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화물ㆍ기업고객 특화로 1위 넘봐

국내에 자사 항공기 13대 보유 … 직원 1인당 교육비 2,500달러 지원

영화 (Cast Away)에서 특송업체 직원이 주인공(톰 행크스 역)으로 등장한다. 일분일초를 다투며 시간에 쫓겨 사는 주인공이 비행기사고로 무인도에 추락하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무인도라는 낯선 환경에서 주인공이 겪는 다양한 상황들이 관객들에게 쏠쏠한 감동을 가져다준다.이 영화에서 관객들은 단순한 재미 외에도 특송업체에 관한 몇 가지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 시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특송업체의 모토와 모든 배달은 화물전용기로 이뤄진다는 것, 그리고 빨강과 보라색으로 구성된 포장박스 등. 2001년 톰 행크스에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이 영화의 배경이 된 회사가 바로 페덱스다.페덱스는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의 줄임말. ‘물건을 빠르게 배달한다’는 의미로 사전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회사다. 연간 22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세계 211개 국가를 대상으로 국제 특송 배달서비스를 한다.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수만 640여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항공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로도 알려져 있다.노사문제 해결 후 재도약 준비국내 시장에 페덱스가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1988년. 국내 기업 ‘프라이엑스’(Pri-Ex)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해 2000년 9월부터 본사 직영으로 회사를 재정비했다. 페덱스코리아는 페덱스 본사의 한국지점. 본사에서 제공하는 항공 및 지상 서비스를 국내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아시아지역 내 주260회 이상의 항공편을 통해 베이징, 방콕 등 아시아 주요도시로 익일 배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북미지역으로도 현지시간 익일배송, 유럽과 기타 지역에는 24~48시간 내의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국내 특송 시장이 눈에 띄게 커지면서 시장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해외무역이 활발해 국제특송을 이용하는 기업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배송이 주를 이루는 첨단기술산업이 발달한 점도 국제특송사에 유리한 장점이다.최근 인천공항 내 특송센터를 확장했고, 배송차량도 새로 34대를 투입해 142대로 늘렸다. 이 회사의 물류창고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시간당 6,000개의 화물을 분류할 수 있는 2,300평 규모. 한국어 홈페이지와 한국어 항공운송장을 선보여 국내 고객을 위한 맞춤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기존 휴대전화에만 전송해주던 화물 위치정보 문자서비스도 e메일로 확대했다.또 하나 이 회사가 국내 다른 특송업체들과 차별화된 것은 대형화물과 기업고객 위주란 점이다. 13대의 자사비행기와 대형창고를 갖추고 지상운영, 보관통관 등 모든 부문에 걸쳐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의 매출액 중 개인고객들의 서류배달이 차지하는 비율은 5~10%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앞으로 국제간 전자문서 교류가 활발해지더라도 국내 매출에는 큰 타격이 없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특송업체지만 국내에서 페덱스는 DHL에 이어 UPS 등과 함께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 후발주자로 뛰어 들었고, 2001년 말부터 2002년 10월까지 노사문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김영은 과장은 “노사문제가 깨끗이 해결되면서 재도약의 기회를 맞았다”며 “전직원이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페덱스코리아는 외국계 기업다운 독특한 사내문화를 가지고 있다. 직위에 관계없이 서로가 만나면 손뼉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 프로그램으로 상하급자 사이의 긴장을 풀어준다. 직원들의 화합과 사기진작을 위해 상급매니저가 1년에 3~4차례 직접 직원들에게 간단한 아침식사 및 간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파티도 개최하고 있다.또 학벌에 상관없이 공평하게 승진의 길이 열려 있다는 게 특징. 김과장은 “공석이 발생하면 사내 직원들에게 우선순위를 준다”며 “영업직에 있는 고졸출신 사원들이 관리직 부장으로 승진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설명했다.직원 복지제도도 눈에 띈다.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자랑하는가 하면 다양한 사내 교육 외에도 직원 1인당 연간 2,500달러(약 300만원)의 교육비를 지원한다. 또 국제항공협회 소속으로 직원들은 해외항공권 구입시 75~95%를 할인받을 수 있다.C학점 보고서로 세계 최대 특송회사 일궈페덱스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창업한 지 10년이 채 못되어 1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그후 13년 만에 매출규모 100억달러의 기업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설립자 프레드 스미스 회장의 독특한 창립배경이 숨어 있다.페덱스의 사업계획은 1965년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프레드 스미스가 자전거바퀴에서 실마리를 얻어 만들어졌다. 그는 학기말 보고서로 을 제출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미국 내 인구분포의 중심지역에 화물집결지(허브)를 만들고, 모든 화물들을 일단 집결지에 모은 다음 재분류한 후 자전거바퀴살 모양으로 미국 전역에 특급배송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이 보고서는 담당교수가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C학점을 받았다.스미스 회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베트남전쟁에서 돌아와 1973년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를 설립했다. 처음에는 소형항공기 8대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현재 640대의 항공기와 4만9,000대의 화물차로 하루 330만개의 화물을 취급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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