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니카로 관심영역 확대

가수 이현우는 직접 만나도 대중매체를 통해 보이는 이미지 그대로인 사람이다. 따뜻하고 젠틀한 이미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태도가 한결같다. 다만 자유롭게 열려진 사고와 기대를 뛰어넘는 솔직함, 가슴속에 고이 품고 있는 로커의 열정 등이 그를 다시 보게 한다.그는 1991년 데뷔 곡 ‘꿈’으로 갑작스럽게 스타덤에 올랐다. 2집음반 발매 직전에 터진 ‘사건’으로 인해 몇 년간 공식적인 음악활동을 접어야 했던 시련기를 혹독하게 치른 후 1997년 ‘헤어진 다음날’로 소위 컴백에 성공하기까지 3~4년간의 이현우의 모습을 기억하는 대중은 거의 없다.날개가 꺾인 가운데서도 꾸준히 음반을 냈던 그 시간 이현우의 모습은 로커의 그것이었다. ‘문차일드’(Moon Child)라는 그룹을 결성해 본격 로커로서의 면모를 보였는데 당시 그가 불렀던 한대수 원곡의 리메이크 ‘행복의 나라로’의 호쾌함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의 로커로서의 면모는 라이브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했으며 그 열정은 요즘의 콘서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헤어진 다음날’은 이현우에게 양날의 칼날과도 같은 곡일지 모른다. 소위 ‘대중적 인기’를 되찾아주며 가수 이현우에게 활동을 재개할 힘을 확실히 불어넣어 준 소중한 곡임에는 분명하지만 다양한 음악실험을 원하는 아티스트 이현우에게 ‘발라드가수’라는 확실한 ‘낙인’을 새기는 계기도 되었기 때문이다.어느새 8집이 되는 이번 새 음반 는 ‘진통제’라는 의미다. ‘Painkiller’ 하면 70~80년대를 풍미했던 영국출신의 메탈밴드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의 음반이 떠오르지만 음악 분위기는 물론 180도 다르다.영화 로 인해 ‘국민적’ 인기를 누렸던 캐럴 키드의 ‘When I Dream’의 도입부를 삽입한 타이틀곡 ‘Stay’는 ‘헤어진 다음날’의 연장선에 놓인 곡이다. 외국곡을 샘플링해서 사용했다는 점에서 다소 신선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숨길 수는 없지만 세련된 편곡으로 진부함을 어느 정도 털어낸 듯하다.이번 음반의 분위기는 음반 전체의 인트로 격인 ‘I Need’ a Painkiller’에서 바로 감지된다. 일렉트로닉하면서도 펑키한 분위기. 워낙 펑키한 흑인음악 계열을 좋아하던 그가 관심영역을 일렉트로니카로 확장시킨 것이 대단히 놀라울 것은 없어 보인다.그룹 ‘프랙탈’과 함께 작업한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는 음반 곳곳에서 맛볼 수 있으며 특히 마지막 트랙 ‘Feel Your Pain’에서 절정을 이룬다. 로커 이현우의 면모는 ‘Mask’와 ‘슈-퍼 히어로’에서도 찾을 수 있다.이번 음반의 음악스타일에 대해 그는 ‘비빔밥’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보다 버터와 치즈가 가미된 ‘볶음밥’이 더 적절한 표현 같다.이 주의 문화행사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2월12(수)~23일(일)/평일 8시, 토요일 3ㆍ7시, 일요일 2ㆍ6시/LG아트센터/R석 6만원, S석 4만원, A석 2만원슬라바 폴루닌은 막스 밀러와 찰리 채플린, 마르셀 마루소 등의 광대예술 계보를 잇는 연출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만들어낸 연극 에는 행복한 웃음과 가슴 떨리는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광대에게 전해진 한 장의 러브레터는 한 송이, 두 송이 눈이 되어 광대의 머리 위로 내리고 마침내 거대한 눈보라로 휘몰아친다. 에든버러 페스티벌 비평가상, 러시아 골든마스크상, 런던의 로렌스 올리비에상 등 굵직한 연극상을 받은 작품. 세계 50여개국에서 공연돼 100만 관객에게 하얀 눈보라를 선사했다. (02-2005-0114)캣츠 = 1월29일~3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빅4’ 뮤지컬 중 하나. 인터내셔널 투어팀의 원어공연. (02-580-1300)앞산아 당겨라 오금아 밀어라 = 2월23일까지 아룽구지 극장. 제주도 4·3사건을 배경으로 그려낸 순박한 사람들의 삶. 극단 목화. 오태석 작·연출. (02-745-3967)재미있는 발레 = 2월5일부터 과천시민회관 소극장. 세 작품 주요장면을 보여주고 발레감상법을 설명해주는 공연. (02-3442-2637)조혜정 전 = 2월18일까지 일주아트 하우스. ‘성 권력의 문화적 각본들’이란 제목으로 꾸미는 전시. 다양한 여성들의 인터뷰가 담긴 비디오아트전. (02-2002-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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