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외식 및 캐릭터사업 눈여겨 볼만… 유행아이템 맹신은 금물
한ㆍ일 양국간의 문화교류가 다양하게 이뤄지면서 일본의 유행이 실시간으로 국내에 전달되고 시장을 선도하는 예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고 있다. 이에 따라 소자본 창업을 구상하는 예비창업자들 중에는 일본에서 유행하는 독특한 사업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일본에 직접 다녀오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그러나 일본에서 유행하는 신종 사업아이템은 무조건 ‘대박’이라는 맹신은 금물이다. 오히려 평범한 점포라 할지라도 어떻게 운영을 하고 있는지, 차별점이 무엇인지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배우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일본을 잘아는 전문가나 창업을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벤치마킹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점들은 외식사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가 참고할 만한 일본 음식점의 특징이다.첫째, 대부분의 식당출입문은 자동문으로 돼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반자동문이다. 감지기에 의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형태가 아니고 고객이 출입문에 부착된 감지기 부분을 건드려야만 열리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점포 안으로 들어갈 의도가 분명한 상황에서만 자동문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자동문을 설치하는 식당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반자동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불필요하게 문이 열리고 닫히면서 발생하는 낭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잦은 오작동으로 인한 고장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둘째, 점포 전면에 취급하는 메뉴가 먹음직스럽게 진열(Exterior)이 돼 있고, 가격도 친절하게 표시돼 있다.우리나라에도 일부 고급 레스토랑이나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 등에서 간혹 볼 수는 있는데, 이러한 진열은 잠재고객에게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의사결정(그 식당에 들어갈 것인가, 그리고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 여부)을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 적절한 정보의 전달은 대고객서비스의 출발점이자, 고객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끌어 모으는 원동력이다.셋째, 공간 및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음식점의 입구에는 식권 자동판매기가 설치돼 있다. 또한 좌우로 길게 늘어진 타원형 ‘바’(Bar) 형태의 테이블이 있고, 그 테이블 가운데에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는 종업원 전용통로가 만들어져 있다.그 통로는 주방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종업원의 동선은 매우 일정하다. 서빙을 하다 말고 돈을 받으러 카운터로 달려갈 필요도 없고, 식사 중인 손님 사이로 쟁반을 들고 오갈 필요도 없다.넷째, 일본의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의 양은 포만감을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간신히 허기를 잊을 정도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음식물 찌꺼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일본 열도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과연 얼마나 나올까? 설거지하기 참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음식문화에 관한 한 일본의 문화가 훨씬 실속은 있어 보인다.물론 모자라 보이거나 음식을 담은 그릇의 바닥이 보인다 싶으면 냉큼 한 그릇을 다시 채워주는 우리나라 전통의 음식문화를 감안했을 때 이러한 일본의 음식문화를 그대로 따를 수는 없지만 점포의 입지나 타깃 고객의 성향에 따라서는 음식의 양을 적절히 조절해 보는 경영 전략도 도입해볼 만하다.일본 캐릭터산업 한국과 토양이 달라도쿄의 먹거리 문화가 고객의 편의성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공간의 효율성이 어우러져 있다면 각종 캐릭터 등을 판매하는 점포는 고객을 눈길과 발길을 끌어들이는 강렬한 흡인력을 갖추고 있다. 무엇이건 이슈가 될 만한 것들은 죄다 캐릭터 상품화되는 곳이 일본이다.수많은 만화 캐릭터들이 만화책은 물론 인형으로 만들어지고 주인공의 의상이 상품화되고 또한 주인공의 의상을 입고 축제를 벌이는 곳, 가히 캐릭터의 천국이라 칭할 만하다. 도쿄 신주쿠에서 목격한 이색 매장 ‘그란파파’는 완구 및 유아용품 전문점이다.신주쿠의 에르타워라고 하는 곳에 위치한 10평 남짓한 매장 내에는 다양한 종류의 유아용 인형과 캐릭터, 장난감 등을 진열, 판매하고 있다.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까지도 눈길을 끌 만한 요소를 몇 가지 꼽아본다.첫째, 아기자기하고 수천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상품구성을 들 수 있다. 아이들이 직접 고를 수도 있지만 부모가 아이들에게 사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나는 상품들이다.둘째, 상품의 디스플레이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마차 모양의 매대 또한 독특했다.셋째, 일본에서 들렀던 매장들의 종업원에게서 발견한 공통적인 현상인데, 종업원은 거스름돈을 줄 때 우리나라와 달리 지폐에 동전을 얹어주지 않는다. 먼저 지폐를 주고 고객이 확인을 하고 지갑에 넣은 다음 동전을 거슬러 주기 때문에 동전과 지폐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동전이 떨어질 우려가 없고 또한 한꺼번에 집어넣지 않아도 된다.그리고 또 한 가지! ‘Always Santa!’이 매장에서 내 걸고 있는 마케팅 문구다. 아이들 선물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와도 좋다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와 닿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신주쿠역의 남쪽 타임스퀘어 빌딩 내에 위치한 ‘도큐핸즈’는 대규모 생활용품 전문점으로서 잃어버린 손의 감각을 되찾자는 의미, 즉 점점 무언가를 손으로 만드는 데 인색해지는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다시금 손의 역할을 찾아주자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총 7층 규모인데 각 층별로 제각각 다른 주제의 상품이 구비돼 있다.위의 사진은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가지고 놀 수 있는 ‘만들기’ 완구는 두뇌발달이라는 교육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종이공예품’이라고 나름대로 명명한 것들은 완성된 형태이고 이러한 완성품을 만드는 재료가 판매된다. 이렇게 단순한 동물모형뿐만 아니라 대형 항공모함이나 일본 전통가옥 만들기 등 상품은 난이도에 따라 다양했다.철도 캐릭터 전문점도 상당히 이채롭다. 이 매장에는 기차 및 철도와 관련된 모든 것을 캐릭터 상품화돼 있다. 완구매장에서 볼 수 있는 단순히 기차놀이 장난감 수준이 아니라 일본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기차와 철로, 역의 특색까지도 형상화된 모형이다.전철 차량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니아층에서는 차량은 물론 철로까지 수집을 해서 임의로 철길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이렇게 만들다 보면 특정 역 주변 시가지의 미니어처가 만들어질 정도다. 철도 캐릭터 마니아를 위한 잡지도 수십종류가 있다.이처럼 일본의 캐릭터산업이 발달한 배경을 생각해 보면 섬나라 국민의 특성상 자신의 영역을 좌우로 넓히는 것을 자제하는 대신 해당영역에 대해 깊게 빠져 듦으로써 다양한 분야의 마니아층이 형성된다.이들에 의해 사물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이 시도됨으로써 캐릭터 시장의 토대가 마련되고, 동시에 캐릭터 마니아들의 저변 또한 확대돼 온 것이다. 결국 한국과 일본의 캐릭터산업은 문화적인 토양이 다르다.마지막으로 일본의 것을 겉만 가지고 오는 것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인테리어와 시설, 취급상품 등을 무작정 따라하기보다 왜 그런 방식으로 인테리어를 했는지, 어떤 배경에서 그러한 메뉴들이 개발되고 상품화되었는지를 고민해 보는 것이 사업을 준비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예비창업자들이 벤치마킹을 할 때, 그 대상이 일본이건 한국이건 벤치마킹 대상의 ‘사고방식’을 간파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