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대체할 3세대 PC로 ‘부상중’

필기체 . 음성 인식 기능 장착, HP . 후지쓰 등 국내 출시...국내 업체들 개발 착수

1세대 데스크톱PC, 2세대 노트북PC에 이어 3세대 PC가 장안의 화제다. 다름 아닌 ‘태블릿PC’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일단 겉모양은 휴대용 정보단말기(PDA)와 비슷하다. 노트북처럼 접고 펴지 않고 PDA처럼 모니터만으로도 쓸 수 있다. 물론 거치대와 키보드를 달면 데스크톱PC가 된다. 크기는 노트북과 PDA의 중간. 하지만 노트북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컴퓨터다.태블릿PC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디지털펜으로 모니터에 대고 직접 필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종이문서에 필기하듯 쓸 수 있다는 얘기다. 필기한 텍스트를 디지털 잉크로 편집할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도 노트북PC보다 높다.태블릿PC의 운영체제(OS)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XP 태블릿PC 버전이다. 키보드, 마우스, 펜에 이어 음성인식도 가능하다. 한국어 인식은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을 확정한 후 보완하게 된다.지난 11월7일 MS와 컴퓨터, 소프트웨어, 마이크로칩 기업들이 태블릿PC를 발표했다. 빌 게이츠 MS 회장이 직접 태블릿PC의 성능을 시연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태블릿PC를 통해 IT산업은 모바일 컴퓨팅의 흥미로운 시대로 들어섰다”며 “디지털시대를 열어갈 새로운 태블릿PC는 회의시간에 메모 하거나 동료들과 무선으로 공동작업을 할 수 있고, 스크린을 통해 독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뉴욕을 기점으로 미국 전역에서 이뤄진 태블릿PC 제품발표회에는 에이서(Acer), 후지쓰, HP, 모션컴퓨팅, NEC, 타퉁, 도시바 등 하드웨어업체의 제품이 선보였다. 마쓰시타는 태블릿PC를 개발, 파나소닉 브랜드로 공급할 의향을 내비쳤다.태블릿PC는 두 가지 기본적인 디자인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그 하나가 키보드가 부착된 전통적인 랩톱 컴퓨터의 클램쉘(Clamshell) 형태다. 또 다른 디자인은 키보드를 착탈할 수 있는 슬레이트(Slate) 형태다. 두 가지 모두 사무용 PC로 손색이 없도록 디자인됐다. 전력소모가 적도록 디자인한데다 배터리 사용시간이 긴 칩을 꽂았다. 칩은 인텔, 트랜스메타, 비아테크놀로지 등에서 제공한다.태블릿PC는 MS 오피스XP 스위트의 확장버전과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아웃룩 메시징, MS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 그래픽 프로그램 등 핵심적인 오피스XP 애플리케이션에서 디지털 잉크 기능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오피스XP가 장착된 태블릿PC에서 간편한 필기로 e메일 작성, 워드 서류 주석달기,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 등을 작업할 수 있다.이날 빌 게이츠 회장은 태블릿PC용 MS 리더(Reader)도 발표했다. 그는 등 신문, 잡지 등을 태블릿PC로 읽을 수 있도록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이동성·저전력소모·고해상도 등 기능 강화미국에서 태블릿PC가 발표된 직후 국내에서도 제품발표회가 있었다. 한국HP와 한국후지쯔, 그리고 대만 업체인 에이서 등 3사가 태블릿PC를 내놓았다.한국후지쯔의 태블릿PC ‘스타일리스틱’은 무게 1.48㎏에 두께는 2.24㎝다. 충격흡수를 고려한 보호케이스에 40GB 하드디스크와 768MB까지 추가 장착이 가능한 시스템메모리가 내장됐다. 태블릿 도킹에 연결해 책상에 놓고 쓸 수 있고, 무선 적외선 키보드와 무선 마우스 사용도 가능하다.사용 중에도 손쉬운 착탈이 가능해 PC를 도킹으로부터 분리해 움직일 수 있다. 펜과 키보드를 통한 입력 외에도 간편하게 응용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다. 10.4인치 화면을, 시스템을 리부팅하지 않고 90도씩 전환해 볼 수 있다. 전자우편 체크, 전자문서 접속, 필기, 정보 무선공유, 전자책 읽기 등이 가능하다.고용량 리튬이온배터리를 써 컴퓨팅시간을 연장시켰다. 본체와 무선 키보드로 구성된 기본사양의 소비자가격은 297만원.한국후지쯔 PC사업부 이재홍 상무는 “스타일리스틱 태블릿PC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 열방출 기술, 응용프로그램 버튼입력 등의 기능이 있다”며 “펜과 종이의 단순함을 개인용 컴퓨터의 기능성과 절묘하게 혼합시켰다”고 밝혔다.