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내 50조원대 시장으로 ‘쑥쑥’

세계IT선도기업 속속 출사표...삼성 . LG 자존심 걸고 한판 승부 돌입

올해 정보기술(IT) 분야 최고의 화두는 차세대 가전, 미래 가정으로 불리는 홈네트워킹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세계 내로라하는 IT업체들은 상용 홈네트워킹 기술과 시스템을 속속 선보이며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홈네트워킹은 말 그대로 디지털TV, 세탁기, DVD 등 집안의 모든 가전기기를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통합 운영하는 기술이다. 개념은 간단해 보이지만 홈네트워킹 기술이 일상생활에 가져올 변화의 강도는 상상을 불허하는 메가톤급이다.일단 가정에 홈네트워킹 기술이 적용되면 세탁기ㆍ에어컨 등 가정 내 모든 기기는 원격으로 제어되고,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영화ㆍ부가정보 등 엄청난 양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얼마전까지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장면들이 실생활 속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휴대전화로 집안에 있는 에어컨을 켜고 방문자를 확인하거나 거실에 있는 디지털TV를 통해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모니터링하는 ‘꿈의 가정’이 현실화되는 것이다.‘꿈의 가정’ 실현 초읽기이러한 홈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은 인터넷의 폭발적인 확산과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배경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가 지난 10월 중순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또 모든 가전기기들이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도록 디지털화되고 유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있는 추세다.IT전문 시장조사기관들은 세계 홈네트워크 시장이 오는 2005년 3,600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홈네트워크을 포함한 국내 정보가전 시장은 오는 2004년 50조원에 육박하고, 고용창출효과도 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이 같은 엄청난 시장규모와 경제적 파급효과로 인해 소니ㆍIBMㆍ마이크로소프트 등 선도적인 IT기업들이 홈네트워킹에 출사표를 던지고, 기술개발과 표준화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전업계의 맞수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홈네트워킹 분야에서 자존심을 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유무선망을 기반으로 한 홈네트워킹 서비스의 시나리오는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집밖에서는 PDA나 휴대전화로 집안의 조명ㆍ냉난방 조절, 방문자 확인, 보안 모니터링, 가전제품 제어를 하고, 집안에서는 휴대가 간편한 정보단말기인 웹패드나 리모컨을 통해 각종 정보 및 가전기기를 조정하는 양상을 띨 전망이다.현재의 홈네트워킹 서비스는 아직은 초기단계로 가야 할 길이 멀다. 특히 표준화를 통해 제품간 호환성을 확보하는 일은 세계 홈네트워킹업체들의 최대 숙제다.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한 회사의 제품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호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홈네트워킹은 절름발이로 전락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유무선 통신사업자ㆍ가전업체 등 다양한 IT기업들이 홈네트워킹 시장의 확산이라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어 홈네트워킹 서비스는 조만간 급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국내외 선두권 업체들은 홈네트워킹 시스템 상용화와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홈네트워킹 전시장’ 미래생활 미리 체험미래의 가정생활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번 겨울방학에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까운 홈네트워킹 전시장을 찾아보자. 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정보기술(IT)기업들이 자사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홈네트워킹 전시관은 미래 가정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전달하고 있어 산교육장으로 손색이 없다.LG전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LG하이프라자 내에 홈네트워크 전용전시관인 ‘LG드림넷’을 마련해 자사 홈네트워킹 기술의 비전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전시관은 특히 홈네크워킹이 제시하는 미래 가정의 모습을 단순히 관람하는 차원을 넘어 직접 만지고 조작할 수 있도록 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전시관은 거실, 부엌, 헬스케어, 홈오피스, 홈시어터, 침실, 이벤트홀 등으로 구성되며 이 공간들은 PDP TV, LCD TV, 인터넷 셋톱박스, 홍채인식기, 인터넷 냉장고, 인터넷 세탁기 등 첨단 디지털 가전제품으로 채워져 있다.LG전자는 이곳을 통해 언제(Any Time), 어디서나(Any Where), 어떠한 장비(Any Device)로, 모든 서비스(Any Service)를 제공하는 홈네트워크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광대역 유무선 서비스를 통해 연동된 전자레인지, 김치냉장고, 에어컨 등 첨단기기들을 노트북이나 개인정보단말기(PDA)를 이용해 직접 모니터링하거나 제어해 볼 수 있다. 특히 64인치 디지털TV, 인터넷 노래방, DVDP가 설치된 이벤트홀은 최신 극장시설이 부럽지 않은 고품질 음향과 영상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삼성전자도 서울 논현동에 160평 규모의 홈네트워크 전시관을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홈네트워크 제품과 빌트인 가전제품, 시스템에어컨, 홈시어터 등을 첨단 디지털 제품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자사의 홈네트워킹 기술인 ‘홈비타 솔루션’은 휴대전화ㆍPDAㆍPCㆍ홈패드의 유무선 기능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집안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전기전자제품을 자유자재로 원거리에서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또 휴대전화로 방문객을 확인하거나 방과 후 귀가하는 아이들을 외부에서 확인하는 기술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서울통신기술도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본사에 이지온 홈네트워크 전시관을 개관하고 있다. 전시관은 현관, 거실, 안방 등 실제 집안 내부처럼 꾸며져 있으며 터치 스크린 방식의 이동형 홈패드를 이용해 에어컨, 조명, 세탁기 등을 제어해 볼 수 있다.삼성ㆍLG, 자존심 건 한판 시작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기업의 CEO들도 홈네트워킹 전쟁의 전면에 나서 자존심을 건 대결에서의 승리를 독려하고 있다. 구자홍 LG 부회장은 지난 11월25일 홈네트워크 발표회장에 참석해 직접 시스템을 시연해 보였다. “홈네트워킹사업은 장기적으로 LG의 비전을 실현하는 사업”이라는 게 지론이다. 이에 맞서 한용회 삼성 생활가전 총괄사장은 “모든 제품간에 네트워크가 가능하도록 해 소비자들에게 최대한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 삼성의 목표”라고 응수한 바 있다.LG는 백색가전 제품에 인터넷 기능을 추가해 디지털TV와 연결함으로써 가정 내 모든 가전제품을 네트워크화하는 방식의 홈네트워킹 기술을 미래 승부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홈네트워크의 핵심인 디지털TV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인터넷 부가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홈네트워킹시장의 선두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삼성은 IT사업 부문의 역량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구축에서 정보가전과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통합하는 ‘토털 리빙솔루션’ 구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생활패턴에 따라 자유롭게 모드를 설정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차세대 정보가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은 용인 수지지구 삼성아파트 100세대에 홈네트워킹을 구현하고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1,500세대에도 자사의 홈네트워킹 솔루션을 적용하는 등 기술검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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