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임원수는 6월30일 현재 모두 447명(연구위원 및 자문역 포함). 전직원 4만8,106명에 비하면 1%에 약간 못미치는 미미한 수치지만 삼성그룹 총임원수 1,000여명의 40% 이상을 장악하는 놀라운 숫자다. 사장만 7명에 이르고 부사장 및 전무는 각각 7명과 32명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경영실적을 볼 때 당연한 결과일는지 모른다.삼성전자는 지난해 32조원대의 매출을 올려 삼성그룹 총매출(약 123조원)의 40%에 육박했고, 순이익은 2조9,000억원대로 전체(약 5조원)의 50% 이상 차지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 매출 19조8,660억원, 순이익 3조8,220억원으로 국내 최고의 실적을 자랑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가 매년 선정하는 ‘한국 100대 기업’의 중간성적에서 매출, 시가총액, 순이익 등 3개 부문 모두 1위를 휩쓸어 확고부동한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만큼 삼성전자 임원들은 그룹 내에서도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삼성전자의 임원은 등기임원과 비등기임원으로 구분된다.삼성전자의 등기임원은 모두 14명. 이중 최근 국무총리로 지명돼 사의서를 낸 김석수 전 대법원 대법관을 포함한 7명은 사외이사들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내 임원들 중 최고위급은 이들 사외이사를 제외한 사내이사 7명이라 할 수 있다. 이건희 대표이사 회장(60), 윤종용 대표이사 부회장(58), 이학수 대표이사 사장(56), 이윤우 대표이사 사장(56), 진대제 대표이사 사장(50), 최도석 사장(53), 김인주 부사장(44) 등이 그들이다.(사진참조) 이들은 지난해 무려 평균 36억7,000만원(약 282만달러)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삼성전자가 지난 2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경영참고사항’에서 나타났다.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등기이사 14명에 대해 약 261억원의 보수를 지급했고, 이중 사외이사 7명의 보수로 2억7,720만원을 지급했다. 따라서 나머지 257여억원이 사내이사 7명에게 지급된 셈인데, 이를 1인당 지급된 평균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6억7,0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이 금액에는 연봉과 판공비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연봉이 41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납부한 의료보험료(월 810만원)를 기준으로 계산된 것이다. 여기에 연봉에 상응하는 액수의 판공비가 지급된다고 가정하면 이회장은 지난해 연간 80여억원대의 보수를 받은 셈이다. 이회장은 삼성전자 외에 삼성SDI, 삼성전기, 제일모직, 호텔신라, 삼성코닝, 삼성에버랜드, SJC(일본 현지 판매법인) 등에는 비상임이사로, 삼성물산에는 상근이사로 올라있다. 그러나 이회장은 삼성전자에서만 연봉을 수령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회장의 건강보험료가 삼성전자에서만 공제됐다”며 “이는 이회장이 삼성전자에서만 연봉을 지급받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이회장은 올해 삼성전자로부터 어느 정도의 보수를 지급받을까.삼선전자는 지난 2월 등기임원에 대한 보수한도를 총 4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25% 올렸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한도일 뿐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등기임원에게 한도(약 400억원)보다 139억원이 모자란 261억원의 보수를 지급했다.따라서 단순하게 보수한도 증가율 정도만을 적용하면 이회장은 올해 연봉과 판공비로 100억원 가량을 지급받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리는 데 따른 성과급까지 감안한다면 최소 100억원은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삼성전자 내 2인자 윤종용 부회장은 연봉이 30억~4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재계는 보고있다. 여기에 판공비까지 합친다면 7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짐작된다. 연말성과급까지 감안하면 국내 전문경영인으로는 처음으로 100억원대의 보수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윤부회장은 30만원대를 호가하는 삼성전자 주식도 1만3,593주를 보유하고 있다. 윤부회장은 당초 1만5,093주를 갖고 있었으나 지난 7월 1,500주를 5억1,600만원에 처분했다.윤부회장은 이회장을 제외한 등기임원들중 최장기간(22년) 임원직을 맡고 있다. 