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정승’처럼 벌어 ‘정승’처럼 써라

● 쿠르트 테퍼바인 지음/박종대 옮김/사람과책/2002년/318쪽/1만2,000원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재산공개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다. 처음 재산공개가 단행됐던 90년대 초반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얼마의 재산을 갖고 있느냐보다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언제부터인가 인터넷에 생겨나기 시작한 월급공개 사이트도 인기다. 전에는 결코 알려져서는 안될 것으로 여겨졌던 샐러리맨들의 급여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비밀스러운 것으로 여겨졌던 돈에 대한 터부가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은 이처럼 은밀한 것으로 생각해 온 ‘돈’을 개인적인 측면과 사회적인 측면에서 분석한 책이다. 즉 돈은 ‘나는 어떻게 얼마를 벌어 어디에 쓸 것인가’와 관련된 사적인 측면, ‘사회적 부와 발전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를 중요시하는 사회적 측면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저자는 돈을 문자에 비유한다. 글은 삶의 중요한 요소지만 사람에 따라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듯이 돈 역시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과 그러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돈에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여기까지는 개인적인 측면에서 본 돈의 비밀이다. 이와 관련, 저자는 돈에 대한 설명을 부의 축적 방법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한다. 총 26개의 마스터플랜으로 구성된 부의 축적 방법에 대해 저자는 돈을 문자에 비유한 것처럼 부를 향한 자신의 목표를 문자화할 것을 촉구한다.언뜻 보면 시리즈로 대표되는 재테크 관련서와 특별한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저자의 독특한 시각은 사회적인 이슈로 설명한 돈 이야기다. 저자는 ‘돈은 치유제’라는 말로 사회적인 측면을 풀어가고 있다.얼마 전 한 연예인이 거액의 영화출연료를 이웃돕기성금으로 내놓아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이렇듯 저자는 자신의 마스터플랜대로 부를 쌓는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기 시작하면 이를 다른 사람과 나눠야 한다고 설명한다.흔히 직업적인 성공을 이야기할 때 ‘자아실현’이 건강한 인생을 유지하는 원동력이자 결과라고 강조하곤 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자아실현도 가능하다. 바로 ‘돈’이라는 대가가 ‘자아실현’보다도 앞서 다가온다.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돈’을 인생의 치유책이라고 설명한다. ‘돈’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사람들은 부를 다른 사람과 나누고, 또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각자에서부터 시작된 치유작용이 조직적으로 세상을 치유하는 사회후원 프로젝트로 발전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처럼 ‘심오한’ 돈의 의미를 파악한다면, 흔히 위기라고 말하는 지구의 건강도 기업과 사업체들의 노력에 힘입어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인간문화를 떠받치고 있는 세 기둥으로 언어와 돈, 사랑을 꼽을 정도다.결국 이 책은 ‘재테크 길잡이’라기보다 ‘처세서’에 가깝다. ‘돈’으로 대표되는 부의 비밀을 화두로 삼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부가 단지 물질에 있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의 비밀은 결국 머릿속에, 가슴속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일본서평 도요타 경영 시스템 연구도요타 자동차의 승리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히노 사토시 지음/다이아몬드사/2002년/339쪽/2,800엔세계 최대의 자동차메이커 도요타는 일본경제의 장기적 침체 국면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매년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닛산자동차가 이방인 카를로스 곤의 영입 이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쳐 수익성 높은 회사로 전환한 사례와 달리 도요타는 큰 위기 없이 세계자동차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도요타의 힘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한 세기를 풍미했던 서구 전통모델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경영시스템으로 성장기업들의 모델이 되고 있는 도요타의 경영방식은 무엇일까.는 이러한 도요타의 경영 시스템을 소개한다. 저자는 도요타 경영 시스템을 피라미드 구조로 파악, 하층에 ‘도요타의 유전자와 DNA’를 두고 그 위에 ‘도요타의 이론적인 툴’, ‘도요타 경영 기능 시스템’, ‘도요타 생산 시스템’, 그리고 최상층에 ‘상품과 브랜드의 힘’을 올려놓고 있다.피라미드의 최하층 부분인 ‘도요타의 유전자와 DNA’는 생물진화의 법칙과 같이 열성 유전자는 없애고, 성장 유전자만이 진화해갈 수 있도록 기초 성장 유전자를 생산하는 곳으로 도요타의 기업가치관과 문화를 의미한다. 두 번째 단계인 ‘도요타의 이론적인 틀’은 경영진을 비롯해 전직원의 에너지가 한 방향으로 모아지게 하는 강력한 경영방식이다. 이것은 가장 하층에서 생성된 성장유전자를 확대하고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기능을 한다.세 번째 단계인 ‘도요타 경영 기능 시스템’은 기업 내의 전체 조직에 존재하는 공통 기능, 즉 품질·기술·인사·정보 등 경영의 기본 기능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네 번째 단계인 ‘도요타 생산 기능 시스템’은 경영 기능 시스템에 따라 생성된 제품을 설계·제조해 판매하는 일련의 기능을 말한다. 생산기능 시스템이 세로로 연결되는 실이라면 경영기능은 시스템은 가로로 연결되는 실이다.마지막으로 제일 상층을 형성하는 것은 ‘상품과 브랜드의 힘’이다. 이는 도요타 제품의 질, 브랜드의 힘으로 상품판단의 지표, 제3자 기관에 의한 평가 포인트, 초기 품질, 내구 품질, 판매만족도, 고객만족도 등이 포함된다.이 피라미드 구조는 상호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어느 하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경우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진다. 따라서 각 영역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피라미드의 하부구조가 탄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상부구조가 건실해야 균형 잡힌 피라미드가 완성될 수 있다.이 책은 다소 전문적인 경영용어로 인해 딱딱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도요타의 경영 시스템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신경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경영자나 관리자라면 반드시 읽어봄직한 책이다.최종옥ㆍ북코스모스 대표 jochoi@bookcosm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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