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경력의 ‘부동산 미다스의 손’

부동산투자자문회사 저스트알의 김우희 상무(36). 그녀의 이름과 얼굴이 그리 낯설지 않다. 부동산 관련 기사나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김상무는 기자 출신 자산관리전문가다. 90년 부동산전문지 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후 97년부터 2001년까지 편집장을 역임했다. 올해 저스트알로 배를 갈아타기까지 13여년간 오로지 한우물을 판 셈이다.“부동산은 배신을 하지 않아요. 한 번 가본 곳은 다음에 또 가도 생생하게 기억나죠. 마치 비디오를 360도 돌리며 주변 경관을 찍는 것처럼 기억에 남아 있어요. 노하우를 저장하고 축적할 수 있는 것이죠.”부동산전문가가 되는 첩경은 ‘열심히 여러 군데를 돌아다녀 보는 것’이라는 게 그녀의 지론. 같은 곳을 가더라도 갈 때마다 다른 길을 시도해 보며 좌충우돌해 보던 경험이 오늘의 그녀를 만들었다고 한다. 현장을 뛰어다니던 기자라는 경력도 현재 업무의 밑거름이 됐다.가사나 육아가 사회생활 하는 데 장벽이 될 수도 있겠다는 뭇사람의 예상은 김상무를 비켜 간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매력적인 게 부동산이라는 설명이다.“부동산을 보러 다닐 때 자주 가족을 동반해요. 세대별 다양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어요. 남향 주택에 가면 6살, 8살 아이들이 잘 뛰어놀죠. 반면 북향 주택에서는 아이들이 차 안에만 있으려 합니다. 어머니께서도 ‘이 주방은 편리하다’ ‘이 집은 50~60대에게 불편하다’ 등의 평가를 해주시죠.”지도를 보면 돈이 보인다는 김상무는 고객에게 돈을 벌어주며 보람을 느낀다. 그녀의 고객 중 ‘신화창조’를 이룬 경우도 무수히 많다.“8년 전 알게 된 부부고객이 있어요. 월 5만원짜리 청약저축에 가입하라는 저의 조언과 함께 500만원 지하 전세방부터 시작했죠. 임대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상가도 분양받는 등 부동산을 점점 늘려갔어요. 부동산 투자만으로 돈을 모아 현재 1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게 됐죠.”김상무의 컨설팅을 받고 부동산을 구입하면 백발백중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부동산 비즈니스의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리는 그녀는 ‘고객을 부자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백방으로 뛰어다닌다.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리얼티어드바이저스코리아 김정연 차장ㆍ한미숙 과장리츠시장 키우는 자타공인 ‘핵심 인재’한ㆍ미합작 자산관리회사 리얼티어드바이저스코리아(RAK) 투자운용팀의 김정연 차장(33)과 한미숙 과장(30)은 요즘 자산규모 1,410억원짜리 CR리츠 상장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정신이 없다. 자본금 650억원 가운데 70%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ㆍ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과 만나는 게 주요임무.지금까지는 운용 대상 부동산을 발굴하고 실사, 매입, 투자분석 등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사방으로 뛰었다. 리츠시장이 초입 단계인데다 회사를 설립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상태라 모든 단계에서 두 사람의 능력이 요구된다.“실무진 개인의 역량이 무척 중요합니다. 상장될 때까지 워낙 많은 리스크가 따르는데다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시기라서 부담이 상당하지요. 리츠시장을 키워나가야 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는 책임감도 큽니다.”두 사람은 아더앤더슨 부동산금융팀에서부터 손발을 맞춘 사이. 또한 화려한 이력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김정연 차장은 서울대 조경학과에서 석사학위까지 마친 후 삼성물산에 입사, 4년 남짓 개발사업과 주택기획 분야에서 일했다. 지난 99년 아더앤더슨으로 자리를 옮긴 후 미국 부동산투자분석사(CCIM) 자격을 취득했다. CCIM 자격은 미국에서 최종시험을 보는 고난이도 자격증으로 국내에서는 20여명 정도만 소지하고 있다.