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구조개선’ 69.1%, ‘글로벌화’ 17.6% 순

투자 및 채용은 다소 늘리고, 주5일 근무제 실시 49.2% 응답

계미년 양띠해를 바라보는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진 5%대로 예상되는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3%에서 올해는 3.3%로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내 대표기업들의 CEO는 새해 어떤 사업계획을 갖고 있을까.먼저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경영방침은 ‘수익구조 개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경영전략은’이란 질문에 무려 69.1%가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데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어 글로벌화(17.6%), 사업다각화(8.9%), 구조조정(2.9%), 부채축소(1.5%) 등의 순이었다.하지만 구조조정에 경영의 중점을 두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추진은 하겠다는 답은 의외로 많았다. ‘구조조정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52.3%가 ‘없다’고 답한 반면, 나머지 47.7%는 ‘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구조조정 계획이 있는 기업 47.7%를 대상으로 ‘중점 구조대상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는 고수익구조전환(20%), 인력감축(12.3%), 사업부문 분사(10.8%), 부동산 매각(9.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올해 기업경영에서 또 다른 화두는 투자다. 어느 기업이 어느 정도의 투자를 할지가 업계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2002년 대비 2003년 설비 및 R&D 투자규모’에 대한 물음에 ‘약간 늘린다’는 의견이 44.8%를 차지했다.이에 비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44.8%, ‘약간 줄인다’ 10.4%를 차지했다. 해외투자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이 쏟아졌다. ‘2003년 해외투자 계획은’ 설문항목에 ‘약간 늘린다’(41.3%)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52.4%)가 대세를 이뤘다. 이에 비해 ‘약간 줄인다’(4.8%)와 ‘대폭 줄인다’(1.5%)는 미미한 수준이었다.해외투자 대상국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최근의 지구촌 경제흐름을 짐작할 수 있는데다 향후 한국경제의 파트너로 어디가 적합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해외투자 대상국으로 선호하는 나라’에 대한 질문에 80.3%가 중국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중국에 이어 동남아(9.9%), 미국(4.9%) 등으로 순으로 나타났다.투자의 연장선상에서 신규인력 채용계획도 빼놓을 수 없다. 투자를 하려면 인력이 필요하고, 인력의 뒷받침이 있어야 활발한 기업경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03년 신규인력 채용계획’을 묻는 항목에 ‘약간 늘린다’(49.3%), ‘10% 이상 대폭 늘린다’(1.4%) 등 지난해보다 많이 뽑겠다라고 응답한 기업이 50%를 넘었다. 이에 비해 ‘약간 줄인다’(5.8%)와 ‘10% 이상 대폭 줄인다’(5.8%)는 10%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동결하겠다’라는 응답이 37.7%를 나타냈다. 신사업진출에서는 ‘있다’(48.5%)와 ‘없다’(48.5%)가 같았다.투자를 하려면 자금조달은 필수다. 돈을 확보해야 투자가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방식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자금조달 방식으로 어떤 수단을 이용할 생각인가’라는 물음에 무려 41.5%가 ‘내부자금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최근 기업들이 부채를 줄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고 올해의 경영환경이 다소 불투명하다는 점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어 회사채 발행(30.8%), 은행 등 간접금융시장 활용(9.2%), 해외자금조달(7.7%), 자산담보부증권발행(3.1%) 의 순으로 답했다.최근 경제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북한진출 문제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2003년에 북한의 경제특구에 진출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없다’가 67.2%를 기록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밖에 ‘장기적으로 계획이 있다’(23.9%), ‘올해 진출계획이 있다’(2.9%)라는 응답은 30%에도 미치지 못했다.지난해부터 불거진 주5일 근무제는 어떻게 시행될까. 아니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대할까.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미 시행에 들어갔지만 대기업들은 경제단체 이름으로 그동안 줄곧 반대입장을 개진해 온 터라 관심을 끌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선시행 후보완’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 눈여겨볼 일이다.이와 관련,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2003년에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할 계획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미 실시하고 있다는 답이 36.1%를 차지했고, 반대로 ‘계획이 없다’는 곳도 똑같이 36.1%를 차지해 균형을 이뤘다. 이밖에 ‘실시할 계획이다’(13.1%), ‘2004년 이후 실시할 계획이다’(13.1%)는 의견도 나왔다. 이 문제는 각 주체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한 만큼 앞으로 머리를 맞대고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혼란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처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대표기업의 CEO들은 대체로 2003년을 맞아 조심스럽지만 지난해를 웃도는 투자를 하고 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환경이 급변해 상황이 나빠질 경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지금의 계획에 수정을 가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성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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