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파워' 직장인 실무동아리 열전

건자회“자재가격 담합? 어림없는 소리죠”9월26일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 비즈니스홀. ‘건자회’ 멤버가 하나둘 모이면서 반가운 인사가 이어졌다. 이날 정기모임은 포스코건설이 주최하는 자리. 매달 회원사를 돌며 열리는 회의는 11년 연륜답게 익숙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이날 회의의 안건은 우수협력업체 시스템 구축과 자재구매직의 스페셜리스트화 방안. 이들이 논의하는 문제에서 엿보이듯 건자회는 단순한 친목모임이 아니다. ‘대한민국 건설회사 자재직협의회’의 준말인 ‘건자회’는 원가절감이 곧 경쟁력인 건설업계에서 자재 구매정보를 교환하고 공급자 중심의 유통구조에 제동을 거는 만만찮은 역할을 하고 있다.“건설업계에선 ‘원가’가 화두입니다. IMF 위기 이후에는 더욱 그렇지요. 원가가 올라가면 아파트분양가가 올라가고 결국 사회 전반의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매년 불거져나오는 갖가지 자재가격 인상요인에 대응하려면 수요자대표인 자재담당자들이 힘을 합치는 수밖에 없어요. 공급자가 가격을 올리는 대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사전에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방향을 찾자는 취지이지요.”최선홍 회장(벽산 자재부 과장)은 건자회의 활동이 ‘시장의 자연스러운 요구’라고 강조한다. 간혹 이권단체 또는 압력단체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는 건 업계를 대표해 공급자와 대화하고 협상하는 고유의 역할 때문이다.실제로 이 모임에는 건설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도급순위 30위권의 대형건설사 자재담당 실무자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 철근, 시멘트 등 주요 자재 공급업체들은 개별 건설사가 아닌 건자회와 가격 및 수급협상을 한다.원가절감의 열쇠를 쥐고 있는 실무자들이기에 소속 건설회사의 지원도 상당하다. 이 모임 출신이자 건자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있는 테크넷21 양규영 사장은 “건자회에서 나오는 말 한 마디가 자재수급과 관련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정도다.그렇다고 이들이 실무의 연장으로만 모임을 꾸리는 건 아니다. 야외 세미나를 갖거나 산행, 스키여행, 회식 등 친목도모의 장도 곧잘 마련한다. 경쟁사끼리 협력과 경쟁, 같은 일을 하는 실무자끼리 친목과 우의를 다진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 모두 잡고 있는 셈이다.HR프로자타공인 ‘최고 인사담당자 모임’‘이만한 인사담당자 동호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프리챌에 둥지를 틀고 있는 기업 인사담당자 모임 ‘HR프로’의 남기웅 운영대표(삼성SDS 인사팀 대리)는 공지사항을 올릴 때마다 ‘한국최고의 인사담당자 커뮤니티’라는 표현을 쓴다. 실제로 국내 유수 기업의 인사담당자치고 이 모임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회원 수도 10월3일 현재 544명에 이르러 ‘거대조직’의 면모를 갖췄다.외형만 그런 게 아니다. 한 달에 한번씩 여는 학습 세미나는 수준급 강의와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으로 호평받고 있다. 지난 9월27일에 열린 추계학술 MT에는 전국에서 50여명의 회원이 참석해 열기로 가득 찼다.미국인사관리협회 전문가 자격(SPHR) 취득을 위해 공부하는 3개의 소모임과 인사관리전문가 헤드헌팅 역할을 하는 ‘HRjobs’ 게시판, 인사관리에 관한 알짜정보가 가득한 ‘HR자료실’ 등은 이 모임의 탄탄한 역량을 보여주는 실례다.특히 ‘HRjobs’는 인사관리전문가를 헤드헌팅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으로 지명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이 코너를 통해 자리를 옮긴 회원이 여러 명 배출되었다고.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누비며 전방위로 활동하는 HR프로의 모태는 능률협회가 운영하는 ‘선진 인적자원관리’ 과정. 지난해 4월 1~3기 수강생 20여명이 모여 동호회 설립을 결의하고 곧바로 프리챌에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전문적인 인사관리 정보에 목말라하던 각 기업 실무자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면서 회원수가 급증하더니 금세 오프라인 모임도 활성화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커뮤니티가 됐다.그렇다고 아무나 회원으로 받아주는 것은 아니다. HR프로의 회원은 △기업에 근무하는 인사관리 실무자 △인사관리 관련 컨설턴트 및 헤드헌터 △인사조직 전공 대학원생 등으로 국한된다. “전문가 커뮤니티를 지향하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회원자격을 줄 수 없고, 이 분야에 관심만 갖고 있는 사람도 안된다”는 게 남기웅 대표의 말이다. 