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공헌프로그램 '10사 10색' '불우이웃 서포터스'로 나섰다
입력 2006-08-30 11:55:04
수정 2006-08-30 11:55:04
현금 직접 기부형올해 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사회공헌활동 지출현황에 응답한 193개 기업의 2000년도 사회공헌활동 평균집행액은 36억5,8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98년도에 조사에 응한 147개 기업의 평균집행액 22억6,300만원에 비해 61.7%가 증가한 액수다.이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총지출액 7,060억6,000만원 중 금전 형태의 기부금액은 6,053억9,500만원으로 약 86%에 해당한 다. 아직까지 현금 기부가 사회공헌활동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현금 기부는 크게 회사 차원에서 고액을 한번에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형식과 정기적으로 일정금액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나뉜다.고액 기부는 주로 연말연시나 재해발생시에 진행되는 방식. 이런 활동의 선두에는 대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3년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웃돕기성금으로 매년 100억원씩을 기탁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관에 50억원을 기탁했고, SK그룹은 30억원을 내놓았다. 삼성의 경우 최근 수재의연금으로 80억원을 내놓기도 했다.‘티끌 모아 태산’을 실천하는 경우도 있다. 적립금을 모으는 형식으로 일정기간이 지난 뒤 총액을 기탁하는 형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97년 말 외환위기가 닥친 뒤 실업극복기금을 마련했다. 98년 11월 국내선 항공요금에서 1인당 20원을 실업극복기금으로 조성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31일 목표금액 7억2,000만원을 모아 자선모금단체에 내놓았다.정기적인 기부방법은 이런 적립금 모금 형식과 일정부분 닮은 점이 있다. 조흥은행은 지난 8월부터 매달 월급에서 이웃돕기성금을 떼어 기부하는 ‘한사랑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8ㆍ10ㆍ12월 등 보너스가 나오는 달에 총 5,450명의 임직원이 월 1,256만원을 모금하기로 한 행사다.BC카드는 매출 1건이 발생할 때마다 1원을 적립하는 행사를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벌여 4,900만원의 이웃돕기성금을 모으기도 했다. 오는 12월에도 이와 유사한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현재 다양한 기획안을 준비 중이다.물품기탁형크라운베이커리는 지난 99년부터 당일 생산제품을 매일 전국 각 푸드뱅크 단체에 기탁하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매달 1,500만~2,000만원 상당의 빵을 기부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에 1억8,000만원 상당의 빵을 푸드뱅크에 기부해 무료급식소, 사회복지관 등에 도움을 주었다.올해는 10월15일 현재까지 1억원 상당을 기부했다. 이 행사를 통해 지난 6월에는 김옥중 총괄상무가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이웃돕기 유공자 포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외국계 기업의 경우 한국에 진출해 한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이 같은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P&G는 지난 8월 초 성인용 기저귀 50만개를 장애인과 노인복지시설에 지원했다.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성인용 기저귀를 전국 250여곳의 노인복지시설과 장애인복지시설에 나눠줬다.이벤트형 공익활동전경련에서는 지난해 3월 109개 회원사가 모여 ‘1% 클럽’을 만들었다. 8월 말 현재 13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이 클럽은 경상이익의 1% 이상을 사회를 위해 지출하자는 것이 그 설립취지. 이와 더불어 전경련에서는 기업의 사회공헌 사례를 발표하는 행사를 분기별로 하고 있어 이를 1% 클럽의 뉴스레터를 통해 회원사들에 보여주기도 한다.지난 10월11일에 있었던 제7차 사회공헌 사례 발표회에서 발표된 기업의 사례는 KTF였다. 바로 이 KTF의 활동이 전형적인 이벤트형 공익활동을 잘 보여준다.이벤트형으로 진행되는 사회공헌활동은 특히 마케팅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회적인 이슈를 제공할 수 있는 행사가 기획되고는 한다.KTF가 지난 9월에 벌였던 수재민 대상 통화요금감면 행사가 그렇다. 풍수해 사실을 확인한 뒤 회선당 5만원 한도 내에서 8월 사용요금을 감면해주고 침수 휴대전화를 무상으로 수리해주었다. 결국 회사의 특징을 잘 살려 홍보이슈를 제공할 수 있는 행사가 된 셈이다. KTF는 향후 사회공헌활동 계획에 있어서도 ‘KTF적인 생각’을 적극 반영한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사실 상당수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이런 이벤트 성격을 지닌 경우가 많다. 특히 대기업처럼 전문화된 재단을 두고 사회공헌 예산을 따로 책정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이벤트성으로 ‘공헌’과 ‘마케팅’의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미국계 화장품회사 메리케이코리아는 지난 4월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서울 남부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장애여성을 위한 ‘봄맞이 메이크업 클래스’를 열었다. 