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까르푸 등 할인점업체 상위권 랭크,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1조5천억원대로 1위
총자산은 기업의 외형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쓰인다. 의미상으로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모두 합한 것으로 자본금과는 개념이 약간 다르다. 통상적으로 자본금은 설립이나 증자시 납입한 자금을 말하는 반면, 총자산액은 여기에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며 발생한 자산까지 포함된다. 이 때문에 기업순위를 정할 때 총자산을 평가지표로 활용할 경우 일반적으로 제조업체가 단순하게 판매만을 하는 유통업체 등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있다.이번 외국계 100대 기업 조사에서 총자산을 평가지표로 활용한 것은 평가 대상 기업들이 모두 비상장기업이기 때문이다. 상장기업일 경우는 외형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시가총액 등을 산출해 활용할 수 있지만 외국계 기업들은 단 한 곳도 상장돼 있지 않아 이것이 불가능해 차선책으로 총자산을 평가했다.결과를 보면 총자산 1위 기업으로는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선정됐다. 전자집적회로를 만드는 회사로 지난 99년 한국에 진출했고, 무려 1조5,400억원대의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진출 역사가 4년밖에 안됐지만 직원을 8,100여명이나 고용하는 등 규모 면에서는 외국계 기업 가운데 최고인 것으로 타나났다.이 회사는 매출액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결산일 기준으로 5,7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해 대상 기업 가운데 전체에서 1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전체순위는 아쉽게도 200위권 밖. 아킬레스건은 당기순이익이었다. 지난해 결산일 기준으로 무려 2,300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이 부문 최하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투자단계라 적자규모가 큰 것으로 보고 있고, 앞으로 국내에서 자리만 잡으면 전체순위에서도 최상위권에 자리할 유망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총자산 2위는 오비맥주가 차지했다. 이 회사의 총자산액은 1조3,9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맥주산업 자체가 투자가 많이 따르는데다 공장시설 등이 많아 자산총액이 1조원대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3~5위에는 한국까르프(1조2,600여억원), 한국바스프(1조1,400여억원), 한국휴렛팩커드(1조500여억원) 등이 차례로 올랐다.이 가운데 한국바스프는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전체순위에서 100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총자산만은 어느 기업에도 뒤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는 매출액에서도 9,800억원대를 기록해 전체 5위를 차지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이 4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423위에 머물러 전체순위를 크게 깎아먹었다.이밖에 총자산 10위권에는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1조400여억원), 노키아티엠씨(8,890여억원), 한국코카콜라보틀링(8,880여억원),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6,890여억원), 월마트코리아(6,640여억원) 등이 차례로 포진했다. 여기서 페어차일드코리아반도체는 종합순위 128위 기업으로 총자산(9위)과 매출액(16위) 부문에서 상위에 올랐지만 역시 당기순이익(109여억원 적자)이 439위에 그쳐 외국계 100대 기업 진입에 실패했다.총자산 빅10을 업종별로 보면 역시 제조업체가 상위를 휩쓸었다. 10개 가운데 무려 7개 업체가 제조업체로 나타났다. 비제조업체 가운데는 한국휴렛팩커드, 한국까르프, 월마트코리아가 포함됐다. 여기서 다소 이색적인 업체는 한국까르프와 월마크코리아로 모두 대형할인점을 운영하는 업체다. 할인점을 운영하려면 막대한 투자가 뛰따라야함을 입증하는 대목이다.이에 비해 완제품을 수입해 도매하는 업체들은 부진했다.10위권 밖 기업 가운데 눈에 띄는 업체로는 생명보험사 3인방으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 ING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각각 17위, 11위, 12위를 차지하며 나란히 20위 안에 들었다. 외국계 보험사이지만 국내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많이 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전체순위에서는 100위 안에 들었지만 총자산은 이에 못미치는 회사도 여럿 있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의 경우 전체순위는 44위지만 총자산(769억원)은 88위에 머물렀다. 담배를 수입해 판매하는 회사인 만큼 시설투자 등이 그리 많지 않아도 되는 업종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순위가 각각 64위와 66위인 한국TDK와 디브이에스코리아는 총자산 순위에서는 115위, 117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