자산관리분야 “여성에게 유리”건국대 부동산학과 출신인 한미숙 과장도 내로라하는 인재이기는 마찬가지. 96년 졸업과 함께 한화건설에 여성 최초의 공채사원으로 입사, 2년 남짓 개발사업부에 몸담았다. 하지만 공부에 대한 열망을 삭일 수 없어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 진학, 지난 2000년 부동산학 석사학위를 받고 돌아왔다. 이후 BHP코리아와 아더앤더슨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한과장은 7개월 된 아들까지 둬 주변에서 ‘슈퍼우먼’으로 불린다.이들의 활약은 부동산업계의 변화를 말해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과거엔 개발이나 건설업으로 대변되는 ‘거친 분위기’였지만, 현재는 전문지식과 감각을 갖춘 여성이 인정받는 매력적인 시장이 됐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은 각계 각층의 사람을 만나고 늘 신선한 결과물을 내는 일이 ‘재미있어 죽겠다’ 표정이다.“세밀한 분석력이 요구되는 자산관리업계는 여성들에게 유리한 면이 많아요. 남자냐, 여자냐보다 개인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가가 중요한 기준이 되곤 하거든요. 딱딱한 시장분위기가 신선해졌다는 말도 종종 듣습니다.”두 사람은 부동산시장이 다변화됨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한층 더 발휘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책임연구원주택정책 좌지우지하는 ‘파워우먼’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33)은 주택업계에서 ‘파워우먼’으로 통할 정도로 몇 안되는 여성 주택전문가다. 그녀의 ‘파워’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업계의 인정을 받았다.그중의 하나는 5개월 동안 강남지역을 샅샅이 돌며 강남지역 주택의 특성을 분석한 뒤 신도시개발의 필요성을 조목조목 역설한 (8월1일 발간)를 들 수 있다.이 보고서는 지난 9월 ‘강남지역의 부동산값 과열현상을 잡기 위해 수도권에 개발면적 1,000만평 안팎의 자족형 신도시 2∼3개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9ㆍ4 주택 안정대책’을 이끌어냈다.김연구원의 주장이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지난해 10월 ‘서울시내 재건축대상 아파트의 40%만이 사업성이 있다’는 주장을 담은 ‘아파트 재건축시장의 동향과 전망’이라는 자료집은 용적률 하향조정, 안전진단 강화 등의 서울시 대책을 나오게 했다. 또 그가 줄기차게 주장해 온 ‘보유과세 강화’ ‘청약통장 폐지’ 등의 주장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것은 물론 정부정책에도 일부 반영됐다.정확한 시장동향보고서 ‘정평’이처럼 그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언론과 각종 부동산 관련 단체로부터 스타대접을 받는다. 보통 일주일에 3~4회 언론에 기고하고, 2~3회 외부강연을 나갈 정도다. 전화문의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특히 언론에 몇 번 등장한 이후 ‘아줌마팬’들의 전화도 적잖게 걸려온다. 인터뷰 도중에도 10분에 한 번꼴로 전화벨이 울려 기자를 난감하게 했다.김연구원이 주택전문가 반열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 95년 연구원에 들어오면서부터다. 대학에서 주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계획학을 전공(경원대 도시계획학 박사)한데다 93년부터 95년까지 시정개발연구원에서 도시경영연구부원으로 일한 경험이 자연스레 지금의 길로 인도했다.연구원에 들어온 뒤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주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부들의 고민과 성향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자신이 주부이자 여성이기 때문에 시장의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는 것.김연구원은 또 “대다수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부동산은 흥미로운 분야”라며 “앞으로도 시장상황을 정확히 보여주는 동향보고서를 꾸준히 내고 싶다”는 소박한 미래계획을 밝혔다.권오준 기자 jun@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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