그는 1966년 입사해 14년 만인 80년 이사에 올랐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92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김인주 부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등기임원들은 입사한 지 13~16년 만에 임원으로 올라 지금까지 10년 이상 임원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나머지 사내 등기임원들도 최소한 10억원(약 77만달러) 이상의 보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삼성전자의 비등기이사들은 433명. 이들 중 전문기술직을 제외한 임원들은 다른 계열사 임원들과 비슷한 수준의 봉급과 판공비를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박스기사 참조)다만 이들이 다른 계열사 임원들과 다른 것은 고가의 삼성전자 주식을 스톡옵션으로 받을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삼성전자가 지난 2000년 3월 스톡옵션을 부여한 임직원은 총 76명. 이들은 내년 3월부터 1주당 27만2,700원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등기이사인 윤부회장이 10만주, 진대제ㆍ이윤우 사장이 각 7만주씩 받았다. 다른 비등기 사장급들은 1인당 4만~5만주를 받았고, 나머지 임원들에게도 1인당 5,000~3만주가 돌아갔다.삼성전자 주가가 현재 주가(9월11일 종가기준·33만6,500원)를 유지해준다면 임원들은 1주당 6만3,800원의 시세차익을 올리게 된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임원들은 1인당 최소 3억원 이상의 이득을 보게 된다. 물론 스톡옵션을 많이 부여받은 윤부회장의 경우는 63억원, 진대제ㆍ이윤우 사장은 각각 44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물론 주가가 스톡옵션 행사가격 밑으로 떨어진다면 ‘대박의 꿈’은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영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어 애널리스트들은 주가가 장기적으로 50만~60만원대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560명에게 309만9,500주를 2004년 3월 1주당 19만7,000원에 매입할 수 있도록 스톡옵션을 부여했다.삼성전자의 사외이사들은 이번에 해임된 김석수 총리지명자를 비롯해 허링거 바이에리세 란데스방크 서울사무소장, 임성락 전 국은투신운용 대표이사, 황재성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데쓰오 미와사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 저팬 고문, 이갑현 전 한국외환은행장, 고런 전 GE-아시아퍼시픽 사장 등 7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8차례 이사회에 참석하고, 그 대가로 1인당 평균 3,960여만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이들 중 허링거 바이에리세 란데스방크 서울사무소장, 임성락 전 국은투신운용 대표이사 등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250주와 50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석수 총리지명자는 지난 2월 갖고 있던 주식 500주를 처분했다.한편 삼성전자의 비등기이사 421명 중 20%인 82명이 미국 MIT 공대 등 해외 유수대학의 유학파 출신이며, 대학별로는 서울대와 경북대 출신이 각각 32명으로 가장 많고, 고려대 30명, 연세대ㆍ서강대ㆍ성균관대 각각 29명, 한양대 26명, KAIST 21명 등의 순이다. 상고출신도 4명이 포함됐다. 또 30대 임원들은 가장 나이 어린 이재용 상무보(34ㆍ이건희 회장 장남)를 포함해 모두 7명으로, 이중 외국인 임원 데이비드 상무보(36ㆍDM신규사업추진팀장)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사법시험에 합격한 법무팀 임원들이다.용어설명등기이사와 비등기이사의 차이일반 기업에서의 ‘이사’란 주주총회에서 선임돼 법인 등기부등본에 이름이 기재된 ‘등기이사’를 말한다.현행 상법에는 일정 자본금(5억원) 이상의 기업은 3인 이상의 이사를 두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에서 등기이사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임원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 ‘이사’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따라서 ‘이사’에는 ‘등기이사’와 ‘비등기이사’ 2가지가 있다. 등기이사와 비등기이사는 모두 회사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경영진이라는 점에서 같다. 차이가 있다면 ‘법적인 책임을 지느냐’ 여부다. 만약 회사에 문제가 생겨 민ㆍ형사상의 책임을 묻게 된다면 이는 등기이사에 해당된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등기이사를 많이 뒀으나 정부가 같은 수의 사외이사를 위촉하도록 하면서 그 수를 줄여 비등기이사가 많아졌다.일부 회사에서 법적 책임 없이 경영에만 참여하는 비등기이사들을 ‘집행임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삼성 등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이사’ 대신 ‘상무보’라는 직함을 사용하고 있다.