이 때문에 회원가입 신청을 반려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이 모임은 ‘친목 도모’를 중요한 목적으로 삼는 다른 실무자 동아리와는 성격이 좀 다르다. ‘인사관리 전문가’가 되길 원하는 실무자들이 자신의 업무에 더 충실하기 위해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8명에 달하는 운영위원들이 철저하게 임무를 분담, 모임을 이끄는 것도 회원들의 이 같은 요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식품업계 홍보맨 모임일할 때는 ‘적군’ 함께 모이면 ‘아군’롯데제과와 동양제과, 진로와 두산, 대상과 샘표 등 도저히 한자리에서 어울리지 않을 듯한 식품업계 라이벌이지만 서로가 유쾌하게 모여 떠드는 자리가 있다. 바로 ‘식품업계 홍보담당자 모임’.지난 94년 처음 생겨 지금까지 8년째 유지되고 있는 장수 모임이지만 정식명칭은커녕 변변한 홈페이지 하나 없다. 장소도 8년째 그대로 서울 을지로의 모 한식집이다. 한 달에 한 번 30여명의 홍보맨과 각 기업담당 기자들이 어울리며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을 다지는 자리다.처음 이 모임을 기획한 사람은 제일제당의 김태성 과장. “당시만 해도 업체들끼리 언론을 통해 서로를 헐뜯는 게 다반사였어요. 그래서 서로의 속내도 알고 업계 전체를 깎아 내리는 것만은 피해야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김과장의 의도처럼 처음부터 모임이 탄탄대로를 걸은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홍보담당들 중에서도 친한 사람들끼리만 모였다. 치열한 홍보전에 서로간 골이 깊게 파여 있기도 했지만 딱히 참여할 만한 계기가 없었기 때문이다.이 모임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식품업계 담당 기자들이 얼굴을 내밀면서였다. 식품업계를 출입하는 기자의 경우 한꺼번에 식품업계 홍보맨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기회였기에 참석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홍보담당자들 역시 새로 출입하는 기자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서로가 윈윈인 셈.또 평소 기자들을 상대하는 홍보담당자들 사이에서 묘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도 활성화된 이유 중의 하나다. 평소 ‘적군’이 모임에서는 ‘아군’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간사를 맡고 있는 동양제과의 김무균 차장은 “지금은 출입처 기자들이 바뀔 때마다 만나는 게 기정사실화됐다”며 “출입처 기자들에게는 일종의 신고식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라이벌 천국이라 할 수 있는 식품업계 모임이라 그런지 재미있는 일화도 많다. 얼마 전 모임에서 콜라를 주문하자 펩시콜라가 나왔다. 당시 코카콜라 홍보담당자를 위해 회원들이 코카콜라로 바꿔 달라고 했다는 후문이다.특정 술이나 음료수를 주문할 때는 신경전이 날카롭다. 라이벌 업체들끼리 자사제품을 시키자고 옥신각신하는 것은 이미 낯익은 풍경이다. 최근에는 각 업체들의 신제품을 홍보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자사 신제품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경쟁업체와 출입기자들에게 듣기 위해서다.하지만 신제품을 내놓는 홍보담당자들은 라이벌 업체로부터 ‘미투 제품’ ‘카피 제품’이니 하는 ‘딴지’에도 웃어 넘겨야 한다. 제품개발 과정에서부터 출시에 이르기까지 말 못할 에피소드들도 여기서는 스스럼없이 쏟아져 나온다. 김과장은 “이제는 서로가 친해져서 평상시 급할 때는 연락을 취해 도움을 주고받는다”며 “겨울에 회원들끼리 스키장에 가는 것도 연례행사가 됐다”고 말했다.손용석 기자 soncine@kbizweek.com전ㆍ현직 PB(프라이빗 뱅커) 모임“1세대 베테랑 PB 모두 모였네"“진정한 프라이빗 뱅킹이라면 수수료(Fee)를 받아야 하는데 시장과 고객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까요.”“국민은행 PB센터는 언제 문 여는 겁니까? 지점은 어디다 먼저 낸데요?”“후순위채 마구 판매하는 게 문제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어요. 엄밀히 따지면 그렇게 안정적인 상품도 아니잖아요.”“고객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게 뭘까요? 높은 수익률일까요?”“요즘 PB시장 거품이 지나쳐 보입니다.”10월2일 각자의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강남의 조용한 음식점에 모여든 것은 오후 8시 무렵. 10명 남짓한 전ㆍ현직 은행 프라이빗 뱅커들이 한자리에 모여드니 오가는 대화가 그야말로 ‘뱅커’스럽기 짝이 없다.요즘 고객들 성향과 PB업계의 새 소식 및 동향을 주고받고, ‘이 바닥’사람들의 자리이동도 체크하다가 급기야는 금융계의 앞날까지 걱정거리로 삼는다. 모두들 우아한 고객들을 정중하게 상대하는 데 이력이 난 까닭인지 대화를 나누는 품 또한 진지함과 예의바름 그 자체다.한장준(삼화저축은행 대표) 허남찬(씨티은행 골드센터 부장) 김대환(미래에셋증권 삼성역지점장) 김승희(미래에셋 시청역지점장) 민병걸(하나은행 올림픽선수촌 지점장) 박경제 류남현(조흥은행 프라이빗뱅킹센터 팀장).