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 커지면 낭비도 많아진다

● 노스코트 파킨슨 지음/김광웅 옮김/21세기북스/2003년/152쪽/9,000원

‘부하직원 중 한 명에게 병가를 내주었다. 그는 창백해 보였는데 그 이유가 가정문제 하나뿐일까. 또 다른 직원은 기혼인 비서와 사랑에 빠졌고,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두 명의 직원은 서로 말도 안하는 사이인데 아무도 그 이유를 모른다….’A는 이런 생각에 근무시간의 상당부분을 할애한다. 결국은 부하직원 없이 혼자 시안을 작성할 때나 여러 직원의 손을 거쳐 일을 하는 현재나 일의 진도에는 큰 차이가 없다. 물론 누구도 빈둥거린 사람은 없다.저자 파킨슨은 영국의 경제학자로 지난 55년 지에 발표한 ‘파킨슨의 법칙’으로 유명해졌다. 그가 발표한 제1법칙에 따르면 조직 업무의 흐름은 A씨의 사례와 같다.관리자의 수는 해야 할 일의 경중이나 유무에 구애됨이 없이 일정한 비율로 증가한다는 게 파킨슨 법칙의 핵심이다. 바꿔 말하면 일이 줄어도 직원수는 늘어나게 돼 있고 따라서 조직이 커질수록 낭비가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에서 이 개념을 바탕으로 무능과 비효율성으로 얼룩진 현대 조직을 풍자하고 있다.인재선발 방법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면접 위주의 영국식과 필기시험으로 테스트하는 중국식을 두고 두 가지 모두의 문제점을 제시한다. 국내에서 점차 늘고 있는 면접식 채용방식에 대해서는 면접대상자의 배경이 실력으로 혼동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분이 밝혀지는 순간 이미 채용여부가 결정된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반면에 중국식 필기전형은 숫자놀음 때문에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사람도 뽑힐 수 있다고 꼬집고 있다. 저자가 보는 인재선발의 바람직한 유형은 처음부터 대상이 한정되도록 공고를 아주 상세하게 만드는 방식이다.저자는 또 조직의 비대함만큼이나 건물의 외형에 집착하는 것도 비효율성의 상징이라고 설명한다. 태만하고 능력 없는 사람들이 건축물의 웅장함, 크기에 매달린다는 것이다.사람이 늘어나면 조직에는 ‘무능’과 ‘질시’라는 병균도 들끓기 시작한다는 점도 역시 저자의 제1법칙에서 파생된 주장이다.조직이 커지고 승진의 단계가 높아지면서 자신보다 유능한 사람을 축출하려는 관리자들의 노력은 두드러진다. 차기 승진자로 거론되는 사람에 대해 “똑똑한 것 같기는 하던데 … 그런데 그 사람 인간성은 어떤가?” 하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만 고용해 자신의 무능을 감추려는 이 같은 악성 병균은 오늘날까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이 책에 등장한 파킨슨의 논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은퇴에 관한 부분이다. 은퇴는 나이와 관계없이 무능해지는 시점으로 잡아야 한다는 논리로 정년퇴직 3년 전부터 누구나 업무능력이 떨어지게 돼 있다고 단언한다.저자는 세상이 합리적인 곳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순진한 어린이나 교사들에 불과할 것이라고 서문에서 주장하고 있다. 현명하고 뛰어난 사람들로 구성된 진지한 비밀회의는 공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의 장점은 일단 재미있다는 것이다. 학자의 엄숙함보다 날카로운 냉소가 강하게 드러나는 특징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을 접한다면 단지 재미로 봐서는 안될 것 같다. 새 대통령이 뽑히고 새 정부를 기다리면서 반세기 전 한 경제학자가 풍자했던 기존의 무능한 조직과 똑같은 조직으로 신년을 시작할 수 없지 않은가.미국서평 American Empire미국 외교정책의 군사화를 파헤친다● 앤드루 J 바세비치 지음/하버드대학 출판부/2002년/300쪽/29.95달러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시위는 2002년의 한국을 상징하는 하나의 이정표였다. 물론 촛불시위를 반미시위라고 규정할 수 없지만 미국의 정책과 힘에 정면으로, 그것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시위라는 점에서 한국인이 미국에 대해 갖는 정서와 감정이 급격하게 변한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바라보는 오늘날 미국의 모습은 힘센 욕심쟁이다.보스턴대학의 국제관계학교수인 앤드류 J 바세비치가 저술한 는 오늘날 미국의 모습을 과거와 현재의 정책과 전략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글로벌 파워가 행사되는 모든 과정을 지배하는 원칙, 가정과 목표를 재평가하고 전 대통령인 조지 H W 부시와 빌 클린턴의 통치기간 중 일어난 정책과 전략, 그리고 1년 남짓한 현 대통령 조지 W 부시의 정책과 전략을 함께 검토 분석함으로써 미국 외교의 기조를 해부한다.미국의 외교정책은 냉전시대를 전후해 커다란 기조변화가 있었다. 즉 탈냉전 이후에는 무작위적인 군사력 우위 정책이 좀더 치밀한 견제와 억제 정책으로 변했고, 특히 탈냉전 이후에 형성된 행정부들이 ‘개방’이라는 잘 정의된 정책을 고수해 왔다는 것이다. 