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해소 중' 주식비중 높여 나갈 때

외국인 매도세 완화조짐...유가상승 등 부정적 요소 선반영된 상태

얼마전 필자는 우량 IT 중소업체 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적이 있다. 그들은 필자에게 “도대체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이 얼마요? 올해도 자본금 수준만큼 이익이 나고 있고 내년에도 올해 정도의 이익이 예상되는데 PER가 3~4배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소?”하고 물었다.또 다른 CEO는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수출도 늘고 있고,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어 내년에는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분기실적이 다소 떨어졌다고 단기적 시각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풍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주요 대기업 역시 이익의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시장경쟁력을 갖고 있는데도 불구, 역사적 밸류에이션 하단에서 평가되고 있어 투자심리에 의한 과매도 영역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판단이다.하지만 주식시장은 여전히 미국 기업의 실적, 경기향방, 그리고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에 대해 명확한 자신감을 갖고 있지 않다. 유럽 및 동아시아 국가들의 주가가 여전히 하락 추세며, 나스닥 역시 일본 닛케이지수의 12년 하락폭(75%)만큼 하락했다.반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S&P500지수의 PER가 15배 수준(1년 예상 EPS 기준)에 진입하고 우량주들이 저점을 확인하는 징후가 나타나면서 또 다른 하락의 시작이라는 인식은 엷어지고 있다.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은 “향후 미국 우량주가 전저점을 다시금 하회하더라도 이는 새로운 하락 국면의 시작보다는 2분기 이후 진행돼 온 재고사이클 하락 전환 과정의 마지막 주가 매기기(Pricing) 단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즉 지난 8월 아시아 6개국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14억달러에 달해 2000년 9월을 제외하곤 99년 이후 최대치였다.하지만 9월 들어서는 외국인 매도 압력이 서서히 완화되어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최근 4개월간 최저치인 11억6,000만달러를 기록한 점이다. 또한 이머징 마켓 펀드의 현금보유비중은 8월 말 현재 6.18%로 미국 9ㆍ11테러 이후의 7.33% 수준에 다시 근접하고 있는 점도 근거로 들 수 있다.소비재 주가하락, 소비조정 불안감 때문경기향방 중에서 최근 소비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소비재에 대한 주가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계부실을 방지하려는 일련의 조치들이 소비를 둔화시키고 대외경기 불확실성과 맞물려 펀더멘털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물론 가계의 차입완화 정도에 영향을 받겠지만 소비조정의 강도는 예상 GDP 성장률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전년 대비 5% 증가율 수준에서 일단락될 것이라는 게 필자의 견해다.전쟁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존재해 유가상승, 재정부담, CNN 효과(전쟁상황이 TV로 방영되어 미국 국민의 소비심리가 냉각되는 것)에 다른 심리적 요인 등 부정적 요인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것은 주가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반대로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즉 전쟁이 발발하면 전비 지출이 발생하는데, 이는 재정지출에 해당해 GDP를 상승시키며 달러의 약세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달러 약세 지연은 당분간 수출 분야에서 내수를 보완하여 균형경제를 유지시켜주는 힘이 될 것이다.주식시장은 현재 노출된 악재를 충분히 흡수했다고 판단한다. 과매도권이란 상황인식이 있지만 아직은 상승의 빌미를 찾고 있는 정도다. 그러나 다소 더디게 나타난다 하더라도 자산배분 측면에서 주식비중을 높일 때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