증권사, 은행, 저축은행까지 모여든 사람들의 면면은 다양하지만 이들은 모두 우리나라에서 ‘1세대’에 속하는 베테랑 프라이빗 뱅커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하나 공통점은 모두 ‘PB양성소’라 불릴 만한 옛 보람은행과 하나은행을 거쳤다는 것.지금은 제각기 다른 영역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모임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겉으로는 달라 보여도 실제 이들의 업무성격이 여전히 프라이빗 뱅킹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PB로 일하는 회원들은 물론이거니와 개인영업 점포를 책임지는 은행 지점장 역시 고액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신경 써야 하고, 증권사 지점장도 마찬가지다.“PB는 창구의 텔러 역할부터 지점장 역할까지 전부 직접 해보게 되거든요. 그래서 지점장이나 대표가 되어도 이때 습득한 경험이 무척 유용하다는 걸 알게 되지요.” 가장 연장자이자 국내 1호 프라이빗 뱅커인 한장준 대표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회장인 민병걸 지점장이 밝히는 모임의 가장 큰 취지는 역시 정보교류다. 은행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사의 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앞으로 함께 공부할 계획도 있다고 한다.이들은 겨우 맥주 한 잔씩을 마시고도 3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벌이더니, 두 달 후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흩어져 갔다.김수연 기자 soo@kbizweek.com인지(人知)생체인식업계 홍보전사 총출동생체인식업계 홍보마케팅 담당자 모임 ‘인지’(人知)의 모토는 ‘Make Pie Big’(생체인식 시장 확대)이다.지난해 8월 생체인식업체 홍보담당자 3명이 주축이 돼 첫 모임을 갖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한 것이 이 모임의 출발. 생체인식을 상징하면서 따뜻한 정이 있는 단체라는 뜻에서 인지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출발 당시에는 경쟁업체들간의 모임인 까닭에 딱딱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는 모임이름처럼 끈끈한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상으로는 300명 이상의 회원을 자랑하고, 오프라인에도 20명 정도가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모임 구성원은 생체인식업체 종사자가 3분의 1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언론사, 학계, 협회, 기관,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참여업체별로는 리얼아이디 테크놀로지, 트루게이트 등 지문인식업체들과 홍채 분야의 아이리텍, 알파엔지니어링, 정맥분야의 넥스턴, 얼굴인식의 비전인터렉티브, 음성인식의 보이스웨어 등이 있다.그리 크지 않은 이 업계의 시장규모를 고려할 때 이들의 모임은 그야말로 홍보전쟁에 나서는 전사들의 ‘총출동’과 다름없다. 시장을 확대시키고 대중적인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동의 홍보전략이 절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또 한 가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해외전시회 공동참가다. 지난 5월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이프섹(IfSEC) 2002 전시회’ 때 인지회원들은 공동참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유럽 최대의 보안장비박람회인 이 전시회를 통해 유럽시장 진출의 기회를 잡고자 했던 것.정부의 지원이 늦어져 3개 업체만이 함께 영국땅을 밟았지만 앞으로도 기회만 된다면 전시회에 공동으로 참가할 계획이다.이 모임에 대한 외부의 시각은 생체인식협의회의 입장만 봐도 알 수 있다. 10월30일에 롯데호텔에서는 생체인식기술워크숍 프로그램이 생체인식협의회의 주관으로 열린다. 그런데 이 행사를 도와달라고 요청받은 사람이 다름 아닌 인지의 임좌진 회장(리얼아이디 테크놀로지 전략기획실 차장)이다. 공식조직이 행사준비에 대한 도움을 비공식 조직에 요청한 셈이다.임차장은 “선의의 경쟁으로 서로를 키워주는 것이 인지의 성격인 만큼 100년이 지나도 200년이 지나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제신회약품 관련 부실채권 “게 섰거라"제약회사에는 ‘법률상지배인’이라는 직함이 있다. 상법상 지배인 등기를 내고 대표이사 대리권을 받은 사람이다. 주로 제약회사의 영업과정에서 발생하는 채권을 관리ㆍ처리하고, 사전에 부실채권 발생을 막는 역할을 한다. ‘신용관리전문가’이자 ‘사내 법률문제 해결사’가 바로 이들이다.‘제약회사 신용관리협의회’의 준말인 ‘제신회’는 이들 법률상지배인이 주축이 된 모임. 국내 메이저 제약회사 30개사의 신용관리담당 실무자들이 모여 채권보존책을 함께 고민하고 정보교류, 친목도모를 하고자 만든 동아리다. 