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 정확한 시장금리 예측으로 1위

찰떡같은 팀플레이가 주효...교보투신 비전파워21C 시리즈 2.3위 차지

‘2002 베스트 펀드’ 채권 부문에서는 조흥투신운용의 ‘베스트옵티맥스중기채권Ⅲ-1’이 1위의 영광을 차지했다. 올해 예측불허의 채권시장에서 유연한 운용전략으로 안정된 수익을 올려 최고의 채권형펀드가 됐다. 2, 3위에는 교보투신운용의 ‘비전파워21C장기채G-2’와 ‘비전파워21C중기채G-2’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조흥투신운용 ‘베스트옵티맥스중기채권Ⅲ-1’위험조정 후 수익률 0.62 유연한 운용전략과 팀플레이 발군올해만큼 채권 펀드매니저들에게 힘든 해도 없었다. 시장금리가 예상을 깨고 들쑥날쑥하면서 채권가격이 요동을 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채권가격은 시장금리에 큰 영향을 받는다.지난해 미국 9ㆍ11테러 이후 반등하던 주가 때문에 올 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정부의 긴축재정 정책으로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실제 금리는 2월 내내 하향세를 거듭했다. 또 3월부터 정부의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미리 반영되면서 금리가 상승세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올리자 시장금리는 거꾸로 갔다.미국에서 불어닥친 회계부정 스캔들이 국내 주식시장을 강타하면서 채권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 본격적인 채권랠리가 시작됐지만 예상외의 결과에 펀드매니저들이 당황했고, 시황만큼 높은 수익을 거둔 펀드들이 드물었다. 최근에는 금리보합 상태가 지속되면서 펀드수익률을 끌어올리기가 더욱 힘들어졌다.이런 예측불허의 상황에서 조흥투자신탁운용의 ‘베스트옵티맥스중기채Ⅲ-1’은 정확한 시장금리 예측으로 2002년 “베스트펀드’ 채권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얻었다. 김형호 채권운용1팀장은 “수익률이 높은 펀드들이 많아 1위를 차지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올해 채권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했던 점에서는 자격이 충분하다”고 밝혔다.베스트 옵티맥스중기채Ⅲ-1의 현 설정액은 110억원이며 1년 누적수익률은 7.12%. 설정일은 2001년 2월8일이며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공공 펀드. 현재 편입종목은 국채 18%, 통안증권 77%, 국민카드 CP 5% 등으로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과 우량 카드채만 갖고 있다. 비록 최고의 수익률을 거두지는 못했으나 안정적인 운용전략으로 빛난 펀드다.금리상승 시점이라 할 수 있는 올 3월까지 금리상승에 영향을 덜 받는 단기회사채 위주로 운용해 채권가격의 손실을 최소화했다. 단기채권의 경우 장기채권에 비해 금리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또 변동금리부 회사채를 편입해 국공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금리가 정점을 이룬 지난 3월, 시장에서 금리상승에 과도하게 베팅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오히려 금리하락에 초점을 둔 반대 포지션을 취해 상당한 이익을 실현했다. 이때 투자자들이 단기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도록 직접 투자자들을 찾아다니면서 편드의 운용전략을 설명했다. 또 최근 금리보합세에서는 가치분석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채권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춰 운용해 왔다.이렇게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조흥투신 채권운용1팀의 찰떡같은 팀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팀장을 비롯해 신재철 매니저, 이윤석 매니저의 책상은 서로 마주보고 있거나 붙어 있다. 김팀장은 “2년 넘게 같이 호흡을 맞춰 이제는 상대방의 숨소리만 들어도 시황이 어떤지 알 수 있다”며 “전략수립, 펀드운용, 재조정 등 서로가 역할을 분담하고 있지만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서로의 자리를 보완할 수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얼마전에는 3명 모두가 CFA 2차시험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2000년 9월 함께 공부를 시작해 모두 CFA 1·2차시험에 합격한 것. 점심시간이나 장이 끝난 시간 틈틈이 같이 모여 스터디를 한 결과다. 