돋보기 삼성임원 되면 달라지는 것들임원진급과 동시 연봉은 억대로… 승용차도 제공돼어떤 사람들이 삼성 임원으로 오를까.공채입사자들의 경우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20년 안팎이면 임원으로 승진된다는 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30세 입사를 했다면 50세쯤 상무보를 단다는 얘기다. 큰 성과를 올리는 등 회사에 기여한 부분이 많으면 발탁승진을 통해 30~40대에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다. 그러나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에서 국가 경제사정 및 계열사의 경영실적 등에 따라 승진인사의 폭을 정하기 때문에 실력 못지않게 운도 뒤따라야 한다고 삼성 직원들은 귀띔한다. 데이비드 삼성전자 상무보처럼 외부에서 영입되는 경우도 있다.임원위촉은 정기주주총회에서 위임을 받은 회사 대표가 하는 게 보통이다. 삼성은 이와 마찬가지로 임원 승진 대상자에게 구두로 사실상 위촉을 명한다. 임원 및 임원 승진자들은 일반 직원들과 달리 1년 단위로 재위촉을 한다. 삼성 임원의 첫 관문인 상무보에 진입하면 3~5년 단위로 진급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입사 후 32~40년이 지나면 사장으로 오르거나 오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삼성의 현 CEO들은 입사 후 20년 안팎에서 최고자리에 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임원에 오른다고 해서 무조건 탄탄대로를 달리는 것은 아니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임원으로 위촉된 지 1년 만에 퇴사를 해야 하는 쓴맛을 보게 된다. 삼성은 임원을 재위촉하는 경우 상급임원이 먼저 구두로 통보해준다고 한다. 삼성 계열사의 한 직원은 “고위층으로부터 일명 ‘생명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면 옷 벗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하지만 일단 삼성 임원으로 오르면 부장 때와 100여 가지 이상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확연하게 바뀌는 것은 보수. 보수는 연봉과 판공비 형태로 지급되는데, 삼성 상무보(등기 및 비등기임원 포함)의 경우 계열사 및 능력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만 보통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제조업 삼성 계열사의 모 상무는 연봉만 1억원을 조금 넘어 판공비와 함께 2억원 상당의 보수가 지급되고 있다.등기임원의 평균보수가 가장 많은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로 36억7,000만원이고, 그다음 삼성SDI 24억5,000만원, 삼성정밀화학 5억6,8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표참조) 삼성SDI는 99년부터 벌여온 ‘6시그마 운동’으로 99년 1,886억원이던 순이익이 지난해 5,565억원으로 뛰어올랐고, 올 상반기에만 4,441억원을 올렸다. 이에 6시그마 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해온 김순택 사장 등 다수의 임원들은 거액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삼성 임원에 오르면 봉급 외에 2,000㏄급 승용차, 원목가구, 컴퓨터, 휴대전화, 골프회원권 등이 새로 지급되고 여비서도 딸린다. 3,500㏄급 이상의 에쿠스 승용차는 부사장급 이상에게 제공된다.삼성은 임원급이 퇴사하면 최소 1~2년은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제조업 삼성 계열사에서 퇴사한 모 임원은 다니던 직장에 2년 정도 부품을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다. 퇴사임원에 대해서는 기존 직장은 물론 퇴직임원들의 모임인 성우회에서도 관리를 한다.돋보기 삼성계열사 남자직원 평균연봉삼성증권 7,200만원, 제일기획 5,200만원선삼성 계열사 중 남자직원 평균연봉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증권. 삼성 계열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2년 반기 및 분기 경영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남자직원 평균연봉은 7,200만원(성과급은 포함하지 않음ㆍ평균근무연수 4년 8개월)으로 삼성 계열사 중 최고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5,200만원인 제일기획(평균근무연수 6.2년)이다. 이들 회사의 특징은 생산근로자를 두지 않는 비제조업체라는 점이다. 제조업체의 경우 고졸출신의 생산직 근로자들이 전체 직원수의 태반을 차지해 평균근무연수가 길고 연봉이 적다. 제조업 삼성 계열사 중 연봉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기로 4,800여만원(평균근무연수 7년 8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여직원 평균연봉도 가장 많은 2,710만원(평균근무연수 2.1년)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