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 가운데는 유종일·김대환 교수 활약 두드러져, 일부는 이미 입각설 나돌아
노무현 당선자의 경제분야 인재풀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당내 경제통들이고, 다른 하나는 진보적 성향의 경제학자들이다. 당내 경제통들이 전면에 나서서 노당선자를 밀착 보좌했다면 40여명으로 구성된 외부 소장파 경제학자그룹은 경제정책 아이디어를 내는 등 물밑에서 도왔다.하지만 이들 모두가 이번 대선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다. 개인의 역할이나 당내 영향력 정도에 따라 기여도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렇다면 노당선자의 경제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실세그룹에는 누가 포함될까.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당내 경제브레인 3인방의 한 사람으로 불리는 정세균 선거대책위 정책기획위원장을 들 수 있다. 정위원장은 선거과정에서 노당선자의 개인경제특보 역할을 수행했을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미국 페퍼다인대 MBA를 마쳤고, 대기업 임원과 국회재정경제위 간사, 민주당 제2정조위원장 등을 지냈다.정위원장이 노당선자와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경제관이 상당부분 일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위원장은 의정활동을 하면서 법인세 인하, 출자총액 제한제도 완화 등에 대해 소신 있는 입장을 개진했다. 이번 대선을 통해 노당선자의 경제정책 마련에 깊숙이 개입했고, 각종 경제 관련 토론회 등에 노당선자를 수행하며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정위원장을 경제수석 1순위로 거론할 정도다.정의원, 개인경제 특보역할강봉균 의원 역시 이번 대선을 통해 확실한 민주당 내 경제통으로 자리를 굳히며 노당선자의 경제정책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경제관료로 잔뼈가 굵었으며 이번 대선과정에서 재경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한국개발연구원 (KDI) 원장 등을 거치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문단이 만든 경제정책을 최종적으로 검토하는 등 노당선자의 경제 관련 공약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정책본부 산하 정책조정실을 이끌며 공약의 소요예산과 재원 등을 면밀히 검증하는 역할도 담당했다.이와 함께 각종 토론회의 경제분야 예상질문과 답변서를 작성하는 등 실무적으로도 많은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노당선자 약시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의원에게 경제에 대해 많이 배웠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 경제부처 장관으로 오르내리지만 이미 재경부 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김효석 제2정조위원장 역시 이번 대선과정에서 노당선자의 당선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쳐 경제분야 빅3의 한 명으로 꼽힌다.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미 조지아대 경영학 박사 출신인 김위원장은 중앙대 경영대학장 등을 역임했고, 16대 국회에 진출했다. 각종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노당선자 입장을 설명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등 노당선자의 경제관을 전파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위원장은 또 정부가 내놓는 경제정책을 검토해 선대위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 있을 경우 자신의 의견을 활발히 개진해 정부와의 입장차이를 줄이는 데 한몫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을 지낸 이력 등으로 인해 차기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 입각이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원외의 자문교수단 가운데는 유종일 KDI국제대학원 교수와 김대환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가 눈에 띈다. 이번 대선과정에서 노당선자 경제정책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전면에서 활동하기보다 물밑에서 경제정책을 다듬고 노당선자에게 이를 제안하는 역할을 담당했다.유종일 연구위원은 이번 대선과정에서 노당선자 캠프에 참여한 학자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동생인 유연구위원은 경제분야 공약개발에 깊숙이 개입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특히 그는 경제 관련 공약개발 별동대를 이끌며 노당선자의 ‘7% 성장론’ 아이디어를 냈던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상속 및 증여세에 대한 완전포괄주의 과세, 금융계열사 계열분리청구제도 등도 유종일팀에서 나온 성과물로 꼽힌다.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매사에 신중하며 선진 경제지식으로 무장해 노당선자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차기정권에서 경제 관련 부처나 기관에서 상당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만큼 노당선자의 신임도 확실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경제학계에서 소장학자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혀온 김대환 인하대 교수는 경제일반 분야에서 노당선자를 도왔다. 자문교수단의 일원으로 경제분야의 현안과 해결책을 내놓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아울러 공기업민영화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노당선자에게 해법을 제시하는 등 막후에서 적잖은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노당선자는 이번 대선을 치르며 당내 경제전문가와 외부 소장파 학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경제공약을 제시했고, 각종 토론회에서도 이들의 논리와 의견을 적극 수용해 진보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경제 관련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았다.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특정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분야를 나눠 역할을 분담시키는 시스템을 통해 특정 인사에게 힘이 쏠리는 것을 방지했다는 후문이다. 당내 인사 중에서 앞에서 열거한 3인방 외에 남궁석 의원, 허운나 의원, 장재식 의원 등 경제전문가 출신들로부터 고루 의견을 들으며 경제 관련 정책을 최종 조율했다.돋보기 / 경제정책 이론 뒷받침한 소장학자들윤원배·장하원교수 ‘핵심멤버’이번 대선기간에 노무현 당선자 캠프에서 경제정책의 이론을 뒷받침한 사람들을 꼽으라면 단연 소장학자군이 거론된다. 김대환 인하대 교수를 중심으로 짜여진 경제분야 자문교수단은 대체로 40대의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학자들이 주류를 이뤘다.이들은 분야별로 노당선자와 함께 일주일에 한두 차례씩의 만남을 통해 경제정책을 가다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등 실질적으로 경제정책의 한축을 담당했다. 멤버로는 김대환 교수 외에 윤원배 숙명여대 교수, 장하원 한국개발원(KDI) 국제대학원 교수, 신봉호 서울시립대 교수, 윤성식 고려대 교수, 서동만 상지대 교수, 김병준 국민대 교수 등이 포함돼 있다.당 내에서는 한국일보 경제부장 출신의 이병완 정책위 부위원장과 김영용ㆍ김정수ㆍ정만호 수석전문위원들이 경제정책을 가다듬고 관련 연설문을 작성하는 등 막후에서 많은 활약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