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시장,일본 산요가 주도...세계자동차첩계도 연료전지 개발 '박차'
지난 수십년간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일본의 독무대였다. 이러한 경쟁력은 워크맨, 캠코더 등으로 대변되는 휴대용 전자기기의 탄생지가 일본이었다는 점과 산요 등 주요업체에서 이루어진 지속된 기술혁신의 성과에 힘입은 바 크다.19세기 말에 개발된 2차전지 사업을 경쟁의 관점에서 구분해 보면 크게 60년에서 80년대 말까지의 니카드전지 시대, 그리고 90년에서 현재까지의 리튬전지 시대, 그리고 향후에 나타날 연료전지 등의 3단계로 나눌 수 있다.세계 최대의 2차전지업체인 산요는 64년 니카드(니켈카드뮴)전지 생산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인 사업집중화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산요의 창업주 가족이 2차대전 이전에 중국 상하이에서 전지공장 공장장을 역임했다는 인연이 있다.따라서 산요의 전지사업은 태생적으로 열정이 배어 있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일본의 대다수 전지업체들은 니카드전지의 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했지만 산요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했고, 결국 산요가 세계 1위의 2차전지업체로 도약하게 만드는 발판을 제공했다. 그러나 90년대 고성능의 니켈수소와 리튬이온전지가 개발되면서 전지시장의 경쟁구도는 다시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소니는 일찌감치 리튬이온에 집중하고, 마쓰시다와 도시바 등은 니켈수소 분야에 사업을 강화하면서 산요의 지위가 위태로워 보였다. 그러나 고성능 전지경쟁에서도 산요는 뒷심을 발휘하여 니켈수소와 리튬이온시장을 차례로 공략하며 시장의 강자자리를 계속 유지했다. 2001년에 산요는 전지 부문에서만 약 2,250억엔의 매출을 올렸고, 타사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가운데도 세계시장점유율을 확대시키는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산요 전지부문 연간 2,250억엔 매출지난 40여년간 산요가 주도한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최근 신기술과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으로 인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아성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등 주변국이 본격적으로 도전하면서 일본의 지위가 서서히 약화되고 있다.특히 새롭게 부상하는 리튬폴리머 등에 있어서도 후발주자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경쟁의 역동성이 배가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 2차전지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기술은 연료전지이다.연료전지는 에너지효율이 높고, 활용도가 광범위해 지금까지와는 판이한 경쟁과 업계구도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이동통신단말기 등의 기기가 다기능화, 고성능화되어 가면서 얼마나 고성능의 전지를 채용하느냐가 제품성공의 관건으로 부상, 연료전지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일례로 노트북의 경우 현재의 배터리로는 5시간을 넘기기 어렵지만 연료전지를 사용하면 2일 이상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고 충전방식도 만년필의 잉크를 채우듯 연료만 보충시키면 된다는 점 때문에 꿈의 전지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안정적인 제품만 개발된다면 연료전지로의 이행이 급격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 소니, 도시바 등은 2003년에 연료전지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이외에 카시오, NEC 등의 업체도 연료전지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이 주도하던 2차전지시장과는 달리 최근에는 독일의 프라운호페르 인스티튜트(Fraunhofer Institute), 스마트 퓨얼(Smart Fuel Cell GmbH)이나 미국의 폴리 퓨얼(PolyFuel)사와 MTI 마이크로 퓨얼셀사 등도 노트북용 연료전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전자업체 이외에 혼다, 포드, GM, 도요타 등 메이저자동차업계 역시 연료전지 개발에 적극적임은 물론이다. 이러한 경쟁환경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연료전지의 상용화를 촉진시킬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현재 세계 2차전지시장의 변화와 재편을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