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그마 등 경영혁신활동 등으로 생산성 향상...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계획
“‘무적해병’처럼 똘똘 뭉쳐 2003년을 출발점으로 삼아 ‘1등 LG’를 향해 전진할 겁니다.” 구자홍 LG전자 회장(57)은 ‘해병대 정신’을 강조할 만큼 ‘1등 LG’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LG전자의 도약 역시 구회장의 ‘디지털 경영’이 비로소 결실을 거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구회장은 지난 99년 ‘디지털 경영’을 처음으로 도입한 이후 ‘펀 경영’, ‘노경관계’라는 새로운 경영키워드를 잇달아 제시하며 LG전자가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회장은 과연 ‘1등 LG’를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LG전자가 2002년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올린 비결은 무엇입니까.임직원들이 혼연일치가 돼 잘해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는 당사가 99년부터 추진해 온 디지털경영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한 해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우리가 승부처로 생각하는 R&D, 마케팅, 디자인 등에 핵심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아울러 철저한 시나리오 경영을 기반으로 한 덕택에 각 사업부문별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휴대전화 단말기 매출이 3조5,240억원으로 지난 2001년 대비 46%가 성장하는 등 비약적 발전을 이룩한 것이 크게 기여했다고 봅니다.LG전자의 강점은 무엇인가요.네 가지 정도 들 수 있습니다. 먼저 선진적인 노경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노조 없이도 회사가 운영이 될 수 있겠지만, 노동자와 경영자가 각자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상호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다음으로 성과주의 조직 체계와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장점 중의 하나입니다. LG전자는 그동안 디지털시대에 대비, 자율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앞서 개발해 왔고 성과주의에 입각한 보상체계와 조직체계를 확립해 꾸준히 우수인재를 유치하고 육성해 왔습니다. LG전자가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자랑할 만합니다.현재 해외에 75개 이상의 법인을 두고 150개 이상의 국가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데, 마케팅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시스템도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마지막으로 90년대 초부터 추진해 온 혁신 프로그램인 ‘Super A’(A보다 한 단계 더 도약) 활동과 96년부터 도입한 6시그마 활동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생산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혁신활동을 통해 어떤 효과를 거뒀습니까.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사에 걸쳐 대대적인 6시그마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본사에 혁신운동을 총괄하는 ‘경영혁신팀’을 두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6시그마는 ‘전세계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최고수준의 품질’을 목표로 합니다.6시그마와 함께 LG전자 고유의 글로벌 품질보증 시스템인 ’Q plus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러한 혁신활동의 결과가 좋아 제품품질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앞으로 LG전자는 6시그마와 ‘Q plus 활동’을 통해 단순히 제품의 불량개선이 아닌 글로벌경쟁력이 필요한 디자인, 설계, 부품, 생산 등 전 부문에서 품질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확보하는 ‘품질경영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펀(FUN) 경영’을 실시하고 있는데요.동일한 사업을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일류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경영성과에서 큰 차이가 나기 마련입니다. 저는 ‘1등 LG’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그래서 내놓은 것이 ‘펀 경영’입니다. ‘펀 경영’은 ‘1등답게’와 ‘재미있게’를 근간으로 합니다. ‘1등답게’는 구성원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 1등다운 면모를 갖추자는 것입니다.즉 최고수준의 목표를 세우고 도전적인 자세와 스마트한 방식으로 이를 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재미있게’는 모든 구성원이 생각하고 일하는 과정에서 흥미와 재미를 갖고 혁신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이를 통해 성취감은 물론이고 자기성장의 기회를 갖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당연히 생산성은 올라가는 것입니다.‘1등 인재’는 어떻게 육성하실 계획인가요.‘변화를 주도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을 디지털시대의 참다운 ‘인재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인재상은 채용에서 배치에 이르는 인사의 전 과정에서 관철되고 있습니다.또한 연봉제 등 성과 중심의 평가ㆍ보상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함으로써 구성원들이 높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도록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할 것입니다. 재차 강조하지만 1등 기업의 핵심은 ‘사람’입니다.다시 말해 탁월한 실력과 역량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LG가 지향하는 조직문화나 가치관에 부합하는 1등 인재가 바로 1등 LG의 핵심입니다. 이런 1등 인재를 찾고 키우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입니다.글로벌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그렇지 않습니다. LG전자는 현재 전세계 80여개 법인(생산ㆍ판매)에 5만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요. 에어컨, 전자레인지, 광스토리지 등 1등 제품은 물론 2, 3등 제품이 수두룩합니다. 오히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LG전자가 진정한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입니까.우선 주력인 가전 분야의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과 홈네트워크화 등 차세대로의 성공적 이행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도모해야 합니다. 아울러 핵심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통해 디지털TV, 차세대 정보통신 분야에서 확고한 프로덕트 리더십을 확보하고, 중국 인도 등의 성장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해야 합니다.또 중기적으로는 디지털 네트워크 사업 환경에 적극 대응해 사업기회를 선점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리더십을 갖기 위해 미래 성장엔진의 지속적인 발굴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원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갈 작정입니다.LG전자의 도약과 관련, 구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보는 이들이 많은데요.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준 결과입니다. 우리는 지난 99년 7월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디지털경영’을 선포한 바 있습니다.디지털시대는 한국전자산업이 세계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이를 잘 살려 나가기 위해 기업도 디지털환경에 어울리는 역량과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LG전자는 남보다 좀더 빨리 시작한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LG전자의 5년 후, 1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보신다면.이제까지의 성과는 우리가 진정한 글로벌 리딩컴퍼니로 나아갈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일단 목표는 2010년을 기준으로 ‘글로벌 톱3’에 드는 것입니다. 이미 세계 1위를 달성한 사업도 적지 않습니다만, LG전자 전체가 세계 3위권 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