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스플랜펀드, LG적립식펀드, 스마트플랜엄브렐러 등 가입해 볼 만
“환매를 하자니 손해 본 게 아까워요. 내년에는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길 것 같은데 말이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서울 강북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33)의 고민이다. 지난 5월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모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김씨의 수익률은 12월3일 현재 마이너스9%. 원금 5,000만원은 어느덧 4,550만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김씨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전형적인 ‘공격적 성향’의 투자자인 것도 한 이유지만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그의 판단이 들어맞은 것은 지난 연말에 가입한 인덱스펀드(용어설명). 종합주가지수가 500을 밑돌 때 가입을 해서 현재까지 30%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때 수익률이 50%에 근접했을 때 증권사 직원은 환매를 권유했지만 김씨는 오히려 투자금을 더 늘렸다. 애초 그는 인덱스펀드에 돈을 더 넣을 생각을 했지만 증권사 직원이 말렸다. 지수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니 좀더 안정적인 ‘주식혼합형’ 펀드를 추천한 것.“매순간의 수익률 변동에 너무 민감하다 보면 큰 수익을 얻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결론적으로는 직원의 말을 듣는 게 더 좋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제 선택이 옳을 겁니다.”하지만 이번에는 그의 예측이 들어맞지 않았다. 내년 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종합지수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주식 및 채권에 60% 이하를 투자하는 이 주식혼합형 상품에 가입할 당시 기준가(용어설명)는 1,059였지만 이후 지난 7월 1,046까지 회복한 것을 빼곤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0월 초 1,006까지 하락했던 기준가가 최근 주가 반등에 힘입어 1,017까지 상승하자 환매여부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수익률이 조금 회복되긴 했지만 환매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올 연말까지 적어도 100포인트는 충분히 오를 것 같거든요. 12월 말에 5,000만원이 필요하긴 해도 환매를 하고 났는데 오르면 어떻게 해요. 오른 폭이 환매를 안 하고 대출을 받았을 때의 이자율보다 크면 손해잖아요.”1년 이상 여유 갖고 적립식 펀드에 관심김씨의 사례에 대해 정진영 현대증권 대전지점 차장은 “내년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워낙 좋기 때문에 당장 쓸 돈이 아니라면 환매를 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 낫다”면서 “오히려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주식혼합형보다 인덱스펀드 등으로 바꾸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김씨가 당장 5,000만원을 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자 정차장의 설명은 바뀐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채관리”라며 “이런 경우는 아쉽지만 환매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빚을 얻어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데 대해서는 김규대 대한투자신탁증권 압구정 PB센터 부지점장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부지점장은 김씨가 투자한 상품이 인덱스나 순수 주식형 상품이 아닌 주식혼합형이므로 환매를 고려할 이유가 된다고 말한다. 만일 김씨의 바람대로 주식시장이 15% 정도 오르더라도 주식혼합형은 인덱스펀드와 달리 이런 상승폭을 못 쫓아간다.한편 이상화 동원증권 마제스티클럽 팀장은 단기적으로 장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환매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는 “대통령선거 이후에 단기적으로는 장이 좋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환매하는 편이 낫다”고 충고한다. 이팀장은 더군다나 가계대출문제,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 등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불안한 요인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일단 환매를 한 후 불안요인이 제거됐을 때 다시 투자를 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씨의 사례에서 보듯 내년 주식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가 은행 및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ㆍPB) 등 63명의 재테크전문가에게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단기적인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밝은 전망을 갖고 있다는 전문가가 대다수를 차지했다.이렇게 장기적으로 시장을 낙관한다면 저평가돼 있는 바로 지금이 주식형펀드에 가입할 때지만 현재 주식형펀드에 유입되는 자금은 많지 않다. 단기전망이 워낙 불투명하다는 인식이 많은데다 장이 뜨고 난 뒤에야 펀드에 가입하는 ‘뒷북치기’가 일반적인 펀드투자자들의 고질병이기 때문이다.한 증권사 PB는 “주식형펀드를 지켜보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가입은 여전히 MMF나 3개월 미만 채권형상품 등 단기상품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LG투신운용 상품개발팀 류석윤 팀장은 “중장기 시장을 낙관하는 데 동의한다면 길게 보고 지금이 간접상품에 들어갈 적기”라고 말했다.최근 중장기적으로 상승장에 대비하기 위한 펀드 신상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LG투신운용의 ‘LG KOSEF 업종대표주 혼합펀드’는 ETF를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60% 이하 편입해 종합주가지수 수익률을 쫓아가고, 나머지는 업종대표주를 사서 종합주가지수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현대투신의 ‘점프혼합펀드’는 주가 하락폭이 큰 종목 중 재무건전성이 우량한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최근 1년간 최고가 대비 50% 이상 하락한 종목이나 최고가 및 최저가 사이의 30% 이하인 종목 등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이밖에 대형우량주 중심으로 종목을 구성하는 대한투신의 ‘갤롭블루칩바스켓주식펀드’, 저평가 중형주 중심으로 운용하는 서울투신의 ‘크리스탈밸류플러스 펀드’ 등도 중장기 상승장에 대비하는 펀드들이다.이들은 재무건전성이 우량한 기업 중 저평가된 기업에 집중 투자해 이제까지 계속돼 온 약세장에서 저평가된 종목이 많다는 측면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전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1년 이상 장기투자를 할 여유가 있다면 적립식펀드에 관심을 두는 것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다. 적립식펀드는 은행 적금처럼 일정기간 고정된 금액을 투자하면 이를 운용한 뒤 운용수익을 되돌려주는 펀드를 일컫는다. 가장 큰 장점은 이른바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다.고정된 금액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주가가 높을 때는 매입하는 주식수가 줄어들며 반대로 주가가 낮으면 매입주식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평균매입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주식이 비싸면 덜 사고 싸면 많이 사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가능할뿐더러 위험의 분산효과도 있는 셈이다.삼성투신운용의 ‘웰스플랜펀드’ LG투신의 ‘LG적립식펀드’ 대한투신의 ‘스마트 플랜 엄브렐러’ 등이 나와 있다. 종합주가지수를 그대로 따라잡고 싶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ETF는 지수를 사는 것으로, 다시 말해 주식시장 분위기 전체를 사는 것과 비슷한 투자방법이라 할 수 있다.용어설명인덱스펀드종합주가지수 수익률에 연동하는 운용성과를 목표로 하는 펀드를 말한다.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에게 알맞다.기준가펀드에 편입된 주식과 공사채 등을 그날의 시가 또는 약관에서 정한 방법에 의해 평가한다. 이 금액에 채권이자 및 주식배당금 등의 수입을 더해 자산총액을 산출한다. 여기서 펀드운용에 필요한 비용 등을 차감해 순자산총액을 산출한 후 수익증권 총 좌수로 나눠 산출한다. 뮤추얼펀드의 경우는 순자산가치라는 용어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