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분야 특수 인다” 관련업체들 기지개

미국 국토안보부는 ‘빈사상태’의 실리콘밸리를 되살릴 묘약이 될 것인가.11월25일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이 미국 상하 양원을 통과한 국토안보부 법안에 서명함에 따라 국토안보부 설립이 확정됐다. 부시 대통령은 초대장관에 톰 리지 국토안보국장을 지명했다.이로써 지난 1947년 국방부 신설 이후 55년 만에 이뤄지는 이번 미국 정부 조직개편을 통해 직원 17만명, 예산 380억달러의 초대형 부처가 탄생하게 됐다. 재무부 산하인 비밀검찰부(Secret Serviceㆍ대통령 경호 등의 업무)를 비롯해 해안경비대, 국경수비대, 이민귀화국(INS), 세관, 연방비상관리국(FEMA), 교통안전국(TSA) 등 22개 연방 기관을 거느리게 된다. 지난해 9·11 테러 이후 계속된 보안강화 노력의 결실이다.국토안보부 발족을 앞둔 실리콘밸리 하이테크업계의 표정은 상당히 밝다. 보안시스템을 중심으로 정보기술(IT)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IT산업에 새로운 ‘골드러시’를 만들어낼 것이란 장밋빛 기대도 나오고 있다.시장조사회사인 인풋은 국토안보부 신설로 2003 회계연도에 IT분야 수요가 21억달러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국토안보부 전체예산 380억달러의 5%선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2003 회계연도 IT분야 예산은 740억달러로 추정(미국 정부 전자정보기술협회)되고 있다.국토안보부 예산의 상당부분은 인건비와 시설운영비로 들어가겠지만 보안강화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도 적잖은 자금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공항의 화물검색장비 등은 이미 대규모 발주가 이뤄져 인비전 같은 회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세 배나 늘었고 순익은 무려 50배나 뛰는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보안관련 기술개발에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다. 국토안보부는 첨단국토안보연구사업국(HSARPA)을 설립, 보안분야 첨단기술 개발에 연간 5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는 방위산업 관련 첨단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한 첨단 방위연구사업국(DARPA)을 본떠 만든 조직이다.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MS는 국토안보부 관련 사업을 담당할 부서를 신설, 전담임원을 새로 임명했으며 콜로라도에 있는 동위원소회사인 아이소닉스도 지난 10월 국토안보부 전담부서를 만들었다. 폭발물이나 생화학무기를 추적하는 데 사용되는 동위원소를 팔기 위해서다. 레이시온은 해안경비대 제독 출신의 티모시 조시아를 영입해 항구 정유 및 화학공장, 대중교통, 원자력발전소 등에 사용될 통합보안시스템 공급에 집중하기로 했다.이 시장을 겨냥한 인수도 활발해 L3커뮤니케이션스는 지난 6월 퍼킬엘머의 검사장비사업부를, GE는 9월 이온트랙을, 영국의 스미스그룹은 10월 레인메탈의 X선사업부를, OSI는 11월 앤코어를 각각 인수했다.국토안보산업협회가 설립되고 이 창간됐으며 국토안보연구란 기업은 새너제이에 가게를 열었다. 국토안보부 신설에 따른 특수를 겨냥한 움직임들이다.그러나 국토안보부 신설에 따른 우려도 없지 않다. 특히 경찰이 법원의 허가 없이도 인터넷을 도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이용 기피 현상을 가져와 인터넷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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