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 국산화 ‘첨병’

외국제보다 싸고 성능 손색없어, 시장점유율 10%돌파...아시아지역 수출 추진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윈도 같은 컴퓨터 운영체제(OS) 못지않은 시스템 소프트웨어가 있다. 바로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이다. 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이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다. 현재 국내에서는 MS, 오라클, IBM 등 다국적 기업들의 제품이 판치고 있다.한국컴퓨터통신(www.unisql.com)은 이들 외산에 맞서 국산 DBMS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벤처다. 이 회사가 지난 96년 내놓은 DBMS 제품인 ‘유니SQL’은 올해 국내 시장점유율 10%를 돌파했을 만큼 인기다.DBMS는 세계적으로도 상용화에 성공한 나라가 미국과 우리나라밖에 없을 만큼 원천기술 확보가 어렵다. 90년대 들어 우리 정부 역시 국산 DBMS 개발 프로젝트인 ‘바다’를 추진했지만 상용화하지 못했다.이 회사 강태헌 사장(46)은 “미국은 해외 소프트웨어 시장을 공략할 때 DBMS와 운영체제 업체를 첨병으로 내보낸다”며 “DBMS를 수주하면 여기에 연동되는 응용소프트웨어가 얹어져 3년간 수주액의 10배가 넘는 시장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강사장은 제품가격의 3분의 1 이상이 로열티(기술사용료)로 나가는 외산 DBMS 제품을 유니SQL이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산 제품가격의 70% 수준의 가격경쟁력으로 연간 2,000억원 규모의 국내 DBMS 시장에서 선두업체로 뛰어오른다는 목표다.DBMS 제품의 국산화는 비용절감 외에 또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국가와 기업의 중요한 정보가 외산 제품을 통해 유출될 위험을 막을 수 있다. 강사장은 “유니SQL은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성능 면에서도 결코 외산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 적용범위가 확대되는 XML(확장성 표기언어) 분야에서는 속도와 안정성이 외산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는 것.유니SQL은 교육인적자원부,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법무부, 한국전산원 등 공공부문에서 잇달아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정부 프로젝트에도 뛰어들었다. 행정자치부가 추진하는 232개 시ㆍ군ㆍ구 민원공개시스템의 XML DB서버 구축에 참가한 것이다. 1만80개 학교에 공급되는 학교종합정보시스템도 구축했다.금강고려그룹, 금강기획, 국민은행, SK신세기통신 등 기업들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 등 민수시장에서는 외산 소프트웨어를 선호하는 풍조와 오라클, IBM 등 외국 경쟁사들에 비해 마케팅력 열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난 99년부터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2000년 대만 행정원의 GSN(정부서비스네트워크) 표준 DBMS 구축 파트너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캄보디아와 2,000만달러 규모의 행정전산망사업 계약을 체결하면서 산업동탑훈장도 받았다. 현재 캄보디아를 기점으로 미얀마, 태국, 인도차이나 등을 공략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KT글로벌사업단과 공동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지난 88년 설립된 이 회사는 IMF 때 부도를 맞아 한창 진행 중인 유니SQL 개발을 중단할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6개월 동안 월급을 못 받아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제품개발에 매달렸다. 유니SQL은 98년 중소기업 기술개발제품 우선 구매품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99년에는 이 제품으로 강사장이 소프트웨어 유공자 국무총리상 표창을 받았다. 2000년에는 뉴미디어대상 소프트웨어부문 대상도 수상했다. (02-343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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