이 정책은 경제 성장주의에 의해 촉발돼 개방적이고 내부적으로 통합된 국제질서를 촉진, 조성해 결국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의 지위를 영구불멸하게 유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그러나 무역, 자본, 인력의 흐름을 방해하는 모든 장벽을 없애 풍요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도 육성한다는 미명하에 이러한 개방을 자국의 이익에 맞춰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 미국은 상당한 저항과 거부에 직면했고 그것들이 현재 위험수위까지 쌓인 것이다.저자는 최근 미국의 군사력 위협 또한 이러한 거부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이 선택한 손쉬운 방법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즉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이 대화와 타협보다 궁극적으로 힘에 더 의존하게 되면서 이전보다 더 많은 군사력을 행사하게 됐고 그 결과 외교정책이 점차적으로 군사화로 나타난 것이다.그렇다면 구태여 세계의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강제적으로 자신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는 미국의 저의는 도대체 무엇일까. 저자는 그것은 아메리칸제국 프로젝트라고 규정한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제국을 건설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과정을 밟아왔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미국을 비판하거나 혹은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다만 저자는 묻는다. “제국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은 고사하고, 도대체 이러한 모든 것이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인가?”최종옥ㆍ북코스모스 대표 jochoi@bookcosmos.com신간안내돈을 끌어들이는 하루 10분 성공다짐첼리 캠벨 지음/노혜령 옮김/이레/820쪽/1만8,000원‘1년 365일, 매일 한 장씩 읽는 책.’ 언뜻 성경책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이 책은 일종의 재테크 안내서다. 물질적 부와 정신적 풍요로움에 이르는 방법을 365개의 이야기로 보여준다. ‘긍정적으로 사고해라, 돈을 계산해라’ 등이 저자가 말하는 ‘돈을 끌어들이는 원칙’. 매 장마다 6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와 성공다짐 문구를 담았다. 반드시 날짜를 세면서 읽으라는 게 저자의 권고.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에너지와 환경최기련 외 지음/김영사/352쪽/1만4,900원‘오늘날 인류의 과제는 기술의 패러독스를 극복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기술발달이 환경오염을 유발시키지만 환경개선의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며 기술이 환경개선 쪽에 이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전제한다. 따라서 글로벌 이슈인 에너지ㆍ환경문제를 밝히는 한편 이를 둘러싸고 기업들이 취해야 할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모든 산업경쟁력의 기반은 환경산업의 기술력에 있다는 주장.3.3인치의 유혹, 담배코너 굿맨 지음/김현후 옮김/나무와숲/240쪽/6,800원새해마다 금연결심을 하는 사람. 그러나 늘 작심삼일인 사람. ‘내 얘기가 아닐까’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듯하다. 현직 기자가 쓴 이 책의 부제는 . 지적호기심을 바탕으로 ‘담배를 피우면 성기능이 저하된다’는 식의 담배 관련 통설을 모두 조사했다. 담배의 영향, 산업, 소송, 소문 등 시시콜콜한 내용을 모두 담은 일종의 ‘담배 백과사전’.금리ㆍ채권지식이 돈이다최기억 지음/거름/332쪽/1만2,000원금리의 인상과 인하는 왜 중요한 뉴스로 보도될까. 단순히 은행예금 이자 변동으로서의 의미만이 아니라 가정의 재테크 전략을 수정하고 정부의 경제정책을 조정하게 하는 것이 금리의 역할이기 때문. 특히 금리를 상품화한 채권이 대규모 자금의 운용대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금리와 채권에 대한 이해가 곧 경제를 읽도록 해주는 길잡이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1page 재무제표아라이 가이 외 지음/박준호 옮김/더난출판/180쪽/1만2,000원‘CEO를 꿈꾸는 직장인들, 주식투자에 성공하고 싶은 개미투자자들, 숫자를 두려워하는 직장인들…’. 이들이 공통적으로 해야 할 일은? 저자들은 무엇보다 재무제표 읽는 법을 익히라고 조언한다.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자신의 업무뿐만 아니라 회사의 시장가치 파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재무제표의 해석법을 그림, 표와 함께 담아 시각화한 것이 이 책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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