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스타일은 달라도 결과는 ‘대박’

인디펜던스, 디스커버리는 '정확한 시황판단' , 템플턴그로쓰 주식은 '가치주 투자' 덕 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인디펜던스주식형1’(평균설정액 795억원)과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평균설정액 1,692억원)이 가 선정한 ‘2002년 베스트 주식형펀드’ 부문에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템플턴그로쓰주식5’(평균설정액 60억원)가 차지했다.1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인디펜던스 주식형 1’위험조정 후 수익률 0.37 정확한 시황 판단 ‘적중’이번 조사에서 주식형펀드 부문 1위와 2위를 휩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98년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인 ‘박현주 1호’를 선보이며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끈 회사. 당시 연수익률이 무려 100%가 넘으며 간접투자 붐을 이끈 바 있다. 1위를 차지한 인디펜던스주식형1의 상대위험조정수익률(이렇게 선정했다 참조)은 0.37이며 연간수익률은 53.87%를 기록했다.이 펀드를 운용하는 주식운용1팀의 손동식 주식운용본부장은 “주식시장의 흐름을 잘 읽은 것이 좋은 성적을 올린 비결”이라며 “예컨대 미국 9ㆍ11테러가 발생했을 때는 경기민감주 비율을 높였고, 올해 종합지수가 1,000이 넘는다고 모두 예상할 때는 경기방어주를 편입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테러가 발생한 이후 종합지수 500선이 무너지며 추가하락이 염려될 때 손본부장은 반대로 경기가 곧 회복할 것을 예상하고 삼성전자, 삼성SDI, 현대차와 같은 지수관련주를 매수했다.이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아 향후 주가지수가 940까지 상승하면서 펀드의 수익률을 높이는 ‘일등공신’이 됐다.특히 테러 당시 수출이 위축될 것이란 예상 때문에 1만원대에 머물던 현대차는 이후 5만원으로 상승해 주식운용1팀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반면 지난 4월 종합지수 940을 정점으로 하락세가 완연하던 올해 3분기에는 삼성전자, KT, SK텔레콤, 포스코와 같은 경기방어적 성격을 갖고 있는 대형주의 편입을 늘려 수익률 방어에 나섰다.이어 올해 4분기에는 내년의 전망이 좋은 삼성전자, 포스코, LG전자, LG화학 등을 주로 매매하고 있다.주식운용1팀은 손본부장 외에 박진호 과장, 김성우 과장, 김지웅 조사역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손본부장은 종합지수 변동폭이 300포인트를 넘을 만큼 유달리 변화가 심했던 올해 주식시장을 잘 읽을 수 있었던 데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투자원칙이 한몫을 했다고 설명한다.큰 원칙은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한 수익률을 올리는 것. 수익률 1위를 기록한 펀드의 운용방식치고는 소박해 보이지만 손본부장은 “주식시장에서 욕심을 내면 손해 보기 마련”이라고 설명한다. 안정적인 수익률 획득에는 ‘투자유니버스(Universe)’에 편입된 종목 위주로 운용을 한 것이 주효했다. 편입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첫째, 저평가된 종목이며 앞으로 상승 가능성이 있는지와 둘째, 재무위험은 크지 않아야 하며 셋째, 시장에서의 선도적 위치, 수출규모, 기술력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손본부장을 비롯한 운용역들은 일주일에 적어도 이틀 이상은 투자대상 기업을 방문하고 있다. 위의 기준에 맞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좋은 종목을 남들보다 먼저 산 것이 수익률 상승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손본부장은 “1,0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는 것은 분명히 주목할 만한 사례”라며 “오랜동안 꾸준히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인 마젤란 펀드와 같은 펀드로 크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2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위험조정 후 수익률 0.28 선취형펀드 성공적 정착 ‘자부심’미래에셋자산운용의 ‘디스커버리주식형’ 펀드가 ‘인디펜던스주식형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상대위험조정수익률 및 연간수익률은 각각 0.28과 41.39%였다. 