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운용 노하우와 금융 지식을 골고루 갖춘 인재는 드뭅니다. 경쟁업체에서도 지원자는 많아도 뽑을 만한 인물이 없다고 입을 모으더군요.”최근 부동산금융 파트 경력사원 모집에 나선 교보생명은 40여명의 지원자 중에서 2명을 채용할 계획이다.하지만 박재성 부동산금융담당 과장은 “회사가 원하는 ‘양수 겸비 인재’를 뽑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털어놓는다. 유학파 MBA, 공인회계사 등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앞다퉈 지원했지만 두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지원자는 거의 없다는 것.수익구조 다변화를 노리는 금융권과 국내외 투자펀드, 리츠상품을 만들어내는 자산관리회사(AMC) 등은 요즘 인력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저금리 기조와 주식시장 불안 속에서 CR리츠의 ‘선전’이 돋보이자 사업범위 확대, 인력확충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과 금융을 두루 아는, 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국내 부동산 시장과 금융 시장은 동떨어진 분야로 인식돼 온데다 접목된 시장이 열린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까닭이다.리츠시장 ‘확대’ 인재확보전쟁 ‘개막’법제정부터 시행에 이르기까지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리츠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투자자의 관심밖에 있던 ‘썰렁한’ 시장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교보메리츠퍼스트CR리츠’의 첫번째 이익배당 이후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교보메리츠퍼스트CR리츠’는 1차배당에서 당초 예상보다 높은 4.01%(6개월)의 배당률을 내놓았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정기예금 금리의 2배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이다. 게다가 주식시장 침체로 액면가 이하로 내려가는 주식이 쏟아진 반면, CR리츠의 주가는 별 흔들림이 없었다. 높은 수익성에 환금성, 안정성까지 갖췄으니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좋은 분위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관련업체들은 서둘러 시장 확대 작업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에 일반공모를 계획하는 CR리츠만 3~4개. 이들 상품의 자산관리회사들은 연 8~10%선의 배당을 장담하고 있다.그러나 문제는 인력 풀.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전문인력의 수도 늘어나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오용헌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팀장은 “도입 초기에는 교수, 연구원 등 학자출신들이 리츠 시장에 얼굴을 내밀었다가 최근 1~2년 사이에 현장인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업체마다 스카우트나 공채를 통해 실무인력을 뽑고 있지만 원활하지 않다”고 전했다.‘리츠 전도사’ 손꼽을 정도특히 역량을 인정받는 부서장급 전문인력은 손꼽을 정도다. 그러나 이들이 시장을 만들고 운영하는 주역인 만큼 지명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지는 상태.리츠메이커 중에서는 김대형 코람코 이사, 오용헌 메리츠증권 팀장, 정규원 리얼티어드바이저스코리아(RAK) 상무, 한진수 맥쿼리프로퍼티 이사 등이 성가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투자 대상 부동산을 선정하는 업무부터 투자자 모집, 상품운용까지 책임진다. 최소 500억원 규모의 상품을 주무르는 만큼 어깨가 무거운 사람들이다.한편 리츠에 출자해 자사 수익을 높이는 역할을 맡은 투자가그룹 중에서는 박재성 교보생명 과장, 신지호 대한생명 부장, 이강성 국민연금관리공단 과장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세밀하게 리츠상품을 따져보고 투자금액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를 대신해 수십, 수백억원의 자금을 집행하는 ‘큰손’인 셈이다.이들 부동산금융전문가는 부동산 또는 금융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부동산ㆍ금융 접목 시대가 열리자 능동적으로 대처, 자신의 입지를 공고하게 만들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앞으로 리츠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자리를 잡게 되면 브레인급에 대한 스카우트가 빈번해지고 이에 따라 억대 연봉자도 쉽게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돋보기 / 부동산금융전문가 되기인력 수요 늘어나 … “기초부터 배워야”외국계 부동산투자회사, 부동산개발회사 등에 각종 자격증을 지닌 고학력자들이 몰리는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나타나기 시작한 새로운 조류다. 부동산 경력자들이 금융권에 진출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게다가 앞으로 자산운용업법이 개정돼 자산운용사와 투자신탁사가 펀드를 조성,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 인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래저래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관련 경력자가 절실한 상황.그러나 인정받는 부동산금융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개 분야를 통찰하는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는 부동산투자회사 및 투자자문사의 기본 요건 중 하나로 ‘전문가 채용범위’를 명시하고 있다.크게 △감정평가사 또는 공인중개사로 해당 분야에서 5년 이상 종사한 사람 △부동산 관련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로 부동산의 투자운용과 관련된 업무에 3년 이상 종사한 사람으로 나뉜다. 물론 이런 요건을 갖춘 사람만 뽑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력이 되는 것만은 틀림없다.이밖에 두 가지 분야 경험과 지식을 동시에 쌓기 위해 은행권에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경력을 쌓거나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다뤄보는 것도 좋다.이도 저도 아니라면 부동산의 기초부터 닦는 게 지름길. 최근 를 펴낸 김희선 부동산114 상무는 “부동산금융 분야는 젊은이 사이에 미래형 직업으로 떠올랐다”고 밝히고 “해당 직업과 관련업체의 성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먼저”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