지난 96년 3월에 만들어져 7년째 두 달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법률상지배인의 일상은 언제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이들의 업무내용을 들여다보면 회사 내에서는 영업부서와 회사 밖에서는 거래선과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된다.어느 제약회사나 영업부서는 거래처를 발굴해 약품공급을 늘려야 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하지만 법률상지배인은 영업선 확대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행여 거래처의 자금사정이 나빠져 부도라도 나면 그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거래처의 채무관계와 담보를 파악해 부실화에 대비하고 부도시에는 뒤처리를 맡는 게 이들의 주요 임무다.당연히 영업부서에서는 거래선 확대에 견제역할을 하는 이들을 어려워하기 일쑤다. 마찬가지로 병원, 약국, 도매상 등 제약회사 주요 거래처 역시 반갑지 않은 존재로 여기곤 한다. 특히 거래처 입장에서는 대형제약회사 신용관리담당자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부실채권에 공동 대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부담’을 느낀다.지배인들이 스스로 ‘제약회사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태일 회장(종근당 법률상지배인)은 “영업부서 입장에서는 어려운 존재, 거래처로서는 두려운 존재가 되다 보니 끼리끼리 모여 스트레스를 풀자는 것도 모임결성의 중요한 이유”라고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말할 정도다.주로 점심시간에 음식점에서 만나는 이들은 딱딱한 일 이야기뿐만 아니라 서로의 고충을 털어놓는 자리로 모임을 활용한다. 봄에는 체육대회, 가을에는 산행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도 한다. 업무특성상 ‘술’이 빠질 수 없는 것도 제신회 모임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귀족마케팅연구회귀족을 알려면 ‘귀마연’에 가입하라지난 8월22일 삼성경제연구소(SERI) 포럼 중 하나인 귀족마케팅연구회의 정기 세미나 주제는 ‘금융권 프라이빗 뱅킹(PB)산업의 발전방향’이었다. 설립 이후 세 번째인 이번 세미나의 참가인원은 50명. 금융권 40명과 비금융권 10명으로 제한해 신청을 받은 이 세미나에 대한 회원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PB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는 한 회원은 이번 세미나를 위해 포항에서 밤 기차를 타고 서울까지 올라오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귀족마케팅연구회(귀마연)는 말 그대로 상류층에 대한 마케팅 정보를 나누는 모임이다. 지난 2월 말에 개설된 이래 현재 회원수 3,200명을 기록 중인 ‘잘나가는’ 커뮤니티다. 그중 오프라인 모임에는 약 300명 정도가 꾸준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이 모임은 귀족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공부하자는 취지에서 생겨났다. 시삽인 최진영 디지털대성 대표가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상품을 기획하던 중 관련자료도, 전문가도 찾기 어려워 스터디모임 성격의 모임을 만든 것이 귀마연의 출발이었다.혼자 시작한 모임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첫 모임이 있었던 5월 중순께.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명품 마케팅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를 진행하는 형식으로 모임성격을 규정해 나갔다. 회원의 구성은 마케팅 실무자들이 가장 많고, 고급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직 종사자도 적지 않다.취미모임이 아닌 직업상 필요에 의해 구성된 모임인 만큼 친목보다 정보획득이 주요목적이라는 게 회원들의 생각이다. 특히 이곳에서 꾸준히 정보를 축적하면 컨설팅 자료나 책의 소재로 쓸 수 있으리라 자신할 정도로 적극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다.외부의 평가도 무척 긍정적이다. 김미숙 SERI 포럼담당 대리는 “SERI에 속해 있는 약 980개의 포럼 중 2월에 생긴 귀마연이 기억에 남는다는 것은 그만큼 활동이 활발하다는 방증”이라며 “최신 인기 주제를 다루고 있기도 하지만 운영진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게 인기비결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귀마연의 다음 모임은 10월10일 서울 청담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와인파티다. 물론 웃고 즐기자는 파티가 아니다. 소위 ‘부자’들을 상대하려면 부자들의 유행코드인 와인을 다루는 매너를 익힐 필요가 있기 때문에 와인파티를 스터디모임화했다는 것이다. 특히 시삽 최진영 대표는 영업직에 종사하는 회원에게는 필수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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