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골재 개발 ‘도랑치고 가재잡았다’

김유택경기대 교수“요즘 강가에 가면 둥근 자갈을 보기 힘듭니다. 건축자재용 골재로 더없이 좋은 게 강자갈인 까닭에 몽땅 쓸어간 거죠.”경기대 첨단산업공학부(신소재공학 전공) 김유택 교수(44)가 연구팀을 이끌고 최근 인공골재를 개발하게 된 동기다. 김교수는 최근 석탄재나 쓰레기를 태우고 남은 재, 중금속이 들어 있는 제철소 분진 등을 이용해 자갈처럼 둥근 인공골재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김교수가 만든 이 인공골재는 두 가지 심각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우선 중금속이 포함된 유해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해마다 발생하는 7,000만t 규모의 폐분진은 처치곤란이었죠. 상당량이 불법매립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애물단지를 골재재료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또 하나는 이번 개발로 고갈위기에 있는 천연골재를 인공골재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개발에 참여한 업체인 쎄라그린이 이 기술을 적용한 인공골재 공장을 짓게 되면 연간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게 될 것입니다.”또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연간 3,5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그는 내다보고 있다. 쉽게 말해 ‘가재 잡고 도랑 친’ 격이다. 이런 두 가지 문제해결과 함께 이 인공골재는 비중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건설 현장에 맞춤형으로 공급할 수 있는 이점도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김교수는 한양대에서 세라믹제품 공정기술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유타주립대에서 투과전자현미경 분석으로 지난 91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듬해 귀국해 경기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폐기물을 활용한 재료개발 연구에 매달려 왔다. 그러다 과학기술부와 환경부가 지원하는 산업폐기물 재활용기술 개발사업단의 연구과제에 뛰어들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그러나 그의 연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번에 확보한 인공골재 개발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놓은 상태다.우선 적조현상을 해결하는 재료로 사용하는 아이디어가 대표적이다. 인공골재를 물보다 가볍게 만들어 적조피해가 있는 바다에 띄워 적조 원인물질을 흡착시켜 제거한다는 것이다.또 불완전 연소한 휘발성 배기가스를 연료로 쓰는데 인공골재를 축열재로 사용하면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중금속물질로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는 데도 이 인공골재를 활용할 수 있다고 그는 제안한다.“부족한 자원을 대체하는 동시에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다양한 해결책들을 계속 찾아낼 생각입니다.” 사업이나 돈 버는 일보다는 연구개발 자체에서 희열을 느낀다는 김교수의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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