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현장에서 지원합니다”

지난 2월11일 기업은행이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독립적인 ‘컨설팅센터’를 출범시켜 눈길을 끌었다. 물론 우리은행을 비롯해 몇몇 은행도 서비스 차원에서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독립 센터를 만들어 중소기업 지원을 제대로 해 보겠다고 나선 것은 기업은행이 처음이다.‘컨설팅센터’ 설립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정신없이 지냈던 센터장인 이동주 부장(46). 오픈하면 한숨 돌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바빠져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인 것 같다”며 말문을 연다. 센터가 문을 열면서 전화와 e메일을 통한 문의가 이어졌고, 지금까지 10여개 기업이 경영 컨설팅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센터설립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기업은행의 수장인 김종창 은행장. 김행장은 준비팀에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라는 특명을 내렸다. 이부장의 진두지휘 아래 준비팀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직접 중소기업을 방문해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면 좋겠냐”며 일일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세세한 부문까지도 전문컨설팅사의 조언을 구해 결정했다.예를 들면 효과적인 컨설팅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일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에 경영 컨설팅 비용의 3분의 1 정도는 받는 것으로 정했다. 나머지 금융, 중국데스크, 창업 등의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되고 기업은행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에도 문을 활짝 열었다. 또한 전문컨설팅기관에 비해 질적으로 뒤지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휴기관 선정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이부장은 행내에서 중소기업 관련 제도와 노하우를 훤히 꿰뚫고 있는 ‘여신 기획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컨설팅센터장으로 발탁된 것도 당연한 인사라는 게 주위의 반응이다.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하면서 시작한 20여년간의 행원생활 가운데 절반 이상을 여신기획부에서 중소기업 지원정책 업무를 보았다. “12년 동안 줄곧 중소기업금융만 담당하다 보니 자연스레 중소기업과 관련해서 폭넓게 아는 사람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라며 주위의 평가에 대해 쑥스러워한다.야윈 외모 때문인지 첫인상은 다소 차가워 보이지만 실제 이부장은 부하직원들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상사다. 야근을 하더라도 부하직원들의 퇴근시간이 너무 늦지 않도록 본인은 가능하면 오후 10시 전에는 퇴근을 하려고 애쓴다.윗사람이 너무 늦게까지 있으면 아랫사람의 퇴근시간은 더 늦어진다는 생각에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고 해요. 실수에 대해서도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서 가능한 한 이해하려고 하죠”라고 말하는 이부장의 모습에 ‘고객감동 컨설팅서비스’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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