황명 메리케이코리아 대표는 “여성으로서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자는 의도로 마련된 이 행사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생활 양식기를 생산하는 유진크레베스라는 중소기업은 아예 공헌 프로그램의 대상을 해외에서 찾았다. 96년에 설립된 이 기업은 국내 공장이 따로 없이 베트남에 현지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 회사는 한국어린이 보호재단, 부천세종병원과 함께 베트남의 심장병 어린이 무료수술을 도와주고 있다.지난 1월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 3명의 무료수술 행사를 마련했던 이 회사는 올해를 원년으로 삼아 매년 10명의 심장병 어린이를 한국으로 초청해 수술해준다는 계획이다. 10월19일에 2차로 4명의 어린이가 역시 수술차 한국을 방한했다.마케팅 차원 전략적 프로그램 느는 추세지난 10월15일 유석렬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은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위치한 청운양로원을 방문해 경로위문잔치를 열고 생필품을 전달했다. 또 환경개선을 위한 봉사활동도 펼쳤다. 유사장을 포함해 20여명의 임직원이 양로원 건물 내외벽을 청소하고 숙소와 화단을 정리하는 봉사활동에 직접 나선 것이다.이는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실시하는 ‘삼성자원봉사대축제’의 일환이다. 전임직원이 자원봉사에 나선다는 취지에서 계열사 사장들도 직접 나섰다.이처럼 기업들의 사회공헌프로그램은 수없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앞에서 열거한 사례는 특징적인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정성래 전경련 사회공헌팀 선임조사역은 “많은 조사자료에서 사회공헌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90년대 말 금융위기를 겪던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사회공헌프로그램을 그다지 줄이지 않은 것만 봐도 그 마케팅 차원의 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조사역은 또 “최근에는 전략 차원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경우가 많아져 방법도 무척 다양해졌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도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선진국에 비해 인프라 구축이나 정부 차원의 지원 등에서 여전히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지난 87년부터 7년 연속으로 경제전문지 이 선정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에 오른 머크(Merck)는 지난 98년에는 미국의 총기업기부금 랭킹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세계화를 떠드는 것이 새삼스러운 요즘이기에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든 기업의 윤리 차원에서든 사회공헌활동에 우리 기업이 다시 한 번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돋보기 / 인터넷으로 기부하기클릭 한 번 할 때마다 이웃사랑 ‘차곡차곡’“지금 전화기를 드시면 여러분 이웃에게 2,000원의 성금이 전달됩니다.”기업들이 다양한 사회공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 개인들이 손쉽게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흔한 것은 방송프로그램에서 자주 사용하는 ARS전화다.700국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나 080 무료서비스를 이용해 1,000~2,000원의 이웃돕기성금을 전달할 수 있다. 이렇게 한정적인 성금을 전달하는 전화 이외에 손쉽게 원하는 액수의 성금을 전달하고 싶다면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해볼 만하다.특히 최근에는 아예 이러한 성금활동을 기업화한 벤처업체까지 등장했다. 2000년에 출발한 도움과나눔은 공익사업컨설팅업체를 표방한다. 따라서 성금을 모아 복지단체에 전달하는 일을 하면서 기업들의 공익활동 컨설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도움넷(www.doumnet.net)에서는 네티즌이 클릭만 하면 물품이나 현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거나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네티즌의 직접 기부 없이 광고만 클릭하면 이 통계치를 활용해 스폰서의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사이트도 있다. 배고픈아이(www.hungerchild.co.kr)는 첫 페이지에서 한반도 지도를 클릭하면 한 번 클릭에 20원의 적립금이 굶주린 북한어린이를 돕는 데 사용되는 북한어린이돕기사이트다.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한국이웃사랑회(www.yes4good.org)의 홈페이지는 7개 언어로 구분돼 해외에서도 기부를 받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웃을 돕는 범위도 국제적이어서 국내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르완다 어린이 등 해외 기아를 돕는 데 광고비가 활용된다.각 복지단체들도 홈페이지나 자체 제작 사이트를 통해 네티즌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홈페이지 이외에 전문기부사이트 모아모아(www.moamoa.or.kr)를 열어두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부문화에서 소외돼 왔던 10~20대를 끌어들여 개인 기부자의 연령층을 확대하는 것이 이 사이트의 운영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