지난해 7월 설정된 이 펀드의 설정액은 12월2일 현재 2,731억원이다.이 펀드를 운용하는 김태우 주식운용2팀장은 “운용방침은 향후 경기를 전망하고, 편입 종목을 결정하는 전형적인 톱다운 방식”이라며 “특히 올해 종합지수가 900을 넘었을 때 1,000 이상은 힘들다고 보고 이후 경기방어주를 대거 편입한 점이 수익률 방어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올 들어 김팀장은 지난해 한 번도 매매한 적이 없는 한국전력을 펀드에 편입시키기도 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쉽게 표현해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전기는 쓸 것이라는 생각에서다.주식운용2팀은 김태우 팀장 외에 김관오 과장, 임성호 조사역 등 세 명으로 구성돼 있다. 주목할 점은 디스커버리주식형 펀드는 환매수수료가 없는 대신 수수료를 미리 떼는 선취형펀드라는 것.따라서 출시 전만 해도 주식시장의 부침에 따라 개인자금은 빈번히 이동할 것이며 이는 펀드매니저의 운용을 어렵게 할 것이란 점에서 성공여부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김팀장은 이런 우려를 씻고 국내에 선취매펀드를 정착시켰다는 데 자부심이 대단하다. 아울러 서민의 돈이 모인 ‘대중펀드’를 운용하는 만큼 책임감도 크다.“2,000억원의 자금 중 법인 자금은 600억원도 안됩니다. 나머지는 개인고객의 자금이죠. 투자한 주주수로 나누면 개인당 평균투자금액은 2,000만원 정도입니다. 서민들의 자금이 모여 이런 좋은 결과를 낳은 데 대해 앞으로도 종목발굴에 더욱 주력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3위/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템플턴그로쓰주식5’위험조정 후 수익률 0.25 ‘가치주 투자’최대 강점3위를 기록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템플턴그로쓰주식5’의 상대위험조정수익률은 0.25. 연간수익률은 46.52%를 기록했다. 12월2일 현재 설정액은 148억원. 오성식 주식운용 총괄상무는 “올해 4월까지는 이해균 박사가 운용을 했다”며 “이박사의 이직 후에 맡아 운용을 했으니 나의 공은 절반인 셈”이라고 겸손해했다.프랭클린템플턴은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가치주 투자에 일가견을 갖고 있는 템플턴과 성장주에 강점이 있는 프랭클린이 합병해 만든 회사다. 지난 2000년 굿모닝증권의 지분을 프랭클린템플턴이 인수하며 국내 최초의 순수 외국계 투신사가 됐다.템플턴그로쓰주식5의 투자 스타일은 가치주에 강점이 있는 템플턴의 투자성향에 가깝다는 것이 오상무의 설명이다. 때문에 지난 98년 이후 IT 주식 등 성장주가 강세를 보일 때는 수익률 저조로 인해 고생을 했다.“우리의 기준에 의하면 그러한 주식은 편입을 시킬 수 없었습니다. 이후 거품이 제거되면서 가치주가 각광받자 수익률이 되살아난 것이죠. 계속 우리를 믿어준 고객과 경영진 덕분입니다.”이후 펀드에 편입돼 있던 신세계, 농심, LG마이크론, 태평양 등의 내수주들이 급등하며 펀드수익률을 높이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프랭클린템플턴의 종목선정 원칙은 철저한 ‘바틈업’ 방식을 고수한다. 즉 시장예측보다 종목별로 접근해서 저평가 여부를 따져본 후 매매를 하는 것이다. 일단 매수한 종목은 목표한 주가에 도달하면 주가가 더 상승할 듯해도 과감하게 매도를 한다.종목분석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2주. 이후 아무리 좋아보여도 매수목표가보다 높으면 매수하지 않는다. 이외에 중요한 원칙은 주식시장 전망이 좋지 않아도 펀드 내 주식의 편입비율을 급격히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이미 채권과 주식에 어떤 비율로 투자할 것이냐를 결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주식비율을 줄이는 것은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시장을 예측하지 않는 저희 방식이 성공할 수 있냐고요? 과거 통계를 보면 단기적으로 한두 번은 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종목분석을 위주로 투자하는 방식의 수익률이 더 높았습니다.”이와 더불어 오상무는 프랭클린템플턴의 매매회전율이 높지 않음을 강조한다.“국내 펀드의 평균매매회전율은 연간 300%에 육박합니다. 자주 매매를 한다는 뜻이죠. 하지만 저희는 40% 미만입니다. 일단 선정한 회사는 최소 몇 년간은 지켜봅니다. 회사에 일시적으로 불리한 환경이 생기더라도 매도하는 일은 드물죠. 장기투자가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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