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상승’하다 하반기엔 ‘하락’한다

투기억제책 . 입주량 증가로 상승세 지속 기대난 ... 신도시 예정지 등 토지가격은 오를 듯

김선덕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올해 아파트가격은 8월까지 16%의 상승세를 보였다. 80년대 말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토지가격도 상반기까지 3.1%가 상승해 역시 92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토지나 주택가격의 상승세는 과거와 달리 철저히 지역에 따라 차별화되는 특징을 보였다.주택은 서울과 수도권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토지도 제주도, 김포 등 개발예정지나 그린벨트 해제 지역 등 재료가 있는 지역에서만 집중적으로 가격상승세를 보여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주택가격 상승은 아파트 입주량 부족, 저금리 지속, 개인 대출 확대, 경기회복 기대 등에 기인한다. 또 토지는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와 규제완화 및 각종 개발계획이 발표됐기 때문이다.과거에는 중화학공업 위주의 경제성장에 따라 토지수요가 확대되고, 이에 따라 토지가격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제조업에서 중국 등 개도국의 추격이 거세어지면서 공업용 토지의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들어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토지수요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올해 부동산가격 상승률이 높아 무주택자 경우에는 주택가격의 추가상승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미 주택에 투자한 경우에는 추가상승의 기대 또는 가격하락에 따른 매도시점을 찾기 위해서 내년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부동산시장을 전망하기 위해선 입주량과 거시경제, 금리, 그리고 주택금융시장 요인, 정부정책 등을 살펴봐야 한다. 이는 다시 주택공급량과 주택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대별될 수 있다. 거시경제, 금리, 개인대출, 정부정책 등은 주택수요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다.내년 아파트공급은 전체적으로는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은 아파트 평균건설 기간인 2년 6개월을 적용하면 2000년 말에서 2001년 상반기에 분양한 물량들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2001년도 물량이 내년 하반기에 입주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2000년 이래 가장 입주량이 많아진다.아파트가격은 입주량의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27만 가구에서 올해 35만 가구로 증가했다. 그리고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물량이 많았다. 반면 유독 서울만은 지난해보다 올해가 입주량이 적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보다 올해 가격상승률이 더 높았다.서울은 오는 12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아파트 입주량이 적다. 그리고 5월 이후에는 입주량이 늘기 시작해 하반기에는 더욱 늘어난다. 아파트 입주량만 근거로 본다면 상반기가 가격 상승 압력이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가격 하락 압력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전세가 상승 압력도 약해질 듯그러나 다세대ㆍ다가구주택의 경우 올해 하반기 이후 크게 증가했고, 또 오피스텔,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올해 하반기 이후 입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전체 주택의 공급에서는 크게 모자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세가는 상반기에 다소 상승 압력이 있겠지만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로 갈수록 하락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그러나 매매가격은 입주량도 중요하지만 거시경제나 금리, 정부정책 등에도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변수에 따라서 가격변동폭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거시경제 여건의 경우 미국증시의 부진과 달러화 하락, 미국과 이라크 전쟁 등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이 크게 등장했다. 이에 따라 올해보다 경제성장률이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했던 내년 경기는 올해보다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올해 성장률이 6%가 넘고 내년에도 5% 이상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큰 폭의 침체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또 금리인상 문제는 현재도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침체된다는 전제로 본다면 소폭의 조정은 있어도 큰 폭의 금리인상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부동산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미 개인담보대출 비율 축소,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개인대출금리는 상승세를 유지하는 한편 대출여건은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주택수요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본다.마지막으로 정부의 주택 및 토지정책은 부양정책에서 억제정책으로 완전히 전환됐다. 9ㆍ4 주택시장 안정대책에서도 양도소득세 조정, 재산세 인상, 청약자격 제한 등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 대책을 내놓았고, 추가적인 대책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연말에는 신도시 계획을 비롯한 좀더 구체적인 택지공급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러한 거시경제, 금리, 대출조건,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책 등으로 보면 내년은 주택수요는 위축되는 반면, 아파트 입주량이 늘어나 부동산가격은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2003년 초에 다소 가격이 상승하겠으나 하반기부터 가격하락기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토지의 경우에는 경기침체로 전반적으로는 수요가 위축되는 가운데에서 주5일 근무제로 인해 활성화될 펜션이나 전원주택지, 신도시예정지나 김포 등 개발예정지 등에서만 가격상승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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