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연 시장규모는 연 1,200억원. 이중 뮤지컬만 연 400억~500억원, 관객 30만~40만명 규모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IMF 위기 전까지 (West Side Story) 등 작품이 히트할 당시의 시장규모는 연 300억~400억원으로 분석됐다.IMF 외환위기를 맞으며 한풀 꺾였던 뮤지컬 시장은 지난해 을 기점으로 부활했다. 뮤지컬에서 이른바 ‘돈이 된다’는 희망을 되찾은 것이다.뮤지컬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벤처캐피털은 산은캐피탈와 엔플렉스 등이다. 코리아픽쳐스 등의 투자사도 등 뮤지컬에 투자해 평균 30~40%의 수익을 올렸다. 최근에는 맥스무비 등 티켓판매사도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뮤지컬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뮤지컬을 산업으로 고도화시키려는 노력도 각계에서 일고 있다.SJ엔터테인먼트는 장기공연을 위한 뮤지컬 전용극장을 오는 6월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또 프로덕션의 질적 향상을 추구하기 위해 지난 1월 전문제작사인 신시뮤지컬컴퍼니와 업무제휴협정을 체결했다.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는 “SJ엔터테인먼트와 뮤지컬 공동제작과 공동마케팅, 투자유치업무, 인적자원 상호교류가 업무제휴협정의 주요내용”이라며 “지속적인 공동제작과 투자를 진행해 뮤지컬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한편 SJ엔터테인먼트는 뮤지컬 전문배우 양성을 위해 호서대학교 벤처대학원 뮤지컬학과와 산학협동 업무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박상현 호서대 뮤지컬학과장은 “연기와 성악, 무용을 다각도로 배우며 뮤지컬배우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학업에 그치지 않고 무대로 이어지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뮤지컬산업 성숙시키려는 노력뮤지컬제작사도 자체 마케팅력을 키우고 있다. 2002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5개상을 수상한 창작뮤지컬 의 제작사 인터씨아이는 ‘체험 마케팅’을 도입했다.2001년 8월 토월극장에 작품을 올렸을 당시 ‘산소 마케팅’을 선보인 것. 공연이 진행되는 2시간 동안 산소를 내뿜으며 관객이 산소호흡을 체험하게 했던 것. 마케팅 컨셉에 맞게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O2제닉’과 (주)옥시테크의 협찬을 받았다.극중 PPL도 무대장치에 그치지 않고 배우가 대사 속에서 특정 브랜드를 언급한다. 오는 2월9일까지 공연되는 에서는 배우가 “아침저녁 하루 두 번 이롬생식을 먹는다”고 말하며 청각 PPL을 진행했다.윤지영 인터씨아이 마케팅실장은 “2001년 초연 당시에도 이미 웅진식품의 음료브랜드 ‘초록매실’을 극중 PPL로 사용했다”며 “그당시 3,000만~4,000만원이던 PPL 비용이 현재 1억5,000만원까지 뛰어올랐다”며 강화된 제작사의 마케팅력을 강조했다.수출 움직임 또한 활발하다. 제작사 에이콤에서 만든 뮤지컬 로 대표되는 한국뮤지컬의 수출은 창작뮤지컬에만 그치지 않는다. 독일 원작을 국내 소극장 버전으로 바꾼 은 지난해 말로 1,500회 공연, 37만여명 관객동원을 기록하며 9년째 순항 중이다.그 과정에서 베를린과 베이징, 도쿄 등에 역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과 세계 3대 프로덕션 영국 RSO가 주최해 오는 4월 공연될 도 국내 공연 후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제작 및 연출을 맡은 윤석화 객석 대표는 “작품의 라이선스 계약을 이뤄낸 동시에 아시아판권까지 획득해 한국의 를 아시아지역으로 역수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며 “중국과 일본에서의 공연도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수입·라이선스 발판, 창작뮤지컬 도약해야현재 국내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국내 순수 ‘창작뮤지컬’과 판권을 사온 해외극을 한국어로 번안한 ‘라이선스뮤지컬’, 배우와 제작진을 모두 수입한 ‘해외수입 뮤지컬’이 바로 그것.아직까지 국내 창작뮤지컬의 경우 마케팅과 홍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김병석 문화콘텐츠진흥원 음악팀장은 “라이선스와 해외수입 뮤지컬로 관객과 시장성을 창출한 후 확보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우수한 창작뮤지컬을 제작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김팀장은 또 “영화와 비교해볼 때 뮤지컬은 ‘대박’ 영화처럼 천문학적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장르는 아니지만 40~ 50%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며 “회수기간도 영화에 비해 짧고 티켓박스오피스로 회수금도 계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INTERVIEW / 임영근 쇼이스트 이사‘오페라의 유령’ 등 대박뮤지컬 투자가뮤지컬 등 공연에 투자해 손익분기점을 못넘긴 적이 한 번도 없는 임영근 쇼이스트 이사(35·사진). 임이사는 MBC PD를 거쳐 미래에셋의 캐피탈팀장으로 일했다. 그후 코리아픽쳐스의 공연팀장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으로 뮤지컬 과 등 14편의 공연에 투자해 왔다.투자금의 두 배를 수익으로 거두기도 했으며, 평균 30~40%의 수익을 남긴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바즈 루어만 감독의 뮤지컬 에 16억원 가량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임이사가 현재 몸담고 있는 쇼이스트는 공연과 영화 전문 투자회사로 올해 1월 설립됐다.전직 방송국 PD와 유명 뮤지컬배우 최정원씨의 남편이라는 환경도 제작업계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쇼이스트 설립 후 처음 투자한 뮤지컬 의 제작비용은 16억원. 이중 쇼이스트는 10억원, 주최사인 (대표 윤석화)은 6억원을 투자했다.투자사와 함께 제작사도 일정부분 투자하는 방식을 도입한것. 그는 단순흥행 목적으로 한 수입 뮤지컬에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영화 와 한국 민간설화 를 창작 뮤지컬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공연계의 뮤추얼펀드를 만들 생각입니다. 소액주주가 주식에 투자하는 대신 공연에 투자한 후 수익을 배분받는 방식을 정립해나갈 겁니다.”INTERVIEW / 김희철 SJ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이사뮤지컬계 숙원사업 전용극장 확보 예정김희철 SJ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41·사진)은 삼성영상사업단 출신이다. 삼성시절부터 등 뮤지컬 사업에 참여하며 공연 비즈니스맨으로 이름이 나있다.2001년 말 설립돼 문화예술사업을 펼치고 있는 SJ엔터테인먼트에서는 오디뮤지컬컴퍼니와 뮤지컬 를 공동제작했다. 한편 등의 뮤지컬 작품에는 자금투자를 해 왔다. 김이사는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을 뮤지컬계의 숙원사업으로 꼽았다.“뮤지컬 사업에서는 콘텐츠 완성도를 높이는 것 못지않게 공연장 확보가 중요합니다. 정동에 위치한 스타식스 소유의 팝콘하우스를 5억원을 들여 1,2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공동 개조하기로 합의했습니다.”현재 뮤지컬 공연의 수요는 많은 반면, 공연장은 충분하지 않은 실정. 공연장측은 형평성을 고려해 뮤지컬별로 날짜를 배분해 장기공연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IT거품이 빠진 후 벤처회사에 투자됐던 자금이 영화계로, 최근에는 영화계에서 공연계로 옮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영화는 제작비가 상승한 만큼 흥행실패 리스크가 더 커졌습니다. 투기성격이 강해진 것입니다. 시나리오만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영화와 달리 공연은 리스크가 낮은 장르입니다. 만들어진 실체를 보며 사전에 흥행 여부를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