김팀장은 “우리 팀의 경우 회식 대신 스터디를 하는 분위기”라며 “업계에서는 ‘드림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활짝 웃었다.2위/교보투신운용 ‘비전파워21C장기채G-2’위험조정 후 수익률 0.51 공격적인 투자와 손절매 돋보여2002년 ‘베스트펀드’ 채권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교보투신운용의 ‘비전파워21C장기채’는 눈에 띄는 수익률로 주목받는 채권펀드다. 1년 누적수익률 7.68%로 3위 ‘비전파워21C중기채의 7.91%에 이어 수익률부문에서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올해 각종 채권형펀드의 평가에서 꾸준히 수위를 기록할 만큼 화제를 몰고 다녔다. 이처럼 교보투신의 시가채권형펀드 수익률이 업계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리스크가 없는 자산인 국고채, 통안채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 펀드를 집중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이철진 매니저는 “신용위험을 철저히 배제하고 펀드의 듀레이션(채권상환 평균기간)도 만기와 동일하게 구성해 금리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며 “과감한 선물거래를 통해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로 이끌었다”고 말했다.또 “실제 2년이 넘도록 업계 수위의 수익률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그만한 선물거래 노하우가 숨어 있는 것”이라고 밝힌다. 실제 이 펀드는 유동성에 제한이 없는 국공채가 편입종목의 대부분이다. 국공채가 전체 80%, A급 회사채 10%, A2급 카드채 10% 등 우량 자산으로 구성해 신용위험을 최소화했다.높은 수익률 때문에 시중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교보증권 외에도 7~8개의 타 증권사들도 이 상품을 팔고 있다. 처음 300억원에서 시작해 현재 1,000억원 이상으로 규모가 커졌다.교보투신의 채권운용팀을 이끌어가는 박인진 팀장은 또 다른 강점으로 ‘유연성’과 ‘팀워크’를 꼽는다. “올해 5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강세장에 일찍 대처했던 결과”라며 “선물 트레이딩, 파생상품 거래, 스프레드 거래 등 다양한 형태의 파생상품에 투자해 초과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장점”이라고 밝혔다.또 “과감한 선물투자가 위험으로 연결된다는 오해가 퍼져 있다”면서 “하지만 확실한 로스컷(매입단가보다 20~30% 정도 떨어지면 손실을 무릅쓰고 내다팔도록 하는 제도)으로 손실은 최소화하고 투자의 방향성이 일치했을 때는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이 추가 수익을 내는 비결이었다”고 덧붙였다. 시황이 불안정할 때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는 대형 투신사에 비해 다져진 팀워크로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게 박팀장의 자랑이다.현재 교보투신 채권운용팀의 인원은 모두 8명. 활달한 팀 분위기로 장이 끝나면 웃음꽃이 핀다. 매일아침 모여 시황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장중에라도 수정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모인다. 한 달에 3~4번은 외부인사들을 초청, 세미나를 개최해 조언을 구하고 있다. 두세 달에 1번씩 팀원들과 워크숍을 가지고 있다. 박팀장은 “정답을 모르는 이 세계에서 고집이나 아집은 통하지 않는다”며 “슈퍼맨 1명보다 모두가 합쳐 80~90%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3위/교보투신운용 ‘비전파워21C중기채G-2’위험조정 후 수익률 0.44 선물거래로 수익률 ‘으뜸’3위 역시 교보투신운용 ‘비전파워21C중기채G-2’가 차지했다. 이 펀드는 실현 수익률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올 7월에는 1년 누적수익률이 9.8%에 달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보였다. 최근 금리보합 상태가 지속되면서 다소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태.이철진 매니저는 “올해 상반기에는 금리가 빠지면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며 “하반기에 횡보국면이 지속되면서 수익률을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2위 ‘비전파워21C장기채G-2’와 만기일을 제외하곤 운용전략은 똑같은 상품. 신탁재산 중 60% 이상을 채권에, 나머지는 A3등급 이상의 우량 기업어음이나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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