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동북아 비즈니스 센터로 자리매김

무교동 일대가 핵심 역할 맡아 … 인구 유입 억제돼 환경과 삶의 질도 크게 나아질 듯

행정수도가 충청권으로 옮겨가면 서울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서울을 떠받쳐 온 한축이 빠져나가도 서울의 존재는 건재할까.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로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것은 아닐까.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장기계획을 바탕으로 행정수도 이전 후의 서울시 모습을 그려보자.지금의 계획대로라면 2015년을 전후해 서울은 일단 수도 기능을 잃는다. 경제수도로는 존재하겠지만 행정수도는 충청권에 넘겨주게 된다. 일단 서울의 상징인 청와대의 모습이 사라지게 되고 세종로의 정부종합청사도 빠져나간다. 강북지역에 흩어져 있는 문화부와 해양수산부 등 다른 정부부처도 뜬다. 여의도의 한 축을 이루는 국회의사당도 모습을 감추게 된다.부분적으로 서울 도심에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정부청사가 몰려 있는 세종로와 광화문 일대는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특정지역의 상권이 위축되는 것도 불가피해 보인다. 물론 이런 것들은 단기적으로 그칠 것이다. 종합청사 등에는 일반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의 입주가 예상된다. 정부가 이전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청사를 매각할 것이기 때문이다.경제수도로서의 서울은 일단 동북아 비즈니스의 중심지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 국제적 금융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전력을 쏟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심지 역할은 무교동 일대가 맡는다. 이미 국제금융센터가 입주해 있는데다 서울시가 장기계획으로 광교에서 청계천7가에 이르는 권역에 금융과 비즈니스 시설을 대거 입주시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시청 주변 젊은이 거리로 탈바꿈지난 50여년간 아스팔트 아래에서 잠자던 청계천에는 이미 맑은 시냇물이 흐른다. 행정수도 이전보다 10년 정도 앞선 2005년쯤에 청계천 복원공사가 마무리된다. 주변에는 국제금융기관과 다국적 기업이 대거 입주할 것이다. 서울시에서 이미 국제업무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다른 측면에서 서울은 역사와 자연이 숨쉬는 도시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을 중심으로 이미 준비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지금 서울에는 많은 역사적 유물이 남아있다. 역사의 향취가 물씬 묻어나는 고궁도 많다.그동안 취약했던 녹지는 앞으로 점점 늘어 2015년 전후해 지금보다 훨씬 더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동대문의 야구장과 축구장은 체육공원으로 바뀔 것이고, 서울의 주택가와 도로 역시 푸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숲과 공원만 푸른 것이 아니라 서울시민의 삶의 터전 전체가 푸른 도시로 거듭나는 것이다.서울 곳곳에 도심광장도 들어선다. 특히 시청 주변은 광장과 함께 젊은이의 거리로 탈바꿈돼 있다. 시청 앞뿐만 아니라 광화문 앞과 남대문 주변에 시민광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광화문에서 남대문에 이르는 길은 서울과 한국의 대표적 거리이자 보행자 코스로 각광받을 것이 확실하다.서울은 행정수도 자리를 내주는 대신 얻는 것이 많다. 특히 인구유입이 크게 억제돼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삶의 질도 나아진다. 아울러 국제적 도시로서의 면모 역시 더욱 확고하게 구축하게 된다. ‘수도 서울’이 아닌 ‘비즈니스 중심도시 서울’로서 우뚝 서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