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늘고 해외여행 줄이어 ‘띵호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1년. 중국 경제제도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주민들의 생활모습도 크게 변하고 있다. 소득수준의 향상 및 각종 규제 철폐, 국제화 등으로 중국인들의 생활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2002년 중국인들의 생활은 어떻게 변했는지, 대표적인 변화상 10가지를 추적해 본다.성큼 다가선 자가용 시대= 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도시민들 사이에 ‘카라이프’(Car Life)가 형성되고 있다. 주말 교외로 나들이 나가는 청춘 남녀가 늘어났는가 하면 가족 단위 야유회를 즐기는 가정도 많아졌다. 덕택에 교외 유원지에 숙박시설, 식당 등이 성업 중이다.자동차 수입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인하, 중국 내 자동차회사의 잇따른 신형모델 출시 등으로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새해 중국의 승용차판매량은 100만대를 초과, 지난해보다 약 35%가 늘어날 전망이다.소비자는 ‘왕’= 가전제품, 컴퓨터, 휴대전화업체 등은 지난 2~3년간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여왔다. IT뿐만 아니라 의류, 가구 등의 가격도 하락세다. 공급과잉이 낳은 현상이다. 덕택에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를 ‘왕’으로 받들어 모시고 있다. 공급자 주도의 시장이 이제 매입자 주도로 바뀐 것이다.특히 중국 소비자들은 중국진출 선진 외국기업이 생산하는 고급 제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게 됐다. 액정모니터, 벽걸이 TV 등은 이제 중국시장에서 흔한 제품이 됐다.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소비자들은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해외여행 붐= 중국은 해외여행 자유지역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중국인들은 현재 29개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주민증과 신분증을 제시하면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등 여권발급 규제도 대폭 철폐됐다. 또 해외여행사의 중국진출을 허용, 여행상품이 다양화되고 있다.이 같은 조치에 따라 일부 도시에서 해외여행 붐이 일고 있다. 2002년 1~9월 중국인의 해외여행 건수는 1,300만건으로 2001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38%나 증가했다. 이중 순수 개인자격 여행 건수는 769만건으로 50% 정도가 늘어났다.외국계 은행과 거래= 2002년 3월 시티은행 상하이지점이 외국계 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기업 및 일반 주민들을 상대로 영업을 시작했다. 중국인들도 외국계 은행에 계좌를 만들어 거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중국인은 고품질 서비스를 받으며 우대 조건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중국인들은 또 외국계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의 자오상은행의 경우 2002년 12월3일 비자와 공동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카드소지자는 5만위안 내에서 신용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보험상품의 다양화= 2002년 6월 미국 AIG의 자회사인 AIG생명이 베이징에 진출했다. 이 회사의 등장으로 베이징 시민들은 다양한 외국의 선진 보험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외국 보험사는 모두 54개. 이들 중 자격을 갖춘 보험사들이 이미 중국인들을 상대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요즘 신문 등의 언론매체에 매일 새로운 보험상품이 소개되고 있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전국적인 창업물결= 2002년 1~6월 중국 전역에 설립된 사영기업수는 약 20만개. 중국이 WTO에 가입한 이후 하루 약 1,000개꼴로 사영기업이 생겨난 것이다. 특히 2002년 11월 중국공산당 제16차 당대회에서 사영기업 육성책이 발표되면서 창업 붐은 더욱 맹렬한 기세로 번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은 직장 대신 창업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더욱 다양해진 통신서비스= 2002년 5월 중국 통신산업을 거의 독점했던 중국통신이 분할되면서 통신업체간 시장경쟁이 본격화됐다. 중국인들은 5~6개의 통신업체를 골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티에통, 왕통 등 신규업체들은 시장확보를 위해 IP통신 등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개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여기에 일부 중소기업들이 ADSL 등 초고속통신망 사업에 나서고 있어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됐다.납세의식의 고취= 중국정부는 2002년 12월 유명 영화배우인 류샤오칭을 탈세혐의로 구속하는 등 탈세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북한 신의주 경제특구 행정장관으로 임명됐던 양빈 허란춘그룹 회장 역시 탈세로 구속됐다. 중국이 이처럼 탈세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면서 주민들 사이에 ‘탈세=구속’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중국언론에는 요즘 세금을 합리적으로 줄이는 법, 개인소득세 분류 표 등 세금 관련 정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납세의식이 고취되고 있다는 얘기다.황금 개인보유시대 개막= 중국은 2002년 10월30일 상하이에 황금거래소를 설립, 문을 열었다. 이 조치 이후 중국인들은 축재의 수단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다. 개장 첫날 황금 540만㎏이 거래되기도 했다. 거래소를 떠난 황금은 이제 민간에서 활발하게 유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금을 좋아했으나 그동안 국가가 민간거래를 금지시켰었다.새로운 직업의 등장= WTO 가입과 함께 고소득 신규 직종이 탄생하고 있다. 그중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공인재무분석사(CFA). 다국적 기업 및 선진 금융기관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미국에서 CFA 자격증을 취득한 인재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거래 분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변호사도 인기 직군으로 떠오르고 있다.공인보험브로커도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분야. 중국의 은행들이 2억달러 이상의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외국 투자기업에 대해 공인보험브로커 고용을 대출조건으로 제시하면서 공인보험브로커가 귀한 몸으로 대우받고 있다. wood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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