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나아가 세계경제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지표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시장의 향방을 꼽고 있다. 그러나 정작 IT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세계적인 IT 전문조사회사인 IDC는 2003년 시장을 낙관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모건스탠리도 IDC와 마찬가지로 장밋빛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메타그룹은 “2003년 IT 분야에 대한 예산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한마디로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가트너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IDC는 자사의 애널리스트 7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에서 2003년 전세계 IT 시장이 2002년보다 6%가 증가한 1조9,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정보시스템 및 통신 분야를 합친 것이다.IDC는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미국의 IT 지출이 2002년 3분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을 제시했다. 2002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 가량 늘어났다는 게 IDC의 분석이다.모건스탠리가 최고재무책임자(CFO) 매거진과 공동으로 조사한 보고서도 IDC의 전망에 동조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03년 기업의 IT분야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대기업들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일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보다 두 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가트너그룹은 2003년 IT 시장을 어둡게 보고 있다. 가트너그룹이 2002년 11월 플로리다에서 열린 ‘가트너 심포지엄ㆍIT 엑스포’에 참가한 846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기업의 2003년 IT 예산은 231억3,9000만달러로 2002년의 231억4,500만달러에 비해 소폭(0.03%)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전반적인 IT경기 향방에 관계없이 2003년 호조를 보일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스토리지(데이터저장장치)와 네트워크장비, PC나 서버 등이 2003년 높은 성장세를 보일 분야로 손꼽고 있는 것이다.IDC는 보고서에서 스토리지(정보저장장치)나 네트워크장비는 20% 이상의 고도성장을 기록하고 PC나 서버도 10%를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IDC는 미국 PC 시장이 2002년 3% 성장한 데 이어 2003년에는 7.1%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시장은 2002년 1.6%, 2003년 8.3% 성장해 사상 최대인 1억4,700만대의 PC가 팔릴 것으로 추정했다.가트너 조사에서도 유망 분야로 스토리지, 네트워크장비, 리눅스 서버, PC 등이 손꼽혔다. 소프트웨어 쪽에서는 어플리케이션 통합 솔루션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나타났다.또 정부 시장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정부의 2003년 IT 관련 예산은 524억달러로 전년 대비 46억달러나 많다. 그동안 국토안보부 신설 등으로 집행이 억제돼 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 수요 증가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