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무선호출사업 사양길 접어들자 신유통업에 눈돌려...해외진출도 적극 추진
“돈 되는 e비즈니스에 일찌감치 눈을 돌렸던 전략이 적중했습니다.”이통형 아이즈비전 사장이 밝힌 업종전환 성공의 비결이다. ‘아이즈비전’(eyesvision)은 015 무선호출업체로 유명했던 부일이통통신이 2000년부터 사용한 새 이름이다. 92년 부산 경남 지역의 무선호출사업자로 선정됐던 이 회사는 이름을 바꾼 후 정보통신회사에서 신유통 마케팅회사로 거듭났다.지난 97년 1,100억원의 매출과 12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잘나가던’ 부일이동통신의 당시 주력사업 부문은 무선호출과 PC통신이었다. 무선호출 부문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었고,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PC통신 나우누리의 고객도 10만명을 웃돌았다.그러나 무선호출기와 PC통신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매출액이 98년 900억원, 99년 450억원으로 줄어들더니 2000년에는 236억원까지 떨어졌다. 최악의 상황이었던 2000년 195억원의 적자를 냈고, 부채비율은 무려 1,180%까지 이르렀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주력업종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경쟁력이 과연 무엇일까 고민했죠. 약100만명의 무선호출 고객과 10만여명의 PC통신 나우누리 고객 정보, PC통신 기술력이 자산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한 마케팅을 펼쳐야겠다고 결심한 후 각종 e비즈니스를 시도했습니다. 결혼정보사이트와 게임, 채용정보사이트 등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해 보기도 했어요. 그 결과 생존을 위해서는 포털사이트보다 수익과 직접 연계되는 e커머스가 필요하다고 절감하게 됐죠.”워크아웃을 맞은 98년 8월 이후 500명의 직원들은 이탈해 나가기 시작했다. 98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았던 이사장에게까지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이동통신회사에서 이사자리와 두 배의 연봉을 제시하며 이직을 권유했다.그러나 이사장은 ‘위기를 극복한 CEO’가 되겠다는 비전을 지니고 있었다. 상호를 변경하고 카탈로그와 인터넷 쇼핑몰 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한 2000년 8월 워크아웃이 종료됐다. 이사장은 신유통 부문 중 갖고 있지 않던 TV홈쇼핑사업에도 눈길을 돌렸다.홈쇼핑사업 부문 매출 70% 이상“2001년 4월 홈쇼핑사업권을 따냈습니다. 롯데, 신세계, 삼성물산 등 대기업을 제친 결과였죠. 소유와 경영 분리, 지역경제와 중소기업 활성화라는 대원칙이 공감대를 형성한 듯해요. 2000년부터 1년간 준비를 했죠. 전국을 10바퀴 정도 돌며 한 달에 100~150명과 명함을 교환했습니다.”현재 아이즈비전이 보유한 우리홈쇼핑 지분은 12.9%. 매출액의 70% 이상을 홈쇼핑사업(카탈로그ㆍ인터넷 쇼핑몰ㆍTV)으로 올리고 있으며, 30%는 단말기 판매사업과 국제전화사업으로 달성하고 있다. 가정용 무선전화기 ‘탑폰’ 등을 판매하고, 글로벌 통신사업자 AT&T와 제휴해 부산 경남지역에 국제전화서비스를 제공한다. 2001년 매출액은 490억원, 2002년 상반기에는 346억원까지 매출액을 끌어올렸다. 흑자도 상반기에만 13억원을 기록했다.회사이름처럼 이사장은 ‘비전’을 중시한다. 본인과 가족, 70명의 전 직원의 개인 비전이 빼곡히 적힌 메모지를 늘 지니고 다닌다. 비전을 공휴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을 도와주겠다는 의도에서다. “글로벌 신유통 마케팅 전문회사로 나아가는 것이 중장기 비전입니다. 중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으로 뻗어나갈 겁니다. 모든 가정과 사무실에 하나 이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