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2.8% ‘최악의 시나리오’ 피할듯

2003년을 맞으면서 미국경기의 이중침체(Double-Dip)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거세다.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이번에 미국경기가 회복하게 된 배경부터 살펴보는 것이 순서인 것 같다. 아직까지 경기저점이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3개월 평균주가상승률, 채권시장에서 형성되는 장단기 금리스프레드 등 미국경기를 파악하는 방법을 종합해 보면 이번 경기는 2002년 1/4분기를 저점으로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추정된다.종전과 다른 점은 이번 경기회복은 수출과 기업의 설비투자가 아니라 ‘부의 효과’(Wealth Effect)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의 효과라 하는 것은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상승할 경우 소비성향이 높은 자산소득이 늘어나 민간소비가 증가하고 이를 통해 경기가 회복되는 현상을 말한다.다행스러운 점은 2002년 10월 중순 이후 뉴욕시장의 움직임이 전형적인 ‘트레이더 장세’(Trader’s Market)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트레이더 장세라는 것은 주가변동성이 심한 점을 겨냥해 시장참여자들이 매수와 매도 공방을 치열하게 전개해 투기이익을 얻는 시장을 말한다. 과거의 경험을 보면 트레이더 장세가 나타날 때는 미국증시가 추세적으로 전환된 적이 많았다.그동안 미증시를 짓눌려 왔던 불안요인들도 해소되고 있다. 무엇보다 2002년 미증시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던 미국기업들의 분식회계 파동이 일단락됐다.미 기업실적 지난해 3/4분기 고비 개선돼우루과이, 브라질에 금융지원이 잇따르면서 최악의 상황에 몰렸던 중남미사태도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다. 그동안 미 금융기관들은 중남미지역에 대한 대출로 중남미 사태의 진전 여부에 따라 부실채권이 우려됐다.미국기업들의 실적도 2002년 3/4분기를 고비로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미증시에 영향력이 있는 대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미 달러화 가치도 새 경제팀의 수장인 존 스노 재무장관이 ‘강한 달러화 정책’을 재천명함으로써 최소한 미증시 내에서 자금이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결국 갈수록 기초여건은 개선되고 있으나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등 불확실성 요인도 만만치 않아 미국경기가 이중침체되거나 회복된다고 쉽게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때 미국 경제주체들이 현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경제활동을 하느냐가 미국경기 향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만약 미국 경제주체들이 이라크와의 전쟁 등으로 현 상황을 극단적으로 비관해 경제심리마저 위축될 경우 미국경기는 우려한 대로 이중침체에 빠지게 된다. 이 문제는 비단 미국경제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모든 국가에 해당된다. 시간이 갈수록 한 나라의 경제성장에서 그 나라 경제주체들의 경제하고자 하는 심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예측기관들은 미국경제가 2003년에는 2.8%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