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 사람이냐에 따라 성격, 취향이 제각각입니다. 물론 그에 맞게 대처방법을 달리해야 하지요. 이제는 민족성까지 파악될 정도로 사람 보는 눈이 생겼어요.”그린부동산컨설팅의 유난희 과장(37)은 한국에 부임하는 외국인들의 보금자리를 찾아주고 한국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챙겨주는 일을 한다. 이른바 외국인 렌트 전문 공인중개사. 2년 전부터 일을 시작, 이제는 ‘그레이스 유’라는 이름으로 업계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했다.유과장은 원래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하자마자 결혼, 한동안 살림밖에 몰랐다. 하지만 첫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로 ‘일’의 필요성을 깨닫고 초등학교 영어강사가 되었다. 4년 남짓 어린이 영어 특활 지도를 하면서 잊고 지내던 영어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다.두 번째로 도전한 분야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재테크, 특히 부동산 지식에 너무 약하다는 생각이 시험공부를 하게 만들었다. ‘공부를 하다 보면 부동산 감각이 생길 테고, 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따면 새로운 기회도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전부였다.그러나 막상 자격증을 따고 보니 ‘최유효 활용’에 관심이 갔다. 급기야 자신의 전공인 영어와 부동산중개일을 접목할 수 있는 외국인 전문 렌트로 갈 길을 잡았다.아직은 남성 중개사가 대부분인 외국인 렌트 시장에서 유난희 과장이 내세우는 무기는 ‘끝없는 배려’. 집 구조, 전망, 동네 분위기, 직장과의 거리 등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외국인 고객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자신의 장점을 ‘인내심’이라 꼽을 정도다.“이사하는 날 방문해서 불편한 게 없는지 묻고, 2개월에 한 번 전화나 e메일로 안부를 묻습니다. 심지어 병원에 데려가거나 가전제품 AS도 대신 해결해주지요. 기꺼운 마음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이 최상의 마케팅 기법이에요.”실제로 유과장의 이런 정성에 감복한 외국인들이 동료에게 소개를 거듭, 탄탄한 고객 풀이 형성되었다.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반면, 한 달 수입은 평균 400만원 정도로 제법 짭짤하다.유과장의 희망은 외국인 렌트용 빌라를 짓는 것. 외국인들이 어떤 집을 좋아하는지,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투자자로 성공할 가능성도 크다고 믿고 있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계약경제일보 이명숙 사장법원경매 대중화 이끈 ‘일등공신’이명숙 사장(53)의 집무실 입구에는 전면을 향해 펼쳐 보이고 있는 손바닥 사진이 걸려 있다. 회사광고를 활발히 하던 90년대 중반에 쓰던 인쇄 광고물이다.‘전국의 부동산이 다 내 손 안에 있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이사장은 지난 83년 라는 이름의 정보지를 낸 것을 시작으로 지금의 사업을 이끌어 왔다.법원경매를 대중화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직원 10명으로 시작한 는 95년에 로 탈바꿈한 뒤 지난 99년에는 ‘지지옥션’(www.ggi.co.kr)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도 함께 선보였다. 전국 법원의 경매정보를 감정가, 세입자 확인 등 상세정보와 함께 실은 일간지가 지금의 다.20여년이 흐름 지금 직원 150명에 8개의 전국 지사를 거느리고 있는 이사장은 과거에 비해 경매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며 스스로 대견해한다.“요즘은 ‘경매로 산 집은 재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잖아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은 있지만 가격 면에서 엄청난 장점이 있는 게 경매거든요.”사옥을 경매로 구입할 정도로 스스로가 경매 마니아인 이사장은 경매 옹호론을 한껏 풀어놓았다.“경매를 알면 자신의 재산을 지킬 수 있습니다. 경매과정에서 필요한 법률공부를 하다 보면 보증금을 떼였다는 임차인도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부동산의 흐름도 경매에서 나타난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외환위기 때는 감정가의 50%에 아파트가 낙찰되는 등 전반적으로 시들한 부동산 열기가 반영됐지만 요즘은 법원경매에 나온 부동산들도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된다는 것이다.경매에 맛들인 사람은 다른 방법으로 부동산 구매를 결코 할 수 없다고 단언하는 이사장은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대학과 기업체 등에서 부동산 경매 강의도 하고 있다.“주위에서 이제 쉴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저는 죽는 날까지 열심히 일해서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주는 정보 덕에 신혼부부가 좋은 집을 싸게 산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생이 다할 때까지 제 몫을 하려는 듯 볼펜대에 끼워진 이사장의 몽당연필이 이런 그녀의 신념을 대변해주는 듯했다.김소연 기자 selfzone@kbizweek.com우리집공인중개사사무소 이수정 대표부동산 전문기자에서 공인중개사로 ‘변신’서울 강동구 둔촌동에서 우리집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이수정 대표(31)는 아직까지 자신의 명함이 낯설다. 창업한 지 이제 4개월째. 이전까지 7년 동안 내밀었던 명함에는 ‘기자 이수정’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녀는 부동산 분야를 취재하는 몇 안되는 여기자 중 한 명이었다.“업계를 취재해서 기사 쓰는 일을 버리고 시장 최전방에 서게 되니 느낌이 새롭지요. 이제 취재를 당하는 입장인데다 고객과 직접 만나야 하는 위치이니까요. 하지만 평소 도전해 보고 싶었던 일이어서 만족합니다. 사업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가 앞으로의 관건이죠.”건국대 부동산학과 출신인 이대표는 졸업과 함께 에 입사, 부동산 전문기자가 되었다. 이후 등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았다. 특히 아파트 등 주택 분야를 주로 취재, 이 방면 지식이 남다르다.지난해 가을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이대표는 4년 동안 몸담은 회사와 몇 군데에서 온 스카우트 제의를 모두 뿌리치고 지난 2월 ‘봉급쟁이생활 청산’을 선언했다. 과거와 달리 전문화, 시스템화되고 있는 부동산중개업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지금 그녀는 선진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다. 같은 과 출신 가운데 부동산 전문기자가 된 것도, 중개업소를 창업한 것도 여성으로서는 이대표가 처음이다.‘선진 부동산 중개 서비스’ 지향이대표는 중개업소 창업에 앞서 한 달 동안 현장체험을 했다. 강북구 미아동 아파트단지에 위치한 중개업소에 취직, 실전 경험을 쌓았던 것. 고객을 대하는 자세나 계약 요령, 매물 확보 방법 등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것이 개업 후 큰 도움이 되었다.대학 전공과 사회경험이 모두 부동산 분야에 집중돼 스스로 ‘베테랑’이라 자신할 법 하지만, 자신은 ‘초보 공인중개사’일 뿐이라며 겸손해한다. 개업 후 1년 정도는 배우는 자세를 견지할 생각이라고. 우선 중개사로서 탄탄한 인프라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이제 부동산중개업도 정보력과 민첩성을 갖추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립니다. 주위에서는 글 쓰는 재주를 묵히는 게 아깝다고들 말하지만 새로운 도전도 큰 의미가 있지요. 이제 공인중개사는 저의 ‘평생직업’이 될 겁니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