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 패스트푸드’… 최고 먹거리로 부상

‘오니기리’는 일본을 본바닥으로 해 태어난 간편음식이다. 손으로 쥔다는 의미의 ‘니기루’란 말에서 이름을 따온 삼각형 김밥이다. 겉포장의 비닐만 벗기면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고 2~3개 정도면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어 밥 먹는데 긴 시간을 쏟지 않는 일본인들의 식습관을 잘 보여주는 먹을거리다.한국의 편의점들에서도 삼각형 김밥이 인기메뉴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최근 오니기리만을 취급하는 전문점 사업이 유망 아이템으로 등장, 외식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오니기리 전문점 앞에 고객들이 장사진을 치는 모습이 부쩍 눈에 띄자 일본 언론은 ‘일본제 패스트푸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며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와 함께 오니기리가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경으로 햄버거, 피자 등과 달리 곡류 등으로 만들어져 칼로리가 낮은데다 이를 건강식으로 인식한 여성과 중장년층 사이에 오니기리 붐이 빠른 속도로 확산된 것을 꼽고 있다.도쿄 디즈니랜드와 인접한 대형상업시설 ‘익스파이어리’의 경우 130개 이상의 입주점포들 중 가장 붐비는 곳은 매장면적 약 6평 규모의 오니기리 전문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장판매만을 취급하는 이 점포는 평당매출이 월평균 170여만엔을 달리고 있으며 오후 9시 폐점 때까지 고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와이라는 이름의 업체가 운영하는 이 오니기리점은 재료와 제조법에서 철저히 최고수준을 고집한다는 것이 특징. 개당 최고 180엔을 받는 16종의 오니기리에 들어가는 쌀은 야마가타현의 영농법인으로부터 조달한 특A급만을 쓰고 있다. 소금은 오키나와산 천일염, 물은 도야마산 천연수 등 일본에서도 고급 식자재로 소문난 것을 사용하면서 맛과 품질을 최대한 높인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쌀·소금 등 재료 최고급만 사용현재 도쿄 일대의 수도권에 12개의 점포를 열어놓고 있는 회사측은 5년 후 100개 점포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며 오니기리를 햄버거에 맞먹는 일본제 패스트푸드로 육성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오니기리의 인기는 대형백화점과 패스트푸드업계에까지 번지고 있다. 식품코너가 즐비하게 들어선 도쿄 시내 대형백화점들에서도 오니기리는 인기 먹을거리로 대접받고 있다.이케부쿠로의 세이부백화점 지하매장에서는 면적 4평에 불과한 포장판매 전문코너에서 하루 4,000여개의 오니기리가 팔려 나가고 있다. 세이부백화점은 오니기리 코너가 소리 없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자 전국 15개 점포에 같은 코너를 설치해 놓고 있으며, 앞으로도 늘릴 방침이다. 이 백화점은 일본 최고로 꼽히는 니가타산 쌀을 재료로 사용하면서 부재료인 채소, 해산물도 고급품을 엄선해 사용한 것이 인기비결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패스트푸드업계에서는 오니기리가 서구식 메뉴에 싫증이 난 고객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대체상품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햄버거체인업체인 퍼스트체인은 지난 5월 도쿄 외곽에 오니기리를 패스트푸드식으로 판매하는 점포를 개설,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46개의 좌석이 설치된 이 점포는 장사방식을 일반 패스트푸드처럼 셀프서비스로 하고 있지만 고객의 20% 이상이 40대 고객일 정도로 중년층의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주력메뉴는 오니기리 2개와 간단한 채소를 곁들인 530엔짜리 세트. 주문을 받은 후 약 20초면 주방에서 조리가 끝나고 고객의 손에 전달할 정도로 초스피드로 처리하고 있다. 햄버거 판매에서 축적된 경험과 일솜씨를 순수 일본식 먹을거리인 오니기리 판매에서도 보란 듯이 접목시키고 있는 것이다.퍼스트치킨 관계자는 “패스트푸드의 주고객인 20대 전후의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점을 주목, 돌파구로 오니기리 사업을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성과가 좋다”고 만족해하고 있다. 일본 언론이 오니기리 전문점의 성공사례로 꼽는 업체는 약 8~9개를 헤아리고 있다. 그러나 건강식의 가치가 돋보이고 고품질화로 고객들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오니기리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외식업체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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