고, 좀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체질로 변한다.이 책은 저자가 겪은 실질적이고, 8개의 다양한 기업에서 도출돼 어느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 사례와 상황을 다양하게 보여줌으로써 비용과 손실로 인해 운영이 마비상태에 처했거나 혹은 경쟁사들에 시장점유율에서 점점 더 밀리고 있는 기업에 턴어라운드 경영의 방향과 세부 추진 기법을 안내하고 있다.최종옥ㆍ북코스모스 대표 jochoi@kbizweek.com신간안내머니&파워하워드 민즈 지음/황진우 옮김/경영정신/320쪽/1만2,800원‘책으로 보는 경제역사 다큐멘터리.’ 지난 1,000년간의 서구 경제 역사를 각 시대별 ‘비즈니스 거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가고 있다. J. P. 모건, 존 D. 록펠러, 빌게이츠 등을 등장시켜 은행업과 증권거래소의 탄생, 산업혁명의 시작과 광고ㆍ영화ㆍ컴퓨터ㆍ인터넷의 탄생을 보여준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변화들이 중국이나 아랍보다 부유하지 못했던 서구가 오늘날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근거라고 보고 있다.한국증시 vs 미국증시김석중 지음/국일증권경제연구소/360쪽/1만5,500원매일같이 달라지는 것이 TV뉴스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소식이 있다. 일기예보를 확인하듯 날마다 확인해야 하는 것이 바로 미국증시 소식. 미국증시의 움직임은 한국증시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경제지표들의 변동과 시사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중국과 세계경제피터 놀란 지음/임정재 옮김/함께읽는책/376쪽/1만5,000원‘팍스로마나’, ‘팍스아메리카나’의 뒤를 이어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팍스시니카’는 과연 도래할 것인가. 저자는 이를 가능하게 할 중국경제의 부흥을 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서부터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별ㆍ산업별로 중국 기업과 글로벌 기업을 비교 분석하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의 사례연구는 세계적 기업이 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주식 매매찬스 99가지 법칙와코경제연구소 지음/김 헌 감수/청림출판/277쪽/1만3,000원요즘처럼 주식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매매시기에 따라 이익과 손실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이럴 때일수록 주식투자의 ‘ABC’를 확실히 갖춰야 하지 않을까. 일본 와코경제연구소 연구원들이 쓴 이 책은 주식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핵심을 99가지로 공식화한 책이다. 투자자의 마음가짐부터 시장환경 파악법, 차트 보는 방법, 업종별 특성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총 99가지의 간략한 법칙으로 요약·정리해 놓은 책.미국 비자 절대로 거절당하지 않는 법조셉 메릴 지음/이나윤 옮김/예지/172쪽/9,500원미혼에 그것도 여자면 미국 비자 받는 것은 꿈도 꾸지 말라는 소문은 진실일까. 한국에서 4년 동안 비자발급 업무를 담당했던 저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98%의 한국 사람들이 비자를 받을 자격이 있지만 실제 비자 거부율이 10% 안팎인 것은 비자 브로커 등에게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비자발급에 적용되는 원칙을 제대로 익혀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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