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의 ‘뻥 뚫린 도로’유적답사 가뿐

글ㆍ사진/유연태 여행작가 kotour21@hanmail.net충주를 중심으로 한 충청북도의 중원 지방 여행이 한결 쉬워졌다. 지난해 12월20일 여주에서 구미까지 이어지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중 여주-충주 구간이 개통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통행이 가능해진 중부내륙고속도로의 여주-충주간 연장길이는 41.6㎞이며 중간에는 장호원나들목, 노은나들목 등 두 개의 인터체인지가 만들어졌고 터널도 두 개나 뚫려 있다.월악산국립공원이나 수안보온천지구, 속리산국립공원, 문경시 등지로 여행을 하고자 할 경우 이 고속도로는 시간과 기름값 절약 등의 유쾌한 선물을 여행자들에게 안겨준다. 시멘트포장을 한 고속도로이고, 최고속도는 시속 100㎞로 제한된다. 아직은 통행차량이 너무나 뜸하기 때문에 한적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영동고속도로 이천나들목을 지나 가남분기점을 만나면서 여주-충주간 중부고속도로 여행은 시작된다. 장호원, 노은나들목을 지나면 충주나들목이 나오고 고속도로는 그곳에서 끝난다. 나머지 충주-상주 구간은 수년 후에나 개통될 전망이다.충청북도는 한반도의 중원을 차지하는 지방이다. 그중에서도 충주시, 제천시, 단양군이 중원의 핵을 이루고 있으며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사람들이 터를 잡은 고을들이 전개된다. 이 같은 지리적 특성으로 삼국시대 때 이들 지역은 세력쟁탈의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기도 했고 당연히 산성이나 탑 같은 유적들이 많이 산재한다. 중원이란 ‘넓은 들 가운데’라는 의미와 ‘나라의 중심’ ‘천하의 중심’ 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이 지방 사람들은 해석한다.충주나들목을 나가면서 중원지방 문화유적 답사여행이 시작된다. 곧장 가금면의 탑평리로 가면 통일신라 때 세워진 높직한 7층석탑을 만난다. 이곳 주민들은 탑평리 7층석탑(국보 제6호)을 곧잘 ‘중앙탑’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통일신라 때 이곳이 나라의 중앙임을 상징하기 위해 탑을 세웠다는 유래에서 비롯된다. 탑평리 7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가운데 유일하게 7층 구조를 갖고 있으며 높이는 14.5m로 가장 높다. 7층석탑 옆에는 중원향토민속사료전시관(043-855-4429)도 들어서 있다. 2개의 역사실, 2개의 민속실을 갖춘 전시공간이다.반면 충주시내를 거치지 않고 곧장 수안보로 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상모면 미륵리의 미륵리사지를 먼저 답사하고 수안보온천지구로 들어가는 것이 올바른 여행 순서다. 수안보온천지구 우회로를 타고 문경지방으로 향하다가 곧바로 월악산국립공원지구로 이어지는 597번 지방도가 왼편에 나타난다. 지릅재라고 하는, 제법 꼬불꼬불한 고개도 넘으면 국립공원 매표소도 나타나고 미륵사지 입구에 닿는다. 그 입구에서 좌회전, 계속 길을 따라가면 제천의 송계계곡과 덕주사로 가게 된다.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여겨지는 미륵리사지는 창건 연대나 내력, 사원의 명칭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절터다. 현재 이곳에는 고려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5층석탑, 석불입상, 3층석탑, 석등 등이 남아 있다.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 미륵리사지는 하늘재, 계립재, 새재에 둘러싸인 험준한 산골짜기에 조용히 들어앉아 답사객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사적 제317호로 지정돼 있다. 겨울철이면 답사객들의 발길도 뜸해서 불상이며 석탑 주변에는 늘 눈이 쌓여 있다.하늘재는 충주시 상모면 미륵리와 경북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를 잇는 고갯길로 해발은 525m 정도다. 신라 마의태자와 누이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안고 금강산으로 갈 때 이 고개를 넘었다고 전해진다. 미륵리에서 하늘재까지는 2㎞, 왕복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하늘재는 신라 8대왕 아달라 이사금이 북진을 위해 처음 뚫은 길이다. 그때가 156년. 삼국사기에도 등장하는 국내 최초의 고갯길이다.온천욕과 숙박을 겸하려면 충주시 상모면의 수안보온천지구로 이동, 그곳에서 여행의 피로를 씻어낸다. 수안보 온천수는 지하 250~700m에서 용출되는 수온 53도의 약알칼리성 물로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좋다고 한다. 수안보온천은 고려시대 기록에서부터 등장하며 조선시대에는 세종대왕의 부마였던 연창위 안맹담, 세조 때 우의정 권남, 그리고 숙종 때의 명유 권상하 등도 이곳을 다녀갔다는 기록이 있다. 수안보파크호텔, 수안보상록호텔, 호텔수안보조선, 와이키키수안보 등 숙박을 겸한 온천시설이 많다.한국도자기의 모회사인 수안보파크호텔은 2002년 7월 리모델링을 끝낸 110여개의 객실과 온천탕, 레스토랑, 연회장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노천탕에서는 월악영봉의 산줄기를 감상하면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수안보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 수안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수안보 온천각 바로 옆에 들어선 수안보상록호텔은 90여개의 객실과 연회실, 그리고 토속음식을 마련한 한ㆍ양식당 및 커피숍, 온천사우나를 갖추고 있다. 온천수에는 참숯과 맥반석을 넣어 피부미용은 물론 피로회복과 스테미너 보완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이용객들에게 인기가 높다.스키를 좋아할 경우 수안보 사조마을 스키장을 찾아가 본다. 충주시 상모면 황산(642m) 계곡에 자리잡고 있으며 1989년 개장 당시에는 오로라밸리로 불리다가 1995년 사조그룹이 인수해 사조마을 스키리조트(043-846-0750)로 이름을 바꿨다. 7면의 슬로프, 3기의 리프트, 스노보드 코스 외에 눈썰매장도 보유, 어린이를 동반한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수안보터미널에서 셔틀버스 운행, 5분 소요.맛집 / 수안보상록호텔 한식당수안보에서는 겨울철 별미로 꿩 샤브샤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수안보상록호텔의 한식당에서도 꿩 샤브샤브 요리가 대표메뉴다. 꿩고기는 기름기가 전혀 없어 느끼하지 않고 특유의 향과 맛으로 인해 한 번 입맛을 들이면 계속 찾게 된다. 이곳에서는 10여 가지의 야채와 버섯, 꿩가슴살 요리, 꿩만두, 꿩깐풍기, 꿩고기를 넣은 부추잡채, 사과국수, 디저트 등을 코스로 즐길 수 있게 했다.충주 소재 꿩사육 전문농장에서 그날그날 싱싱한 꿩고기를 받아온다. 코스요리는 4인 기준 5만5,000원. 아쉽게도 꿩만두국 같은 단품요리는 준비되지 않는다. 이 식당의 또 다른 메뉴로는 오리고기와 죽, 오리만두, 디저트의 코스로 즐기는 오리오향장육이 있다. 4인이 먹을 수 있는 코스요리는 6만원, 2인이 먹을 수 있는 것은 3만3,000원. 좌석수는 163석, 영업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대부분의 신용카드가 통용된다. (예약 043-84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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