한국HP는 ‘컴팩 태블릿PC TC1000’을 출시했다. 역시 전자펜으로 화면에 필기를 하면 시스템이 필기내용을 인식해 각종 편집문서로 전환해서 활용하거나 수기 내용을 그대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이런 기능들은 기존의 종이문서가 지니고 있는 간편성을 컴퓨팅에 혁신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수기에 더 익숙한 아날로그 세대들과 특정 업무영역에서 더욱 간편하고 편리하게 정보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이런 필기인식 기능을 무선 네트워킹 기능과 결합시켜 사용자들이 필기로 기록한 회의내용 및 각종 기록사항, 전자잡지, 서적 등을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해 효율성과 이동성을 높였다.착탈식 키보드와 도킹 스테이션을 통해 메모장에서 노트북PC로, 일반 데스크톱PC로 자유롭게 변형해 사용할 수 있다. 1.36㎏의 무게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리튬이온배터리로 최대 5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부가 도킹 스테이션은 각종 확장포트와 케이블을 지원하고 FDD와 광드라이브에 필요한 기능을 지원한다.또 보조 모니터를 활용한 멀티 화면과 디지털 잉크기록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태블릿PC를 보기 모드에서 쓰기 모드로 빠르게 전환하는 기능 등을 제공해준다. 한국HP는 일반 고급사용자들과 더불어 필기인식 기능과 이동성을 중시하는 의료 및 제약, 금융, 교육 부문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컴팩 태블릿PC의 가격은 240만원.한국HP 이홍구 전무는 “PC 사용환경이 데스크톱에서 활용성과 이동성을 강화한 무선 컴퓨팅으로 빠르게 바뀜에 따라 고객들은 간편한 시스템 플랫폼에서 다목적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을 요구한다”고 말했다.에이서는 컨버터블형 태블릿PC를 출시했다. 에이서 ‘트래블메이트 C100 태블릿PC’(이하 TMC100)는 휴대하기 편리한 작은 노트북 크기(울트라 포터블타입)이면서 쉽게 태블릿 모드나 노트북 모드로 변환되며 타이핑, 글쓰기 데이터입력이 가능하다. 무게는 1.4㎏. LCD창을 뒤로 접어 깔끔하고 큰 화면에 편하게 쓰기를 할 수 있다.사용자가 화면을 가로, 세로로 바꿀 수 있다. 180도 회전 가능한 LCD창은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된 미팅이나 발표장에서 활용할 경우 효과적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3시간30분 동안 쓸 수 있는 배터리에 추가로 배터리 한 개를 제공해 7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LCD창을 2중으로 감싸는 보호막이 있다.에이서 특허기술인 디스크 충격 방지 시스템을 적용해 충격을 최고 30%까지 감소시켰다. 이 제품은 한국총판인 오앤씨테크놀로지스가 판매를 맡았다.MS 아시아태평양총괄 마이클 로딩 사장은 “태블릿PC가 앞으로 4~5년 내에 기존의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PC불황 타개 여부는 미지수(주)마이크로소프트의 고현진 사장은 “세계 20개국에서 동시에 출시되는 태블릿PC는 노트북의 기능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동시에 새로운 컴퓨팅 환경을 제시했다는 의미에서 노트북의 진화라는 선언적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그는 또 “지금까지 노트북은 모니터를 보면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 손으로 입력했으나 이제는 모니터에 직접 디지털펜으로 입력할 수 있다”면서 “특히 회의나 이동할 때 모니터를 따로 떼어내기도 하고 모니터를 뒤집어서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이동성도 개선돼 서비스 현장에서 효과적”이라고 전했다.그는 또 태블릿PC는 병원의 회진이나 대학(원)생들의 학습, 교수진의 연구발표와 강의는 물론 고차원적인 서비스가 요구되는 곳에서 생산성을 높여줄 것으로 내다봤다.외국업체들에 이어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국내 PC제조업체들도 태블릿PC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일각에서는 200만원을 웃도는 높은 가격이 마케팅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포스트PC 시대의 새로운 기종으로 탄생한 태블릿PC가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PC업계 불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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