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의견이나 아이디어 적극 수용할 통로 있어야, 기여도에 따른 적절한 보상도 필수적
프로슈머 마케팅은 쉽게 말하면 고객을 활용한 판촉기법이다. 성공여부 역시 고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연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고, 고객의 관심도가 성패를 좌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성공할까. 프로슈머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사례를 통해 성공비결을 짚어본다.LG이숍국내 인터넷 쇼핑몰 시장의 선두주자인 LG이숍은 프로슈머 마케팅에서도 선구자적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첨병은 1만5,000명으로 구성된 고객평가단으로 이들은 풍부한 구매경험에서 나온 쇼핑노하우를 회사측에 제공하고, 회사는 이 가운데 좋은 것을 엄선해 사이트에 올린다.요즘에는 겨울철 생활필수품인 가습기에 대한 사용경험과 쇼핑방법 등이 많이 올라와 있다. 전력사용량, 위생도, 효율성 등이 자세하게 적혀 있어 소비자들에게 살아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채택된 의견이나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건당 1,000원씩의 적립금을 준다. 정영현 기획팀장은 “프로슈머 마케팅은 물건을 파는 것이 정보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좋은 정보는 자연스럽게 매출로 연결된다”고 강조한다.이 회사는 고객들에게 쇼핑몰 ‘For You’를 운영하는 기회도 준다. 지금도 60여명의 고객이 LG이숍상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쇼핑테마를 직접 기획하고, 물건을 직접 골라 파는 쇼핑몰이다. ‘전셋집을 위한 인터레어 전문매장’ ‘부모님 효도선물 매장’ 등이 대표적이며, 인기매장은 하루 방문객수가 3,000명을 넘는다고 한다. 운영자들은 실적에 따라 매달 최고 30만원의 적립금을 받는다.지난해 11월 창간한 프로슈머 마케팅 전문 웹진 역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톡톡히 한다. 격주간으로 발행해 회원들에게 e메일로 보내주는데 고객체험담, 구매노하우, 전문가가이드 등 쇼핑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골든듀1989년 첫선을 보인 주얼리브랜드업체인 골든듀는 그동안 체계적인 고객관리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전국 60여개 매장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정확한 시장조사, 합리적인 상품관리 등을 해왔다.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국내의 대표적인 주얼리업체로 성장한 것도 이런 점이 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그런 골든듀가 고객에게 한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11월 ‘골든듀 디자이너스클럽’을 만들어 본격적인 프로슈머 마케팅에 나선 것. 이 클럽은 일상에서 찾아낼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무한한 가능성을 개발하고 지원하기 위한 커뮤니티로 18세 이상 주얼리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남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디자인 공모전 등 일정한 절차를 거쳐 선정된 회원에게는 골든듀 디자인세미나에 참석해 작품을 출품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선정된 디자인에 대해서는 상금(100만원)과 함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아울러 주얼리 관련 최신정보도 나눈다.지난해 11월에는 디자인공모전을 열어 우수한 신인의 작품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연결시키고, 여기서 발굴된 신인에게는 디자이너스클럽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회사측의 파격적인 지원에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올해 들어서만 이미 200여건의 디자인 아이디어가 접수됐고, 문의전화도 많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BI팀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고객들을 위해 회사가 무엇을 더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태평양태평양의 프로슈머 마케팅은 아주 체계적이다. 세분화해서 팀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모니터팀, 품평단, 평가단 등을 상시적으로 두고 운영하고 있다. 모니터팀에서는 마케팅이나 광고 등에 대한 의견을 낸다. 다른 기업들도 많이 활용하는 방식이다.태평양의 본격적인 프로슈머 마케팅은 품평단과 평가단을 통해 이루어진다. 품평단은 화장품이 제품화되기 전 사용해 보고 그 느낌을 회사측에 그대로 전달한다. 일종의 사용소감을 들려주는 셈이다. 이 과정을 통해 제품의 장단점이 그대로 노출된다.평가단은 제품출시 직전에 효과와 안전도 등에 대해 조언해주는 그룹이다. 문제는 없는지, 또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등을 소비자 입장에서 꼼꼼하게 짚어준다. 회사 차원에서도 연구소를 통해 안정성 등을 체크하지만 직접 소비자들이 참여해 문제점을 최종적으로 체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태평양의 프로슈머 마케팅이 업계에서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점은 참여하는 소비자들의 수준이다. 적어도 화장품에 대해서는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화장품 관련 동호회 등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룬다. 프로슈머로 활동할 사람을 선정하는 과정도 독특하다.고객상담실 심현숙 팀장은 “회사에 직접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프로슈머로 활용하고 있다”며 “대부분 화장품 마니아들이라 회사가 모르는 점을 지적하는 경우도 적잖다”고 말했다.프로슈머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참여다. 회사와 고객이 어떻게 하나가 되느냐가 최우선과제다. 결국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있느냐가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는 셈이다. 이 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업체들이 앞을 다투어 보상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아울러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아이디어를 제품개발이나 생산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것도 프로슈머 마케팅 제도를 정착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INTERVIEW 정영현 LG이숍 기획팀장“상품 사라고 강요하면 오히려 안팔려”“써본 사람이 알려준다오.” LG이숍 광고의 헤드카피다. 프로슈머 마케팅을 광고에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정영현 기획팀장은 “프로슈머 마케팅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온라인을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는 점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가장 결정적인 성공비결을 꼽는다면.상품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데 포커스를 맞춘 것이 주효한 것으로 봅니다. 상품을 사라고 강요하기보다 소비자가 직접 만든 관련 정보를 충실하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상품이나 쇼핑 정보가 실제 구매로 연결되는지요.다른 어떤 방법보다 판촉에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특히 요즘은 소비자들의 의식수준이 높아 사전에 충분히 조사한 후 물건을 사는 경향이 강합니다. 만약 사전정보가 없으면 오히려 구매를 꺼릴 정도죠.프로슈머로 활동하는 사람들의 구성은 어떻게 됩니까.여성이 70% 정도 됩니다. 연령층은 대부분 20대와 30대로 대부분 아주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들이 소비자인 만큼 아주 꼼꼼하고 세밀한 쇼핑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효과가 큰 것으로 판단합니다.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전달되는 만큼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요.양질의 정보를 가리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보내는 의견이나 아이디어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검토한 다음 사이트에 올리는 방식으로 정보를 관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