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같은 외로움 재즈로 달래준다

잔잔한 분위기에 색소폰 선율이 흐르고 테이블에는 와인 한 잔이 놓여 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은발의 노신사부터 최신유행 차림을 한 20대, 푸른눈의 이방인까지 모두 재즈라는 하나의 끈으로 연결돼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원스인어블루문(Once In A Blue Moon)은 지난 98년 재즈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서울 강남에 문을 연 ‘정통 재즈클럽’이다. 음반을 통해 듣는 음악이 아닌 재즈뮤지션들과 직접 호흡하는 ‘라이브 재즈’를 고집해 국내 재즈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이뿐만 아니라 150여 종에 이르는 와인, 재즈뮤지션들의 이름을 딴 각종 칵테일, 정통 양식, 다국적 퓨전요리 등으로 재즈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매력이 있다.특히 영화 , SBS 드라마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장소로 등장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원스인어블루문의 유은정 실장은 “전문직 종사자들이나 외국계 회사 직원들, 주한대사관 직원들이 주로 찾는다”며 “종업원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단골고객이 많은 편”이라고 밝혔다.라이브공연은 매일 오후 7시부터 펼쳐진다. 정통재즈를 중심으로 스윙, 비밥, 퓨전 등 다양한 장르의 재즈를 선사한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다른 국내 정상의 재즈뮤지션들이 라이브무대를 열 정도.특히 아시아 재즈 올스타 멤버로 뽑힌 색소포니스트 이정식이나 신세대 재즈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용수 등 화려한 연주진을 갖추고 있다. KBS 관현악단장인 정성조도 이 대열에 섰던 뮤지션 중 하나. 뮤지션들의 실력과 분위기, 곡의 해석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즉흥연주를 들을 수 있다.이런 수준 높은 재즈 연주로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다. 얼마전에는 서울시가 외국인을 상대로 조사, 선정한 ‘서울시내 관광명소 30선’에 포함되는 기쁨을 누렸다. 유실장은 “외국의 세계적 뮤지션들도 우리나라를 찾을 때는 공연을 마치고 꼭 이곳에 들를 정도”라며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 있을 당시 한 달에 두세 번씩 찾았다”고 귀띔했다.원스인어블루문이 내세우는 또 한 가지 장점은 음향 시스템. 라이브공연을 효과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1층부터 3층까지 터놓았다. 여기에 조명, 음향, 영상, 오디오 시설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어디서나 재즈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바로 곁에서 연주를 하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소리가 울리지 않으면서도 상승감을 타도록 설계된 이러한 시스템 덕이다.총 150석의 3층 건물로 1층에는 생동감 넘치는 라이브공연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고 2층에서는 공연을 보고 들으며 담소를 나눌 수 있다. 3층에는 비즈니스 공간을 마련해 소모임 행사에 적합하다. 도시의 깊은 밤 빌딩 숲 사이에 걸린 초승달 같은 외로움을 원스인어블루문은 재즈로 이야기한다.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연중무휴. (02-549-5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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